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경 '아이'서 싱글맘 영채 役
김향기, 염혜란과 호흡
"영화 보고 눈물…응원받는 느낌"
김향기, 염혜란과 호흡
"영화 보고 눈물…응원받는 느낌"

'아이'는 강한 생활력으로 하루하루를 살아온 아동학과 졸업반의 보호종료아동 '아영'(김향기 분)이 생후 6개월 아이를 홀로 키우는 초보 엄마 '영채'(류현경 분)의 베이비시터가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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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영화에선 진부하게 영채의 전사를 늘어놓지 않는다. 그가 어떤 남자를 만났고, 남편은 어떤 사람이고 어쩌다 유흥업소에서 일하게 됐는지 모른다. 영채의 스토리보다 그가 처한 상황, 그리고 세상에 분명히 존재할 또 다른 영채에게 위로와 희망을 안기는 것에 집중한다.
류현경은 "영채가 미혼모가 아니라 싱글맘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고자 했다. 더불어 영채는 무언가를 하나씩 상실해가던 사람인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소중했던 것, 그것이 남편일 수도 또 다른 무엇일지도 모른다. 상실에서 오는 불안이 큰 '아이'라고 생각했다. 스스로 사랑받지 못하고 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던 아이가 아니었을까 싶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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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류현경은 "주변에서 욕을 잘하는 분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욕을 하나하나 다 적어서 감독님께 컨펌을 받고 상의했다. 욕을 적어가면서 열심히 공부했다"고 설명했다.

보호종료아동과 생후 6개월 된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는, 영화나 드라마에선 흔치 않은 인물들 간의 만남이 인상적이다. 류현경은 "이색적이었다. 또 다른 가족의 형태를 그리는 것에 대해 '정말 시대가 바뀌었구나'라고 생각했고, 이런 작품에서 연기할 수 있는 것이 기뻤다"라며 "최근 여성 중심 영화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꼭 여성만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형태가 담길 수 있겠다는 기대도 생겼다. '아이'와 같이 많은 분들이 위로받을 수 있는 작품이 더 많이 나오고 잘 되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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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경은 '아이' 촬영과 관련해 여러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김향기, 류현경, 염혜란 등과 함께 많은 장면에 등장하는 아기와의 촬영은 어땠을까. 영화를 본 일부 관객들은 생후 1년도 안 된 아기들의 연기에 엄지를 치켜세울 정도로, 자연스러운 상황들이 이어졌다. 극 중에선 한 명의 아기 '혁'이가 등장하지만, 실제 촬영에선 쌍둥이가 출연했다.
류현경은 "쌍둥이들이 저희가 연기할 때마다 '이 사람들이 뭐 하고 있나? 라며 관찰하더라. 저든 향기 씨든 어떤 누가 안아줘도 '넌 누구니?', '어디서 왔니?' 이런 표정으로 쳐다보는 모습이 신기했다"라며 "마지막 '바나나차차'를 부르며 신나게 노는 장면에서도 정신없어서 울법도 한데, 어른스럽고 진득하게 저희를 관찰하더라. 염혜란 선배도 '어떻게 이렇게 쳐다보고 있지?'라며 놀라워했다. 촬영현장을 빛내준 아이들에게도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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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류현경은 "호칭은 '언니'라고 하라면서 나한테는 계속 존댓말을 쓰시더라. 그래서 '왜 자꾸 존댓말을 쓰시냐'고 했더니, 선배가 예전에 고향에 있을 때는 '언니'라는 말을 잘 안 쓰고, '야', 이런 식의 말을 썼다고 했다"라며 "서울에 와서 극단 생활을 할 때 고향에서처럼 못하다 보니, 편한 말이 어려워진 것 같았다. 어느 날 나는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다음 날 존댓말을 또 하시더라. 그럴 때마다 '이게 시간이 걸린다'며 웃으셨다. 염혜란 선배와 자연스럽게 친해진 그런 것도 재미있었다"고 떠올렸다.
"블록버스터 영화요? 캐스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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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제 영화를 보며 울지 않는데, 완성된 '아이'를 처음 본 날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촬영 당시 서로 배려하고 으샤으샤하며 응원해줬던 추억이 떠오르면서 이상하게 애틋한 마음이 들었어요."
류현경은 따뜻한 영화 '아이'를 찍으면서 초심을 찾았다고 했다. 그는 "25살에 영화 '신기전'을 찍었다. 당시에 연기가 너무 좋아서 평생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이 영화를 통해 그때의 마음이 다시 떠올랐다. 모두의 배려하는 마음과 노력이 모여 좋은 작품이 만들어지는구나 싶어 한 번 더 감격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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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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