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자산어보'의 이준익 감독 /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영화 '자산어보'의 이준익 감독 /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이준익 감독이 영화 '자산어보'에서 정약전이라는 인물을 조명하기 위해 창대라는 인물을 함께 구성한 이유를 밝혔다.

24일 영화 '자산어보'의 이준익 감독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번 영화에서는 설경구가 유배지 흑산도에서 바다 생물에 눈을 뜬 호기심 많은 학자 정약전 역을 맡았다. 변요한은 바다를 벗어나 세상 밖으로 나가기 위해 글 공부에 몰두하는 창대 역을 맡았다. 영화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지식를 나누며 벗이 돼간다.

이준익 감독은 "역사는 한 인물에 한쪽 면만 두고 미화하거나 폄하하기도 한다"며 "이 인물을 똑바로 보여주려면 상대 인물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영화 '동주'에서도 비슷한 기법을 쓴 그는 "동주를 선명하게 보여주려면 몽규도 같이 보여줘야한다. 몽규가 뚜렷해지면 동주도 선명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용에 대해 약전과의 차이를 얘기해주면 약용도, 약전도 선명해보인다. 이 차이는 옳고 그림이 아니라 차이다. 약전이 선명해지려면 창대도 뚜렷해야 한다. 그 둘의 차이가 있지 않나 그 차이를 보여주는 영화"라고 했다.

'자산어보'는 흑산으로 유배간 정약전과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가 자산어보를 함께 만들어가며 벗이 돼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이준익 감독의 열네 번째 작품이자 두 번째 흑백 영화로, 오는 31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