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데칼코마니]
누구나 상반된 면모를 가지고 있다.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같은 듯 다른 '극과 극' 매력 대결.
누구나 상반된 면모를 가지고 있다.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같은 듯 다른 '극과 극' 매력 대결.

'내가 죽던 날'의 현수 "내가 원하는 건, 모든 게 없던 일이 되는 거야."
김혜수는 감히 그 깊이와 넓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큰 배우'다. 영화 '내가 죽던 날'을 보면 왜 그런지 알 수 있다. 상처 입은 마음에 위로를 건네는 이 영화에서 김혜수가 보여주는 얼굴은 그 어떤 작품에서보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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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마음속 깊은 곳에 상처 하나쯤은 감추고 있다. 아픔의 크기는 오로지 주관적인 것이라 겪은 사람만이 헤아릴 수 있다. 남 일이라면 '누구나 겪을 법할 흔한 일'이라 할지 몰라도 본인의 일이 되면 그리 쉽게 말할 수 있을까. 김혜수는 현수의 고통이 마치 관객들 자신의 것인 냥 이입하게 하는 연기를 보여준다.
현수에 몰입한 관객들이 아픔을 극복하게 하는 것 역시 김혜수다. 실종된 소녀의 흔적을 추적할수록 소녀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현수. 그는 좌절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현수가 '세진의 사망'을 증명하길 바라지만 현수가 이토록 이 일에 몰두한 이유는 결국 '세진의 생존'을 입증해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무기력해 보이지만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자신처럼 소녀 역시 희망을 잃지 않았을 거라 믿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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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의 정마담
"이거 왜 이래 새삼스럽게, 나 이대 나온 여자야."
김혜수는 영화 '타짜'의 대사로 인해 오해를 받기도 한다. '이대 나왔다'는 정마담 때문에 실제로 김혜수가 이대 나온 줄 아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는 것. 그 만큼 이 영화에서 김혜수와 정마담 캐릭터의 존재감이 남다르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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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의 정마담은 팜므파탈의 대명사다. 거칠고 잔혹한 남성들의 세계에서 관능미와 영리함으로 그들을 주무른다. '돈 많은 호구'를 꾀어내기 위해 '순진한 여자'인 척 연기하는 능청스러움은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 매혹적인 캐릭터를 과연 김혜수가 아닌 다른 누가 소화했으리라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이 영화에서 김혜수의 어떤 모습도 부자연스럽지 않다. 김혜수는 원작 만화보다 정마담이라는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이고 적극적인 인물로 발전시켰다. 욕망과 허영에 사로잡힌 인물이지만 비열하지 않고 부드러움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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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는 "내가 산다 그래"라고 말했다고 한다. 과연 김혜수의 배포가 범상치 않음이 드러나는 일화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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