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명 주연 '돌멩이' 15일 개봉
김대명, 지체장애인 석구 役
열린결말로 짙은 여운
김대명, 지체장애인 석구 役
열린결말로 짙은 여운
30대 청년 석구는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홀로 정미소를 운영하고 있다. 세수도 하지 않은 상태로 얼굴에 로션을 바르고, 후줄근한 사각팬티 차림으로 닭장 앞에 쭈그리고 앉아 달걀을 챙긴다. 마주치는 동네 꼬마들 앞에선 뭐가 그리 신나는지 연신 웃고, 정미소를 찾는 사람들에겐 마치 어린 아이들이 반가운 사람을 만날 때처럼 꽉 껴안는다.
석구는 8살 마음을 가진 지체장애인이다. 성당 '노신부'(김의성 분)의 따뜻한 보호와 정 많은 마을 사람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아빠를 찾으러 온 가출소녀 '은지'(전채은)를 만나게 되고, 자신과 비슷한 상처를 가진 듯해 보이는 그 소녀와 금세 가까워진다. 한없이 해맑은 석구에게 은지는 진짜 '친구'였다. 함께 자전거를 타고, 함께 치킨도 먹고, 함께 물고기도 잡았다. 함께하는 모든 시간이 즐겁기만 하다.
요란하게 장대비가 쏟아진 날 밤, 정미소에서 석구를 기다리던 은지에게 예기치 못한 사고가 일어난다. 순식간에 석구는 범죄자로 몰리게 되고, 자신의 세상이 송두리째 무너진다. '친구'라고 생각했던 모든 사람들이 하나둘씩 외면하기 시작하는데 '8살 어른 아이' 석구에게 너무나 가혹한 일들이 벌어진다. 영화 '증인'(2018)에서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 분)가 그랬고, '7번방의 선물'(2012)에서 6살 지능을 가진 딸바보 용구(류승룡 분)도 그랬다.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사람들은 '의심'을 먼저 했고, 결코 믿으려 하지 않았다. 석구도 마찬가지였다. 답답한데도 말은 잇지 못했고, 그저 가슴만 내리칠 뿐이었다.
'돌멩이'는 앞선 영화들처럼 주인공을 둘러싸고 벌어진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고, 억울함을 풀어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관객들은 철저하게 외면당한 석구의 상황과, 그의 감정을 따라 움직이게 된다. 그러다 과연 진실이 무엇일지, 노신부의 믿음이 맞을지, 혹시 김선생(송윤아 분)이 목격한 것이 사실일 지, 의심하고 생각하게 된다. 석구가 물가에서 즐기던 물수제비처럼 사고와 관련한 '진실'은 튀어 올랐다가 가라앉았다가 한다. 각기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 사이에서 말이다.
'미생'부터 최근 '마약왕' '슬기로운 의사생활' '국제수사'까지, 안방과 스크린에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온 김대명은 이번 영화에서 진정성 있는 열연으로 시종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대사는 몇 마디 없다. 눈빛과 표정, 행동만으로 '8살 어른아이' 석구가 처한 상황과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 냈다. '신예' 전채은은 김대명과 완벽한 호흡을 보여준다. 실제 '지은'이 아닐까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인물을 최선을 다해 소화했다. 영화를 찍을 당시 초등학교 6학년 이었단다. 여기에 송윤아, 김의성 등 연기파 배우들이 힘을 더해 영화를 묵직하게 끌고 간다.
'돌멩이'는 열린결말로 끝을 맺는다. 라스트 크래딧이 올라가는 순간 "끝났어?"라는 반응이 나올 지 모른다. 석구가 가슴을 쳤던 것 처럼, 관객 마음도 체한 듯 답답할 것이다. 그만큼 여운은 길게 남는다. 여백은 저마다 다른 관객들의 시선으로 채워질 것이다.
석구는 "나 믿어요?"라는 묵직한 한마디를 던진다. 퐁퐁 튀며 물제수비를 일으켰던 돌멩이처럼 진실은 수면 아래 가라 앉았다.
15일 개봉.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석구는 8살 마음을 가진 지체장애인이다. 성당 '노신부'(김의성 분)의 따뜻한 보호와 정 많은 마을 사람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아빠를 찾으러 온 가출소녀 '은지'(전채은)를 만나게 되고, 자신과 비슷한 상처를 가진 듯해 보이는 그 소녀와 금세 가까워진다. 한없이 해맑은 석구에게 은지는 진짜 '친구'였다. 함께 자전거를 타고, 함께 치킨도 먹고, 함께 물고기도 잡았다. 함께하는 모든 시간이 즐겁기만 하다.
요란하게 장대비가 쏟아진 날 밤, 정미소에서 석구를 기다리던 은지에게 예기치 못한 사고가 일어난다. 순식간에 석구는 범죄자로 몰리게 되고, 자신의 세상이 송두리째 무너진다. '친구'라고 생각했던 모든 사람들이 하나둘씩 외면하기 시작하는데 '8살 어른 아이' 석구에게 너무나 가혹한 일들이 벌어진다. 영화 '증인'(2018)에서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 분)가 그랬고, '7번방의 선물'(2012)에서 6살 지능을 가진 딸바보 용구(류승룡 분)도 그랬다.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사람들은 '의심'을 먼저 했고, 결코 믿으려 하지 않았다. 석구도 마찬가지였다. 답답한데도 말은 잇지 못했고, 그저 가슴만 내리칠 뿐이었다.
'돌멩이'는 앞선 영화들처럼 주인공을 둘러싸고 벌어진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고, 억울함을 풀어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관객들은 철저하게 외면당한 석구의 상황과, 그의 감정을 따라 움직이게 된다. 그러다 과연 진실이 무엇일지, 노신부의 믿음이 맞을지, 혹시 김선생(송윤아 분)이 목격한 것이 사실일 지, 의심하고 생각하게 된다. 석구가 물가에서 즐기던 물수제비처럼 사고와 관련한 '진실'은 튀어 올랐다가 가라앉았다가 한다. 각기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 사이에서 말이다.
'미생'부터 최근 '마약왕' '슬기로운 의사생활' '국제수사'까지, 안방과 스크린에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온 김대명은 이번 영화에서 진정성 있는 열연으로 시종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대사는 몇 마디 없다. 눈빛과 표정, 행동만으로 '8살 어른아이' 석구가 처한 상황과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 냈다. '신예' 전채은은 김대명과 완벽한 호흡을 보여준다. 실제 '지은'이 아닐까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인물을 최선을 다해 소화했다. 영화를 찍을 당시 초등학교 6학년 이었단다. 여기에 송윤아, 김의성 등 연기파 배우들이 힘을 더해 영화를 묵직하게 끌고 간다.
'돌멩이'는 열린결말로 끝을 맺는다. 라스트 크래딧이 올라가는 순간 "끝났어?"라는 반응이 나올 지 모른다. 석구가 가슴을 쳤던 것 처럼, 관객 마음도 체한 듯 답답할 것이다. 그만큼 여운은 길게 남는다. 여백은 저마다 다른 관객들의 시선으로 채워질 것이다.
석구는 "나 믿어요?"라는 묵직한 한마디를 던진다. 퐁퐁 튀며 물제수비를 일으켰던 돌멩이처럼 진실은 수면 아래 가라 앉았다.
15일 개봉.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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