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알려주는 흥미진진한 가요계 이야기. 모두가 한 번쯤은 궁금했던, 그러나 스치듯 지나갔던 그 호기심을 해결해드립니다.
'그대여 내게 말해줘 사랑한다고 Rollin' Rollin' Rollin' Rollin'/ 하루가 멀다 하고 Rolling in the deep' 2021년의 봄 가요계. '벚꽃엔딩' '꽃송이가' 등 연금송으로 무장한 버스커버스커가 9년만에 시즌송의 왕좌에서 내려왔다. 올 봄의 주인공은 브레이브걸스의 '롤린'. 1위를 했던 노래가 차트에 재진입하거나 비교적 최신곡이 입소문을 타고 소소하게 흥하다 역주행에 성공한 경우는 있었지만, 4년 전 발매된 노래가 역주행으로 1위를 한 건 처음. '롤린'은 역주행과 동시에 전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고 멜론 월간 차트 왕좌까지 차지했다. '롤린'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2021년, 이런 명곡이 왜 그땐 뜨지 못했을까.

당시 브레이브걸스는 지금처럼 귀엽고 털털하지 않았다. '아찔함'과 '섹시함'을 내세웠고 의상과 퍼포먼스 모두 야했다. '롤린'은 발매 전 가사 중 일부가 비속어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KBS 심의 부적격 판정을 받았고, 뮤직비디오의 1차 티저는 노출 수위와 선정성 등을 이유로 청소년관람불가, 19금 판정을 받았다. 뮤직비디오 역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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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는 한 시대의 사람들이 들으면서 좋다고 느끼는 경계선이 있다. 이 선에 가까울수록 트렌디한 느낌을 주고 이로 인해 검색과 반복 재생이 이뤄진다. 하지만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은 이 선에 닿지 못했다. 대중의 눈과 귀는 발전하고 있는데 콘셉트는 역행했으니 환영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 '롤린'은 뜻밖의 장소와 뜻밖의 시기에 터졌다. 위문공연을 다녔던 브레이브걸스의 모습이 화제가 되기 시작한 것. 3월 24일 한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브레이브걸스 롤린 댓글모음' 영상에는 국군방송 ‘위문열차’에서 ‘롤린’을 부르는 브레이브걸스와 열광하는 군인들의 모습이 담겼다. 원초적으로 열광하는 군인들과 그들의 리액션에 진심으로 행복해하는 브레이브걸스의 '찐웃음'에 대중들이 넘어갔다.
![[우빈의 리듬파워] 브레이브걸스, 야해서 못 떴던 '롤린'](https://img.tenasia.co.kr/photo/202104/BF.26193536.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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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문공연의 향수는 영상을 찾아보게 만들었고, 조회수가 올라감에 따라 알고리즘이 반응했다. '롤린'을 알았던 사람도 들어와 함께 즐겼고 몰랐던 사람들은 모두가 재밌고 좋다고 하니 한 번씩 봤다가 자연스럽게 입덕하게 됐다. 위문공연 속 멤버들의 밝은 에너지는 4년 후인 현재에도 여전했고, 음악방송과 여러 예능에서 활기차게 내뿜었다.
'롤린'은 떴고 브레이브걸스는 확실한 대세가 됐다. 그러나 '롤린'으로 활동을 끝낼 게 아니기 때문에 풀어야할 숙제가 남아있다. 이슈를 잘 끌고 갈 것, 노래와 콘셉트의 일치를 이룰 것. 이 숙제를 잘 풀어낸다면 벚꽃연금 장범준의 '벛꽃엔딩'이나 장마연금으로 불리는 헤이즈 '비도 오고 그래서'처럼 여름을 알리는 시즌송으로 매해 차트를 찾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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