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韓 배우 최초로 오스카 여우조연상 수상
이후 조영남 일부 매체에 '축하 인사' 전해 논란
"최소한의 눈치라도 있어야 하는데" 후배 가수 저격
이후 조영남 일부 매체에 '축하 인사' 전해 논란
"최소한의 눈치라도 있어야 하는데" 후배 가수 저격
배우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한국 영화계의 새 역사를 썼다며 업계는 들썩였고, 꾸밈 없이도 기품이 넘쳐 흐르는 그의 발언 하나 하나는 전 세계인들을 놀라게 했다.
그런데 돌연 34년 전 이혼한 남편 조영남이 축하 인사를 전했다. 윤여정이 자신에게 복수를 했다느니, 다른 남자를 사귀지 않아 고맙다느니 철저히 '자기 위주'였다. 참으로 불필요하고 반갑지 않은 인사가 아닐 수 없다. 껴야 할 때가 있고, 빠져야 할 때가 있으련만 황당하기만 한 무례함이다.
윤여정은 지난 26일(한국시간)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55년간 이어온 연기 인생, 꾸준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온 윤여정은 74세에 최전성기를 맞으며 후배 연기자들은 물론 한국 사회 전체에 좋은 귀감이 됐다. 김혜수, 전도연, 이병헌 등 후배들의 축하 인사가 쏟아졌다. 문재인 대통령 또한 "끊임없는 열정으로 다른 문화 속에서 살아온 분들에게까지 공감을 준 연기 인생에 경의를 표한다"고 축하했다.
수상 사실 자체만으로도 큰 감동을 안겼지만, 윤여정의 위트와 센스가 가미된 수상 소감 및 인터뷰는 더욱 화제가 됐다. 수상자로 호명된 그는 무대에 올라 '미나리'의 제작자인 브래드 피트를 향해 "우리가 영화를 찍을 때는 어디에 있었느냐"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수상 소감 초반,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윤여정만의 꾸밈없고 솔직한 화법은 금세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윤여정의 감사 인사에는 배려가 깃들어져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는 영화 '미나리' 팀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면서 정이삭 감독을 "나의 캡틴"이라 칭하며 존중의 마음을 드러냈다. 또 함께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들을 향해서도 "후보에 오른 5명은 모두 다른 영화에서 다른 역할을 해냈다. 우리 모두 승자"라고 전했다. 자신에게 표를 던져준 사람들과 두 아들, 그리고 데뷔작을 연출해준 김기영 감독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수상 사실만큼이나 연일 주목을 받은 건 윤여정의 입에서 흘러 나오는 품격이었다. 존중과 배려, 겸손이 묻어있었다. '최고의 순간을 보내고 있다'는 취재진의 물음에도 "최고의 순간은 없을 것이다. 나는 최고, 그런 거 싫다. 경쟁 싫어한다. 1등 되는 것 하지 말고 '최중(最中)'이 되면 안 되느냐. 같이 살면 안 되나"라고 답한 그였다.
그런데 이 경사스러운 날, 윤여정의 전 남편인 조영남이 소환됐다. 국내 매체들을 통해 윤여정의 수상과 관련해 축하 인사를 건넨 것.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과 34년 전에 이혼한 조영남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럼에도 조영남은 입을 열었고, 대중의 관심은 그에게로 분산됐다. 내용은 더 가관이다. 조영남은 한 매체를 통해 "기쁘다는 것 외에는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면서도 "그 여자가 바람 피운 남자에 대한 통쾌한 복수를 한 것 같다"고 했다. 또 "그 친구가 지금 잘 나가고 있는데 내가 군더더기 이야기할 필요 없다"면서도 "다른 남자 안 사귄 것에 대해 한없이 고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야기 할 필요가 없다면 하지 않았으면 됐을 테지만, 그는 결국 하고 싶은 말을 다 전했다. 오랜 시간 배우로서의 삶을 걸어오며 거두어들인 성과마저 모든 걸 자신과 결부시켰다. 왜 오스카 수상이 바람을 피워 이혼한 전 남편에 대한 복수인지, 다른 남자를 안 사귄 것에 대해 왜 본인이 고마운 것인지 모든 말이 오류 투성이다.
본인은 할 말이 많았을지 모르겠지만, 이를 접한 대중들은 그 경솔하고 철 없음에 할 말을 잃었다. 조영남은 한 발 물러서서 축하할 줄 아는 '최소한의 예의'를 끝내 지키지 못했다. 굳이 조영남에게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 축하 멘트를 부탁한 매체들 또한 '목적성'이 무엇인지 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배우로서 최고 영광의 순간을 누리고 있는 윤여정을 위한 진실된 축하를 전하고 싶었다면 과연 조영남을 떠올릴 수 있었을까.
한편, 인디밴드 언니네이발관 멤버 이석원은 조영남을 향해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낄 때 끼고 빠질 땐 빠지는 최소한의 눈치라도 있어야 하는데"라면서 "지금 윤여정에게 조영남이란 한 여름에 무심코 손으로 눌러 죽이는 못 생기고 해로운 벌레 한마리보다 못한 존재일 것인데 무슨 얼어죽을 한 방 어쩌고 쿨한 척인지. 왜 이 나이 먹은 남자의 한심한 자아를 이 좋은 날 대중들이 견뎌야 하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수영 기자 swimkim@tenasia.co.kr
그런데 돌연 34년 전 이혼한 남편 조영남이 축하 인사를 전했다. 윤여정이 자신에게 복수를 했다느니, 다른 남자를 사귀지 않아 고맙다느니 철저히 '자기 위주'였다. 참으로 불필요하고 반갑지 않은 인사가 아닐 수 없다. 껴야 할 때가 있고, 빠져야 할 때가 있으련만 황당하기만 한 무례함이다.
윤여정은 지난 26일(한국시간)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55년간 이어온 연기 인생, 꾸준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온 윤여정은 74세에 최전성기를 맞으며 후배 연기자들은 물론 한국 사회 전체에 좋은 귀감이 됐다. 김혜수, 전도연, 이병헌 등 후배들의 축하 인사가 쏟아졌다. 문재인 대통령 또한 "끊임없는 열정으로 다른 문화 속에서 살아온 분들에게까지 공감을 준 연기 인생에 경의를 표한다"고 축하했다.
수상 사실 자체만으로도 큰 감동을 안겼지만, 윤여정의 위트와 센스가 가미된 수상 소감 및 인터뷰는 더욱 화제가 됐다. 수상자로 호명된 그는 무대에 올라 '미나리'의 제작자인 브래드 피트를 향해 "우리가 영화를 찍을 때는 어디에 있었느냐"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수상 소감 초반,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윤여정만의 꾸밈없고 솔직한 화법은 금세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윤여정의 감사 인사에는 배려가 깃들어져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는 영화 '미나리' 팀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면서 정이삭 감독을 "나의 캡틴"이라 칭하며 존중의 마음을 드러냈다. 또 함께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들을 향해서도 "후보에 오른 5명은 모두 다른 영화에서 다른 역할을 해냈다. 우리 모두 승자"라고 전했다. 자신에게 표를 던져준 사람들과 두 아들, 그리고 데뷔작을 연출해준 김기영 감독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수상 사실만큼이나 연일 주목을 받은 건 윤여정의 입에서 흘러 나오는 품격이었다. 존중과 배려, 겸손이 묻어있었다. '최고의 순간을 보내고 있다'는 취재진의 물음에도 "최고의 순간은 없을 것이다. 나는 최고, 그런 거 싫다. 경쟁 싫어한다. 1등 되는 것 하지 말고 '최중(最中)'이 되면 안 되느냐. 같이 살면 안 되나"라고 답한 그였다.
그런데 이 경사스러운 날, 윤여정의 전 남편인 조영남이 소환됐다. 국내 매체들을 통해 윤여정의 수상과 관련해 축하 인사를 건넨 것.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과 34년 전에 이혼한 조영남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럼에도 조영남은 입을 열었고, 대중의 관심은 그에게로 분산됐다. 내용은 더 가관이다. 조영남은 한 매체를 통해 "기쁘다는 것 외에는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면서도 "그 여자가 바람 피운 남자에 대한 통쾌한 복수를 한 것 같다"고 했다. 또 "그 친구가 지금 잘 나가고 있는데 내가 군더더기 이야기할 필요 없다"면서도 "다른 남자 안 사귄 것에 대해 한없이 고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야기 할 필요가 없다면 하지 않았으면 됐을 테지만, 그는 결국 하고 싶은 말을 다 전했다. 오랜 시간 배우로서의 삶을 걸어오며 거두어들인 성과마저 모든 걸 자신과 결부시켰다. 왜 오스카 수상이 바람을 피워 이혼한 전 남편에 대한 복수인지, 다른 남자를 안 사귄 것에 대해 왜 본인이 고마운 것인지 모든 말이 오류 투성이다.
본인은 할 말이 많았을지 모르겠지만, 이를 접한 대중들은 그 경솔하고 철 없음에 할 말을 잃었다. 조영남은 한 발 물러서서 축하할 줄 아는 '최소한의 예의'를 끝내 지키지 못했다. 굳이 조영남에게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 축하 멘트를 부탁한 매체들 또한 '목적성'이 무엇인지 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배우로서 최고 영광의 순간을 누리고 있는 윤여정을 위한 진실된 축하를 전하고 싶었다면 과연 조영남을 떠올릴 수 있었을까.
한편, 인디밴드 언니네이발관 멤버 이석원은 조영남을 향해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낄 때 끼고 빠질 땐 빠지는 최소한의 눈치라도 있어야 하는데"라면서 "지금 윤여정에게 조영남이란 한 여름에 무심코 손으로 눌러 죽이는 못 생기고 해로운 벌레 한마리보다 못한 존재일 것인데 무슨 얼어죽을 한 방 어쩌고 쿨한 척인지. 왜 이 나이 먹은 남자의 한심한 자아를 이 좋은 날 대중들이 견뎌야 하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수영 기자 swimki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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