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엑스 출신 정수정 주연 '애비규환'
이혼·재혼 가정 속 주인공 모습 발랄하게 그려
정수정 "임산부 캐릭터 제안에 처음엔 '한숨'"
배우 정수정이 3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애비규환'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서예진 기자 yejin@
배우 정수정이 3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애비규환'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서예진 기자 yejin@
임신, 출산, 결혼, 이혼, 재혼 등 심각할지도 모를 가족사를 재기발랄하게 그려간다. 영화 '애비규환'에서다. 이 영화의 주연인 그룹 에프엑스 출신 정수정은 위풍당당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가는 모습으로 기분 좋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애비규환'은 5개월 차 임산부 토일이 15년 전 연락 끊긴 친아빠와 집 나간 남자친구를 찾아 나서는 코믹 드라마. 3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애비규환'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최하나 감독과 배우 정수정, 장혜진, 최덕문, 이해영, 강말금, 신재휘가 참석했다.
배우 신재휘(왼쪽부터), 강말금, 장혜진, 정수정, 최덕문, 이해영, 최하나 감독이 3일 서울 한강로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애비규환' 시사회에 참석했다. / 서예진 기자 yejin@
배우 신재휘(왼쪽부터), 강말금, 장혜진, 정수정, 최덕문, 이해영, 최하나 감독이 3일 서울 한강로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애비규환' 시사회에 참석했다. / 서예진 기자 yejin@
최 감독은 졸업작품으로 이번 시나리오를 쓰게 됐다고 했다. 그는 "제가 '콩가루 가족' 영화를 좋아한다. '애비규환'은 처음으로 쓴 장편 시나리오다. 학생 시절 어떤 영화를 담고 싶은지 고민하던 중에 가족영화에 도전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가족도 그렇고 제 주변 사람들의 가족 이야기와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각자 사연들이 있어서 그런 이야기를 참고해서 만들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주인공 김토일은 재혼 가정에서 자라왔다. 최 감독은 "이혼을 많이 하지만 이혼에 대해 실패한 결혼이라는 부정적 시각이 있다. 오히려 삶의 오류를 인정하고 고치기를 결심한 사람들이라는 의미에서 불행하지 않고 행복한 사람이라고 편견 없이 바라봤으면 하는 마음으로 썼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애비규환'이라는 재치 있는 제목에 대해서는 친구들과의 이야기 도중 나온 아이디어라고 밝혔다. 그는 "아빠들이 나오는 소동극이다. 같이 수업을 들었던 친구들끼리 농담처럼 패러디하면 어떠냐고 했다. '아비장전'을 '애비장전'이라고도 했는데 그건 너무 장난 같아서 '아비규환'을 바꿔서 '애비규환' 어떨까 했다. 그거보다 좋은 게 떠오르지 않았다"고 전했다.
배우 장혜진이 3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애비규환'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서예진 기자 yejin@
배우 장혜진이 3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애비규환'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서예진 기자 yejin@
정수정은 스물두 살의 5개월 차 임산부 김토일 역을 맡았다. 그는 "처음 임산부 캐릭터를 제안 받았을 때 한숨을 쉬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이어 "너무 큰 도전이라 망설여졌는데 대본을 읽고 나서는 하겠다고 바로 말했다. 그 만큼 대본이 재밌었다"고 밝혔다.

임산부 연기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여름에 복대를 차고 연기해야 해서 땀이 많이 찼다. 그것말고는 즐겁게 촬영했다"고 이야기했다. 캐릭터의 매력에 대해서는 "당당하다. 딱 요즘 여성을 대변한다"고 꼽았다. '애비규환'이 첫 스크린 주연작인 그는 "평소에 영화, 독립영화를 좋아했는데 이렇게 멋진 대선배님들과 함께하게 돼서 영광이다. 매 순간 즐거웠다"고 말했다.

장혜진은 토일의 친엄마 배선명 역을 맡았다. 장혜진은 정수정에 대해 "연기하면서 놀란 점은 상당히 진취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데 예의 바르다. 어려운 일도 '어떻게 하지'가 아니라 '한 번 해보자'고 해서 항상 내게 새로운 마음이 들게 했다. 너무 예뻐서 뚫어지게 본 적도 있다"고 칭찬했다. 이어 "산에 올라가서 찍은 장면에서 진짜 모녀처럼 이런저런 얘길 하면서 많이 친해졌다. 같은 동네 주민이라 조만간 만나서 산책하고 맛있는 것도 먹을 거다. 사랑한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배우 최덕문(왼쪽부터), 이해영, 신재휘가 3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애비규환'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서예진 기자 yejin@
배우 최덕문(왼쪽부터), 이해영, 신재휘가 3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애비규환'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서예진 기자 yejin@
최덕문은 김토일의 새아빠 김태효, 이해영은 김토일의 친아빠 최환규를 연기했다. 극 중 김태효는 한문 선생님으로 김토일과 사자성어로 많은 대화를 나눈다. 이에 대해 최덕문은 "사자성어는 대부분 많이 안 쓰지 않나. 저도 그렇다. 사자성어를 이렇게 많이 쓸 줄 알았다면 이해영 씨가 맡은 역할을 할 걸 그랬나 생각했다"며 웃었다. 이어 "'얼굴만 봐도 살살 녹지'라는 대사가 있는데 제가 그 정도는 아니라서 이 역할을 하기로 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사자성어는 감독님과 PD님이 아이디어를 냈다고 하는데 (정수정과 대사를) 서로 빨리 주고받아야 하는 점이 어려웠다. 일상적 모습보다 만화적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점에 좀 더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극 중 대구 사투리를 쓰는 이해영은 "사투리를 한 번도 안 해봐서 걱정이 돼서 처음에 조금 걱정했는데 감독님 고향이 대구다. 현장에서 감독님이 사투리를 많이 봐주고 촬영 들어가기 전에 사투리 연습도 해보고 그랬다"고 털어놨다.

신재휘는 김토일의 남친이자 예비 아빠 장호훈을 연기했다. 강말금은 장호훈의 엄마 역을 맡았다. 강말금은 "저를 믿어주셨던 감독님과 호훈, 호훈 아빠가 있어서 편하게 찍었다. 이 역할을 맡아서 제가 좀 더 밝아진 것 같아서 좋았다"고 말했다. 신재휘는 "처음엔 너무 떨려서 영화 속 무릎 꿇는 신처럼 현장의 쉬는 시간에도 무릎 꿇고 있었다. 제 긴장감을 모든 배우들이 완화시켜줘서 나중에는 현장에서 즐거운 기억밖에 없다. 촬영하면서 점점 더 좋아지는 작품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우 장혜진(왼쪽부터), 정수정이 3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애비규환'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서예진 기자 yejin@
배우 장혜진(왼쪽부터), 정수정이 3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애비규환'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서예진 기자 yejin@
가수에서 최근에는 배우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정수정. 그는 "크리스탈도 정수정도 저다. 저는 둘 다 너무 좋고 배우로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많이 노력했다"면서 연기 호평에 감사을 표했다. 이어 "처음에 감독님과 미팅했을 때가 다이어트 중이라 볼이 쏙 들어가 있어서 임산부 역할이 안 된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다이어트는 생각하지 않고 잘 먹었고 보시다시피 통통하다"며 "임산부 느낌을 잘 살려낸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영화처럼 많은 모녀들이 실제로도 투닥투닥 할 거다. 영화가 아빠들의 소동극을 그리지만 토일이 대구로 떠나서 마주하는 일화와 옛 기억들에서 '결국 내 곁에 항상 있었던 건 엄마구나' 깨닫는다. 엄마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여정인 것"이라며 영화의 주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장혜진은 "웃음 드릴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 좋은 배우들, 감독님과 해서 제 마음 속에에도 행복하게 남아있다"고 인사했다. 강말금 역시 "최 감독 데뷔작인데 신선하고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고 멋있기도 했다"며 "이 영화를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애비규환'은 오는 12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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