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떠들썩하게 한 '기생충 신드롬'
코로나 팬데믹으로 관객 수 급감·매출 타격
긴 어려움에 끝에 찾은 넷플릭스라는 돌파구
여성 영화인들의 약진
코로나 팬데믹으로 관객 수 급감·매출 타격
긴 어려움에 끝에 찾은 넷플릭스라는 돌파구
여성 영화인들의 약진

구글이 발표한 '2020 올해의 검색어'에서 '기생충'은 한국과 글로벌 모두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 수치만 봐도 '기생충'이 전 세계 영화계에 미친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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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레이스 내내 봉 감독의 유머러스한 모습도 화제를 모았다. 아카데미를 "로컬 시상식"이라고 하거나 수상 후 "1인치 자막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아침까지 술을 마시겠다" 등 좌중을 휘어잡는 재치 있는 화법으로 주목받았다. 봉 감독은 미국 타임지의 '2020년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와 세계 엔터테인먼트업계 리더 '버라이어티 500'에도 선정됐다.

'기생충'의 활약이 올해 영화계를 호황으로 이끌 것이라 전망됐으나 코로나19 팬데믹에 뜻하지 않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집계된 극장 관객 수는 584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억420만 명의 28% 수준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관객 수가 그야말로 급감한 것. 12월 관객 수 역시 150만 명을 넘기 힘들 것으로 전망돼 올해 전체 관객 수는 6000만 명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산망 가동 이전 집계 기준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7년(5470만명)~2000년(6460만명)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충격적 결과다. 뿐만 아니라 극장 매출 추산액은 5100억 원대로 전년 대비 73.3% 감소한 수치로 마감할 것으로 예상, 올해 한국 영화산업 주요 부문 매출 합산 추산액 1조 원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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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에 올해 개봉 예정이던 주요 대작들은 내년으로 공개를 미루거나 장고 끝에 넷플릭스행을 택했다. 관객들이 극장에 올 수 없는 상황이니 OTT 플랫폼을 통해 직접 찾아가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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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앞으로는 넷플릭스 직행 영화도 많이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영화가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 공개로 치중되다보면 영화산업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관람할 수 있는 작품의 폭이 다양해지고 창작자들의 자유도 보장된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도 나온다. 코로나19가 바꿔 놓은 한국 영화시장에서 극장과 OTT 플랫폼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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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란 주연의 '정직한 후보'는 코로나19 시국 속에서도 손익분기점을 돌파했고, 신혜선·배종옥은 '결백'을 통해 '연기의 정석'을 보여줬다. '오케이 마담'의 엄정화는 첫 도전한 액션를 훌륭히 소화해내 찬사를 이끌어냈다. 고아성, 이솜, 박혜수 주연의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작은 것들의 힘'을 보여주며 어수룩해 보이는 약자들이 강자를 이기는 통쾌함을 선사했다. 신민아, 이유영이 주연하고 조슬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디바'는 전에 없던 강렬하고 아름다운 미스터리 스릴러였다. 신민아는 이 영화로 '인생 연기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중년 여성의 성 문제를 다룬 '69세'라든지 고교팀의 유일한 여자 야구선수의 이야기를 그린 '야구소녀' 같은 독립영화도 주목받았다. '69세'의 예수정은 담담하고 깊이 있는 연기로 편견에 맞서 한 발자국씩 나아가는 인물의 단단함을 호소력 있게 전달했고, '야구소녀'의 이주영 역시 꿈을 향해 달려가는 인물의 불안함과 강인함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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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남아있는 성별의 관습적 구조 속에서 여성 영화인들의 이같은 활약상은 영화계의 균형 있는 발전을 기대케 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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