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코로나19 곧 물러설 것이라 확신"
"화성연쇄살인사건 진범 봤을때 기분 이상했다"
"실제 성격은 수줍음 많고 우유부단"
"창작의 고통, 엔딩크레딧 보면 사라져"
"화성연쇄살인사건 진범 봤을때 기분 이상했다"
"실제 성격은 수줍음 많고 우유부단"
"창작의 고통, 엔딩크레딧 보면 사라져"

27일(현지시간) 스페인 일간 엘문도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봉 감독은 "우리가 이전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하지만 그것은 과장이다. 나는 항상 친구들에게 '코로나19는 사라지고 영화는 돌아올 것'이라고 똑같은 말을 한다"고 밝혔다. 올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 영화인들은 어느 때보다 낙담과 실의에 빠진 나날을 보내야 했다. 봉 감독은 "코로나19가 곧 한발 물러설 것이라 확신한다"며 "때때로 내가 얼마나 낙관적일 수 있는지 놀랄 때가 있다"고 긍정적 면모를 보였다.
봉 감독은 한국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한 영화 '살인의 추억'(2003)에서 소재로 했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이 특정됐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느냐는 질문에 "신문에서 그의 얼굴을 접했을 때 너무나도 이상했다"고 말했다. 1986~1991년 경기 화성 일대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을 소재로 이 영화를 만들면서 봉 감독은 "형사, 기자, 피해자 가족 등 사건과 연관된 모든 사람을 만났지만 정작 가장 묻고 싶은 게 많았던 범인만을 유일하게 인터뷰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고 부연했다.

올 한 해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장면으로 봉 감독은 미국 캘리포니아와 호주에서 발생한 대형화재를 꼽았다. 그는 "자연이 인류에게 복수하는 게 가능한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불꽃이 모든 것을 삼키는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 두려움에 빠진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봉 감독은 창작의 고통과 행복에 대해서는 "밤늦은 시간까지 글을 쓰다 보면 등이 아파온다. 그 고통이 사라지지 않을 때 두려움을 느끼지만 집에서 영화를 보면, 특히 같이 작업한 모든 사람의 이름이 나오는 엔딩크레딧을 볼 때 편안해진다"고 털어놨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기생충'으로 지난해 열린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으며 올해 2월 열린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에 달성하는 영예를 안았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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