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박사 논문 표절 의혹 휩싸인 홍진영
"몇 % 수치로 판가름되니 답답하고 속상해"
"과한 욕심 부렸다…학위 반납할 것"
표절 아니라면 왜?…의혹만 더 커져
가수 홍진영 / 사진=텐아시아DB
가수 홍진영 / 사진=텐아시아DB
가수 홍진영이 석·박사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홍진영은 억울함을 토로하면서도 '논문 반납'을 선언했다. 하지만 이 같은 대처가 옳은 것인지 의문이 생긴다.

홍진영 측은 지난 6일 "불미스러운 일로 인사를 올려 죄송하다"며 논문 표절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 10여 년을 땀과 눈물을 쏟으며 열심히 살았지만 이런 구설에 오르니 저 또한 속상하다.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홍진영은 당시 석사학위 취득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2009년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을 취득했다. 시간을 쪼개 지도 교수님과 상의하며 최선을 다해 논문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당시 관례로 여겨졌던 것들이 지금에 와서 단지 몇 %라는 수치로 판가름되니 제가 어떤 말을 해도 변명으로 보일 수밖에 없어 답답하고 속상할 뿐이다"고 토로했다.

홍진영은 "이 또한 제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생각하니 제게 어울리지 않는 옷이었다. 과한 욕심을 부린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죄송하다. 이유 불문하고 이런 논란에 휘말린 제 모습을 보니 한없이 슬프다. 그리고 지난날을 돌아보며 제가 또 다른 욕심을 부린 건 없었나 반성한다. 정말 죄송하다. 제가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홍진영은 "석사 및 박사 논문을 반납하겠다.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 모든 게 다 저의 불찰이고 잘못이다.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가수 홍진영./ 사진제공= IMH엔터테인먼트
가수 홍진영./ 사진제공= IMH엔터테인먼트
홍진영이 논문 표절 의혹에 휩싸인 건 지난 5일 한 매체가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면서다. 보도에 따르면 홍진영이 2009년 4월 제출한 조선대학교 무역학과 석사 논문 '한류를 통한 문화 콘텐츠 산업 동향에 관한 연구'가 '카피킬러' 검사 결과 74%의 표절률로 분석됐다.

처음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됐을 때 홍진영은 논문을 표절하지 않았다고 반박하며 당시 논문 심사를 맡았던 교수의 의견도 전달했다. 홍진영 측은 "해당 교수님에 따르면 홍진영이 석사 논문 심사를 받았던 때는 2009년의 일로, 당시 논문 심사에서는 인용 내용과 참고 문헌 등 주석을 많이 다는 것이 추세였고 많은 인용이 있어야 논문 심사 통과를 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카피킬러 시스템은 2015년부터 대학에서 의무적으로 사용했으며 50퍼센트가 넘는 표절을 걸러내기 위해 시작된 제도이다. 해당 시스템이 없었던 2009년 심사된 논문을 검사 시 표절률이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가수 홍진영 / 사진제공=IMH엔터테인먼트
가수 홍진영 / 사진제공=IMH엔터테인먼트
하지만 홍진영을 가르쳤다는 조선대 무역학과 교수의 고백도 이어졌다. 그는 6일 오전 홍진영이 쓴 석·박사 논문이 모두 가짜라고 했다. 그는 "홍진영을 학교에서 본 적이 거의 없다. 홍씨의 부친이 같은 학교 교수라 입김이 작용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홍진영의 아버지는 조선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로 광주은행 상임감사위원, 뉴라이트 정책포럼 상임의장, 새누리당 나주·화순 당원협의회 위원장 등을 역임한 바있다.

통상 석사 논문 표절률이 15~25%인 점을 감안할 때, 카피킬러에 따른 홍진영의 석사 논문 표절률이 74%에 달한다는 점은 표절률이 높은 게 사실이다. 홍진영 측이 주장하는 '2009년 당시의 관례'라고 감안해도 논문의 4분의 3가량이 '베끼기'라는 점은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단 몇 %'라고 주장하기에도 74%라는 수치는 너무 크다. 과거 논문과 자료를 다양하게 참고하고 연구에 녹여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나 그 연구를 자신만의 방식과 문장으로 새롭게 풀어나가야 하는 것이 연구자로서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홍진영은 표절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논문 반납을 선언해 오히려 표절 의혹을 스스로 부추긴 셈이 됐다. 노래뿐만 아니라 넘치는 끼와 긍정적이고 밝은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유쾌한 에너지를 선사한 홍진영이기에 이번 의혹에 대한 대처는 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옳고 그름, 진실과 거짓이 무엇인지 분명히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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