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 유튜브 채널 '침착맨' 출연
녹화 방송에도 긴장한 기색 역력
"뭘 해도 욕 먹는 상황"
/사진=유튜브 채널 '침착맨'
/사진=유튜브 채널 '침착맨'
웹툰 작가 기안84가 악플로 인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지난 15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침착맨'에서 웹툰 작가 이말년과 주호민은 오랜만에 기안84의 사무실을 방문했다.

이날 영상은 실시간 라이브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녹화 방송으로 대체됐다.

기안84는 실시간 라이브가 꺼지기 전, 시청자들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이말년의 인사 요청에 "공황 장애가 올 것 같다"며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말실수 할까 봐 녹화 방송을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기안84의 사무실에서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말년이 "사무실을 둘러보는 데 정리가 안 된 게 느껴진다"고 말하자, 기안84는 "직원들이 줄었다. 일을 잘하는 사람들을 이끄는 것도 능력"이라며 "내가 그 능력이 안 된다. 과욕이 아니었나 싶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20대 때는 나도 청년이었고, 직업을 찾아 헤맸다. 이제는 사실 잘 먹고 잘 사는 축에 드니까 약자 편에 서서 만화를 그리는 게 기만이 되더라. 이제는 잘 먹고 잘 사는 사람 편에서도 그림을 그려야겠다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차기작 계획에 대해서는 "이제 없다"며 선을 그었다. 기안84는 "이제는 모르겠다. 만화가 너무 힘들다"면서 "예전에는 인터넷 방송도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지금은 하면 큰일 난다. 사람들이 무섭게 느껴진다. 이제는 내가 그렇게 만드나 싶다"고 고백했다.

또한 "만화를 그린 지 10년 됐다. 만화가는 연재를 하다 보면 삶이 없어진다. 좀 있으면 40살이 되는데, 그때는 하고 싶은 걸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침착맨'
/사진=유튜브 채널 '침착맨'
초등학교 시절, 꿈이 가수였다는 기안84. 그는 "원래 댄스 가수가 꿈이었다. 혹여나 친구 중에 한 명이라도 기획사에 가서 오디션을 봤다면 모르겠다. 나도 친구를 따라 가수라는 꿈을 꾸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에 이말년이 "그래서 유튜브 채널에 춤도 올리고 노래도 올리는 거냐"고 물었고, 기안84는 "이제는 댄스 가수는 아니고 발라드 가수다. 댄스 영상은 살 빼려고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기안84는 "(댄스 가수는) 내가 더 욕먹는다. 이거는 어디까지나 꿈이다. 네가 뭔데 나와서 댄스를 하냐'고 그럴 것 같다"면서 "사람들이 나한테 욕하는 게 전공자도 아닌데 TV에 나오냐는 거다. 나중에 내가 가수가 되면 '전공자도 아닌데 왜 하냐'고 할 거 같다. 사실은 뭘 해도 욕을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무것도 못 한다"고 토로했다.

주호민은 "하도 욕을 먹어서 위축되어 있다. 불쌍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에 기안84는 "위축되어있으면 또 욕먹는다. 팔자에 구설수 사주가 있다고 하더라"라고 고백했다.

한편 기안84는 지난해 8월 자신이 연재 중인 웹툰 '복학왕'에서 성(性) 상납을 연상시키는 장면을 그려 넣어 '여혐'(여성 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기안84를 향한 대중들의 매서운 질타가 이어지자, 공식 사과문을 올린 후 해당 장면을 수정했다.

그런데도 여론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았다. 기안84의 웹툰 연재를 중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하는 데 이어,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기안84의 하차를 요구하는 등 거센 비난을 받았다.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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