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변호사X박상규 기자
권상우X배성우 役 실존 인물
무엇이 같고, 다를까
'날아라 개천용' 포스터(오른쪽)와 원작 '지연된 정의'/ 사진=저서 '지연된 정의', 스튜디오앤뉴
'날아라 개천용' 포스터(오른쪽)와 원작 '지연된 정의'/ 사진=저서 '지연된 정의', 스튜디오앤뉴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을 향한 뜨거운 호평 속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원작 ‘지연된 정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배우 권상우, 배성우가 연기하는 ‘문제적 콤비’가 실제 인물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를 모은다.

지난달 30일 첫 방송된 ‘날아라 개천용’은 억울한 누명을 쓴 사법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대변하는 두 남자의 뜨거운 이야기를 그린다. 든든한 ‘빽’도 그럴싸한 ‘스펙’도 없지만, 무모한 자신감과 정의감 하나로 불합리한 세상과 맞선 국선 변호사 박태용(권상우 분)과 생계형 기자 박삼수(배성우 분). 두 개천용의 고군분투는 판을 뒤엎는 정의구현 역전극에 기대감을 높이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원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 권상우, 배성우가 각각 맡은 국선 변호사 박태용과 생계형 기자 박삼수의 실제 인물이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박준영 변호사와 박상규 기자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두 주인공의 모티브가 된 실제 인물과 ‘날아라 개천용’의 원작인 ‘지연된 정의’에 대해 짚어봤다.

◆ 사법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주인공, 박준영 변호사X박상규 기자

맨몸으로 부딪히는 박태용, 박삼수의 이야기는 첫 방송부터 공감과 응원을 불러모았다. 그 중심에는 신들린 호흡으로 시청자를 웃기고 울린 권상우와 배성우가 있다. 가진 것 없지만 ‘똘기’와 ‘정의감’ 하나로 세상을 발칵 뒤집을 ‘환장의 콤비’.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두 캐릭터는 사실 실존하는 인물이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재심 사건에 승소를 이뤄내며 대한민국 사법 역사의 한 획을 그은 박준영 변호사와 박상규 기자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드라마의 원작인 ‘지연된 정의’의 공동 저자이기도 하다.

대중에게 친숙한 박준영 변호사는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재심을 소재로 다뤘던 영화 ‘재심’의 실제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수원 노숙 소녀 살인 사건,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 사건,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 사건 등의 재심에서 억울한 누명을 쓴 사람들의 무죄 판결을 이끌어낸 입지적 인물. 최근까지도 형제복지원 사건, 화성 연쇄 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수감생활을 한 피해자의 재심을 맡는 등 사회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약자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지난 2일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진범 이춘재가 8차 사건 재심의 증인으로 출석해 더욱 화제를 모았다.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대표 기자로 더욱 유명한 박상규 기자는 박 변호사를 도와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사건들을 보도하며 재심과 무죄를 이끌어냈다. ‘언론 인권상’을 수상하기도 한 그 역시 위디스크 양진호 회장의 갑질 사건을 최초 보도하는 등 묻힌 진실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활약을 이어나가고 있다.

◆ ‘지연된 정의’ 원작자 박상규 기자가 직접 집필한 ‘날아라 개천용’

박준영 변호사와 박상규 기자가 함께 겪은 실화는 ‘지연된 정의’로 재탄생됐다. 이 책은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하며 사법 역사를 다시 썼다고 일컬어지는 ‘재심 3부작’ 프로젝트를 다뤘다. 이를 취재 및 보도하고 재판 승소를 이뤄낸 모든 과정을 담았다. 우리 사회에서 사법 시스템의 현주소와 재심, 그 의미를 심층적으로 파고들며 호평을 받은 작품.

‘지연된 정의’를 바탕으로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의 집필을 박상규 기자가 직접 맡으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원작자이자 실제 경험한 주인공으로서 등장인물과 서사에 대한 이해도가 누구보다 높기 때문에 유쾌한 이야기 속에서도 리얼리티를 잃지 않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박상규 작가는 앞선 인터뷰에서 “드라마는 현실에 있거나, 있을 법한 이야기를 다룬다. 우리 곁에 있었으나 몰랐던 인물들, 그들이 있기에 유지되는 세상이었지만 그동안 무시받고 소외되었던 사람들이 대거 등장한다. ‘나’이면서 ‘내’가 아닌, ‘내’가 아니면서 동시에 ‘나’인 인물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묵직한 진정성으로 승부를 건 드라마”라고 강조했다.

이에 박준영 변호사와 박상규 작가가 치열하게 싸워나갔던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 사건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삼정시 3인조 사건’과 ‘정명희 친부 폭행치사 사건’이 드라마 속에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시청자들의 궁금증과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날아라 개천용’ 3회는 오는 6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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