"나 소녀가장이야, 돈 벌어야 해"
"언니, 인기 그거 식혜 위 밥풀이야"
"나도 아직 연기가 어렵다"
"언니, 인기 그거 식혜 위 밥풀이야"
"나도 아직 연기가 어렵다"

윤여정은 1966년 TBC 공채탤런트 3기로 데뷔, 드라마 '장희빈'과 영화 '화녀'로 굵직한 역할들을 맡으며 주목 받았다. 1973년 가수 조영남과 결혼하며 미국으로 떠난 뒤 한동안 가정 생활과 출산, 육아에 집중했다. 그가 다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건 이혼 후인 1985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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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이혼한 여성에 대한 편견이 있었던 때였기에 아무도 윤여정을 캐스팅하지 않았다고. 그러나 윤여정은 "내 아이 둘을 키워야 한다"며 조연, 단역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대로 연기했다. 배우 강부자는 당시 윤여정이 "언니, 나 소녀가장이야. 돈 벌어야 해"라고 했다고 전했다.
주연급 배우였던 윤여정은 그렇게 작은 역할도 마다하지 않고 연기를 이어갔고, 자신의 진가를 알고 있던 김수현 작가의 작품에 잇따라 출연하며 다시 한번 연기를 꽃피웠다. '사랑과 야망'부터 '사랑이 뭐길래', '모래성', '목욕탕집 남자들' 등에서 지적이고, 자기 주도적이며 주관이 뚜렷한 역할을 맡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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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생계형 여배우'로 걸어왔던 윤여정은 칠순이 넘은 나이가 되어서야 반짝반짝 빛났다. 강부자는 윤여정과 통화했다며 "'언니 너무 인터뷰가 많아서 정신없어' 하더라. 그래서 '그렇겠지, 그래야지. 온통 배우 윤여정 뉴스로 휩싸였다'고 했다"라며 "그랬더니 '언니, 그거 식혜 위 밥풀이야 하더라. 식혜 위 동동 뜬 밥풀이라고 하더라. 인기는 하루 아침에 없어지는 거야' 하더라"고 말했다.
배우 김영옥도 윤여정의 수상을 기뻐하며 "잔잔한 물결이 인다고 할까. 윤여정에게 '여정아 이제 내가 못하는 거 네가 다 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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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아직 연기가 어려워."
김고은 역시 "윤여정 선생님의 수상에 환호를 질렀다. 내 가족의 일처럼 기뻤다"라며 "배우 윤여정은 이런 결과를 예상하고 '미나리'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번 해보지 뭐' 생각하고 선택한 것이다. 그렇게 용감하게 선택한 영화들을 봤을 때 가장 큰 영감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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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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