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영화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최악의 침체기를 맞았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 개봉한 '남산의 부장들'부터 여름 성수기에 개봉한 '반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이 분전했지만, 개봉작 대부분이 흥행 참패했고 기대작들은 줄줄이 개봉을 연기했다. 이런 가운데 빛나는 존재감으로 한국영화의 미래에 불을 밝히며 희망을 안겨준 배우들이 있다. 강말금, 이주영, 홍경, 구교환이다.
'찬실이'로 신인여우상 휩쓴 강말금
강말금은 올해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에서 주연 찬실이로 열연하면서 '제56회 백상 예술대상' '제29회 부일영화상' '제40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상' 등 굵직한 시상식에서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또한 내년으로 연기된 '청룡영화상' 후보에도 노미네이트 되면서 기세를 이어갔다. 충무로는 데뷔 10년차 숨은 진주를 발견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평생 일복만 터진 찬실이가 실직한 이후 없던 복이 굴러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극 중 영화 프로듀서인 찬실이는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된다. 불혹의 나이에 먹고 살아야 하는데 돈은 없고, 그간 한 감독과만 일해온 터라 영화와 관련한 일이 찬실에겐 일이 들어오지 않는다.
영화 속 찬실이와 실제 강말금은 닮아있다. 강말금은 생계유지를 위해 20대 내내 직장생활을 하다 30대가 돼서야 오랫동안 꿈꾸던 연기를 시작했다. 순탄하지 않았지만 버티고 버티면서 연기의 끈을 놓지 않았다. 강말금은 누구보다 찬실의 절박함을 이해했고, 자신의 삶을 찬실이라는 캐릭터로 고스란히 녹여냈다.
강말금은 2007년 대학로 연극판을 거쳐 2010년 영화 '용태'로 스크린에 데뷔, 나이 40이 돼 처음으로 주인공을 맡았다. 그리고 단숨에 충무로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하반기에도 영화 '애비규환', OCN 드라마 '미씽: 그들이 있었다' 등을 통해 대중에게 존재감을 확인시킨 강말금의 2021년은 어떨지, 대중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독립영화계 스타 이주영, 안방과 스크린 넘나들며 '존재감'
독립영화계에서 이주영은 이미 스타였다. 2012년 20분짜리 단편 '조우'를 시작으로 다수의 독립영화에 출연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개성 있는 마스크와 신인답지 않은 깊이 있는 연기로 팬층을 형성한 그는 '꿈의 제인'(2017), '메기'(2019) 등을 통해 연기 포텐을 터트린다. 특히 올 초 방송된 JTBC 인기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 마현이 역할로 열연하며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올해 이주영은 독립영화 '야구소녀'로 컴백했다. '이태원 클라쓰'를 통해 더욱 대중적인 배우로 올라선 그는 언론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임하며 영화 홍보에 열을 올렸다. 그도 그럴 것이 '야구소녀'는 이주영에 의한 이주영을 위한 영화다.
이주영은 시속 130km 강속구를 던지는 '천재 야구소녀' 주수인이 '프로'라는 현실의 벽을 넘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을 담은 여성 성장 드라마 '야구소녀'에서 마치 제 옷을 입은 듯 캐릭터를 소화하며 호평받았다. 런닝타임 105분짜리 장편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안방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활약한 덕에 대중들에게 더욱 익숙해진 이주영은 이제 독립영화를 넘어 상업영화로도 관객들에게 더욱 편안하게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데뷔 3년 차, 24살 홍경, '결백'이 데뷔작이라고?
홍경은 올해 3월 개봉한 영화 '결백'을 통해 데뷔했다. '결백'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서도 신혜선, 배종옥 등 주연배우의 열연으로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홍경은 극 중 정인(신혜선 분)의 동생 정수로 출연해 예상치 못한 연기력을 과시해 모두의 주목을 받았다. 자폐성 장애인 정수 역할을 자연스럽게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홍경은 촬영 전 직접 복지학교를 찾아 장애인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며 캐릭터를 준비했다고 한다. 단순히 겉모습만 파악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어떻게 사람을 대하고, 관계를 맺는지 고민하고 연구했다고. 그 결과 홍경의 연기엔 진심이 담겼고, 데뷔한 지 3년밖에 안 된 신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깊이 있는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줬다.
KBS 드라마 '학교 2017'로 데뷔한 홍경은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 '라이브', '라이프 온 마스', '동네 변호사 조들호2' 등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쌓았다. 그리고 영화 '결백'으로 데뷔작부터 강한 존재감을 과시하며 단숨에 충무로 기대주로 떠올랐다. 홍경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D.P에 합류했다. 20대 초반, 비상의 날갯짓을 시작한 홍경이 스크린에서 또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관심이 쏠린다. "강동원보다 서 대위"…첫 상업영화 '반도'로 떠오른 구교환
일반 대중에게 구교환이란 이름은 낯설다. 그러나 독립영화 팬들 사이에서 그는 강동원 이상의 인기스타였다. 영화 '꿈의 제인'에서 트랜스젠더 제인으로 열연해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 제54회 백상예술대상 남자 신인연기상을 수상 했고, 업계에서도 꾸준히 그의 마스크와 연기를 주목했다.
구교환은 지난여름 개봉한 연상호 감독 작품 '반도'를 통해 상업영화에 데뷔했다. 극 중 인간성을 상실한 631 부대의 서 대위 역을 맡아 임펙트 있는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잔혹한 모습에서 퇴폐미와 동시에 연민이 느껴지는 모습을 그려내며 '서 대위' 캐릭터에 집중시켰다. '반도'를 본 관객들 사이에선 "강동원 보러 갔다가 구교환에게 치였다"는 말도 돌았다.
'반도' 이후 구교환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영화계가 침체됐고, 신작 제작과 관련해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다. 그러나 구교환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D.P'에 합류, 또 다른 오리지널 '킹덤: 아신전'도 출연을 제안받고 긍정 검토 중이다. 비록 스크린에서 기세를 이어가진 못했지만, 영화계는 계속해서 구교환에게 시선을 떼지 않고 있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강말금은 올해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에서 주연 찬실이로 열연하면서 '제56회 백상 예술대상' '제29회 부일영화상' '제40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상' 등 굵직한 시상식에서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또한 내년으로 연기된 '청룡영화상' 후보에도 노미네이트 되면서 기세를 이어갔다. 충무로는 데뷔 10년차 숨은 진주를 발견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평생 일복만 터진 찬실이가 실직한 이후 없던 복이 굴러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극 중 영화 프로듀서인 찬실이는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된다. 불혹의 나이에 먹고 살아야 하는데 돈은 없고, 그간 한 감독과만 일해온 터라 영화와 관련한 일이 찬실에겐 일이 들어오지 않는다.
영화 속 찬실이와 실제 강말금은 닮아있다. 강말금은 생계유지를 위해 20대 내내 직장생활을 하다 30대가 돼서야 오랫동안 꿈꾸던 연기를 시작했다. 순탄하지 않았지만 버티고 버티면서 연기의 끈을 놓지 않았다. 강말금은 누구보다 찬실의 절박함을 이해했고, 자신의 삶을 찬실이라는 캐릭터로 고스란히 녹여냈다.
강말금은 2007년 대학로 연극판을 거쳐 2010년 영화 '용태'로 스크린에 데뷔, 나이 40이 돼 처음으로 주인공을 맡았다. 그리고 단숨에 충무로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하반기에도 영화 '애비규환', OCN 드라마 '미씽: 그들이 있었다' 등을 통해 대중에게 존재감을 확인시킨 강말금의 2021년은 어떨지, 대중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독립영화계 스타 이주영, 안방과 스크린 넘나들며 '존재감'
독립영화계에서 이주영은 이미 스타였다. 2012년 20분짜리 단편 '조우'를 시작으로 다수의 독립영화에 출연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개성 있는 마스크와 신인답지 않은 깊이 있는 연기로 팬층을 형성한 그는 '꿈의 제인'(2017), '메기'(2019) 등을 통해 연기 포텐을 터트린다. 특히 올 초 방송된 JTBC 인기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 마현이 역할로 열연하며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올해 이주영은 독립영화 '야구소녀'로 컴백했다. '이태원 클라쓰'를 통해 더욱 대중적인 배우로 올라선 그는 언론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임하며 영화 홍보에 열을 올렸다. 그도 그럴 것이 '야구소녀'는 이주영에 의한 이주영을 위한 영화다.
이주영은 시속 130km 강속구를 던지는 '천재 야구소녀' 주수인이 '프로'라는 현실의 벽을 넘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을 담은 여성 성장 드라마 '야구소녀'에서 마치 제 옷을 입은 듯 캐릭터를 소화하며 호평받았다. 런닝타임 105분짜리 장편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안방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활약한 덕에 대중들에게 더욱 익숙해진 이주영은 이제 독립영화를 넘어 상업영화로도 관객들에게 더욱 편안하게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데뷔 3년 차, 24살 홍경, '결백'이 데뷔작이라고?
홍경은 올해 3월 개봉한 영화 '결백'을 통해 데뷔했다. '결백'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서도 신혜선, 배종옥 등 주연배우의 열연으로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홍경은 극 중 정인(신혜선 분)의 동생 정수로 출연해 예상치 못한 연기력을 과시해 모두의 주목을 받았다. 자폐성 장애인 정수 역할을 자연스럽게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홍경은 촬영 전 직접 복지학교를 찾아 장애인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며 캐릭터를 준비했다고 한다. 단순히 겉모습만 파악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어떻게 사람을 대하고, 관계를 맺는지 고민하고 연구했다고. 그 결과 홍경의 연기엔 진심이 담겼고, 데뷔한 지 3년밖에 안 된 신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깊이 있는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줬다.
KBS 드라마 '학교 2017'로 데뷔한 홍경은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 '라이브', '라이프 온 마스', '동네 변호사 조들호2' 등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쌓았다. 그리고 영화 '결백'으로 데뷔작부터 강한 존재감을 과시하며 단숨에 충무로 기대주로 떠올랐다. 홍경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D.P에 합류했다. 20대 초반, 비상의 날갯짓을 시작한 홍경이 스크린에서 또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관심이 쏠린다. "강동원보다 서 대위"…첫 상업영화 '반도'로 떠오른 구교환
일반 대중에게 구교환이란 이름은 낯설다. 그러나 독립영화 팬들 사이에서 그는 강동원 이상의 인기스타였다. 영화 '꿈의 제인'에서 트랜스젠더 제인으로 열연해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 제54회 백상예술대상 남자 신인연기상을 수상 했고, 업계에서도 꾸준히 그의 마스크와 연기를 주목했다.
구교환은 지난여름 개봉한 연상호 감독 작품 '반도'를 통해 상업영화에 데뷔했다. 극 중 인간성을 상실한 631 부대의 서 대위 역을 맡아 임펙트 있는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잔혹한 모습에서 퇴폐미와 동시에 연민이 느껴지는 모습을 그려내며 '서 대위' 캐릭터에 집중시켰다. '반도'를 본 관객들 사이에선 "강동원 보러 갔다가 구교환에게 치였다"는 말도 돌았다.
'반도' 이후 구교환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영화계가 침체됐고, 신작 제작과 관련해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다. 그러나 구교환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D.P'에 합류, 또 다른 오리지널 '킹덤: 아신전'도 출연을 제안받고 긍정 검토 중이다. 비록 스크린에서 기세를 이어가진 못했지만, 영화계는 계속해서 구교환에게 시선을 떼지 않고 있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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