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의 밤', 韓영화 유일 제77회 베니스영화제 비경쟁 부문 초청
박훈정 감독, 베니스영화제 화상 기자회견
"영화의 배경 제주도, 또 하나의 주인공"
외신 "흥미로운 액션·유혈 장면"
박훈정 감독, 베니스영화제 화상 기자회견
"영화의 배경 제주도, 또 하나의 주인공"
외신 "흥미로운 액션·유혈 장면"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된 박훈정 감독의 신작 '낙원의 밤'이 흥미진진한 액션과 유혈 장면이 아름다운 제주도와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는 평을 받았다.
'낙원의 밤'은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의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프리미어 상영됐다. 한국 장편 영화가 베니스영화제에 초청된 것은 2016년 김지운 감독의 '밀정' 이후 4년 만이다. 또한 올해 공식 초청작 중 유일한 한국영화로 그 의미를 더한다.
박 감독은 '낙원의 밤'으로 베니스영화제에 첫 초청됐다. 아쉽게도 '낙원의 밤' 팀은 코로나19의 확산을 우려해 현지에 직접 참석하진 않았다. 박 감독은 화상 연결을 통해 인사를 전했다.
'낙원의 밤'은 조직의 타깃이 된 한 남자와 삶의 끝에 서 있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엄태구, 전여빈, 차승원 등이 주연을 맡았다. '낙원의 밤' 기자회견 진행을 맡은 엘레나 폴라키 프로그래머는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고 박 감독을 소개했다. 엘레나 폴라키는 몇 해 전 박 감독의 작품 'VIP'를 영화제에 초청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표하며 "이번에 '낙원의 밤'으로 초청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감독은 화상을 통해 "직접 참석 못한 것이 아쉽고 안타깝다. 아까 소개가 됐듯 못 가게 된 게 두 번째라 더욱 아쉽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이번 영화의 시나리오를 오래 전에 써뒀다고 밝혔다. 그는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이유에 대해 "제주도라는 공간을 좋아한다. 한국에 있는 아름다운 섬들 중에 하나이면서 내륙과는 또 다른 분위기와 환경을 갖고 있다. 나는 그 섬을 사랑한다. 그곳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고, 그에 대해서 배우들도 내용에 공감했다. 좋은 배우들과 즐겁고 행복하게 작업했다"고 밝혔다.
엘레나 폴라키 프로그래머는 아름다운 제주도에서의 혈전은 아이러니해서 더욱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제주도를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 여겼다는 박 감독은 "제주도의 아름다운, 낙원과 같은 모습을 최대한 담으려 노력했다. 실제로는 100분의 1도 못 담은 것 같아서 아쉽다"며 "아름다운 섬 안에서 세상의 끝에 몰려 있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내가 이 캐릭터들에 애정이 깊다. 그들의 마지막의 모습을 아름다운 곳에서 담고 싶었다. 그래서 제주도에서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주체적이고 결정력 있는 여성 캐릭터의 모습은 어디에서 영감을 얻었느냐는 물음에 박 감독은 "남자 캐릭터, 여자 캐릭터를 떠나 기본적으로 삶에 대한 집착이나 애착이 없는 캐릭터들을 생각했다. 죽을 날 받아놓은 사람들은 겁이 없다고 하지 않나. 이 캐릭터가 바로 그 전형적인 캐릭터"라고 답했다. 이어 "자의가 아니라 타의에 의해서 삶의 끝까지 몰려있다. 그것에 대해 초연한 캐릭터다. 특별히 남녀 캐릭터를 구별한 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외신은 '낙원의 밤'의 느와르적 재미에 대해 호평했다. 할리우드리포트는 "놀라운 캐릭터를 비롯해 흥미로운 액션과 유혈 장면 등 좋은 플롯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크린데일리는 "록밴드가 분위기 있고 낮은 음악을 연주하다 갑자기 볼륨을 매우 높이는 것처럼, 박훈정 감독은 자신의 범죄 스릴러에 활력을 밀어넣었다"고 호평했다. 다만 지나치게 늘어지는 시퀀스가 종종 있다는 지적도 받았다.
출연 배우들 가운데 차승원의 연기에 대해서도 칭찬했다. 스크린데일리는 "영화 속 가장 눈에 띄고 가장 맛깔나는 연기는 북성파의 두목인 '마'를 연기하는 차승원"이라며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 니로의 매너 있는 오버톤에 조롱조의 말투, 머리를 깔끔히 넘긴 캐릭터로 '소프라노스'(미국드라마의 마피아)의 서울 사촌같은 느낌의 캐릭터를 구현했다"고 재미있는 리뷰를 남겼다.
영화의 평가는 차치하고 코로나19로 혼란스러운 시기, '낙원의 밤'의 베니스영화제 초청은 국내 영화계에 오랜만에 들려온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한국 느와르의 명작으로 꼽히는 '신세계', 여성 느와르의 장을 연 '마녀'를 선보였던 박훈정 감독인 만큼 이번 '낙원의 밤'을 통해 보여줄 캐릭터와 액션, 그리고 미장센에 기대감이 높아진다.
박 감독은 예비 관객들에게 "영화를 재밌게 보셨으면 좋겠고 한국의 아름다운 섬에 대해서 많이 느꼈으면 좋겠다. 그 안에 있는 캐릭터들의 감정 등이 보는 분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낙원의 밤'은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의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프리미어 상영됐다. 한국 장편 영화가 베니스영화제에 초청된 것은 2016년 김지운 감독의 '밀정' 이후 4년 만이다. 또한 올해 공식 초청작 중 유일한 한국영화로 그 의미를 더한다.
박 감독은 '낙원의 밤'으로 베니스영화제에 첫 초청됐다. 아쉽게도 '낙원의 밤' 팀은 코로나19의 확산을 우려해 현지에 직접 참석하진 않았다. 박 감독은 화상 연결을 통해 인사를 전했다.
'낙원의 밤'은 조직의 타깃이 된 한 남자와 삶의 끝에 서 있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엄태구, 전여빈, 차승원 등이 주연을 맡았다. '낙원의 밤' 기자회견 진행을 맡은 엘레나 폴라키 프로그래머는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고 박 감독을 소개했다. 엘레나 폴라키는 몇 해 전 박 감독의 작품 'VIP'를 영화제에 초청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표하며 "이번에 '낙원의 밤'으로 초청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감독은 화상을 통해 "직접 참석 못한 것이 아쉽고 안타깝다. 아까 소개가 됐듯 못 가게 된 게 두 번째라 더욱 아쉽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이번 영화의 시나리오를 오래 전에 써뒀다고 밝혔다. 그는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이유에 대해 "제주도라는 공간을 좋아한다. 한국에 있는 아름다운 섬들 중에 하나이면서 내륙과는 또 다른 분위기와 환경을 갖고 있다. 나는 그 섬을 사랑한다. 그곳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고, 그에 대해서 배우들도 내용에 공감했다. 좋은 배우들과 즐겁고 행복하게 작업했다"고 밝혔다.
엘레나 폴라키 프로그래머는 아름다운 제주도에서의 혈전은 아이러니해서 더욱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제주도를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 여겼다는 박 감독은 "제주도의 아름다운, 낙원과 같은 모습을 최대한 담으려 노력했다. 실제로는 100분의 1도 못 담은 것 같아서 아쉽다"며 "아름다운 섬 안에서 세상의 끝에 몰려 있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내가 이 캐릭터들에 애정이 깊다. 그들의 마지막의 모습을 아름다운 곳에서 담고 싶었다. 그래서 제주도에서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주체적이고 결정력 있는 여성 캐릭터의 모습은 어디에서 영감을 얻었느냐는 물음에 박 감독은 "남자 캐릭터, 여자 캐릭터를 떠나 기본적으로 삶에 대한 집착이나 애착이 없는 캐릭터들을 생각했다. 죽을 날 받아놓은 사람들은 겁이 없다고 하지 않나. 이 캐릭터가 바로 그 전형적인 캐릭터"라고 답했다. 이어 "자의가 아니라 타의에 의해서 삶의 끝까지 몰려있다. 그것에 대해 초연한 캐릭터다. 특별히 남녀 캐릭터를 구별한 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외신은 '낙원의 밤'의 느와르적 재미에 대해 호평했다. 할리우드리포트는 "놀라운 캐릭터를 비롯해 흥미로운 액션과 유혈 장면 등 좋은 플롯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크린데일리는 "록밴드가 분위기 있고 낮은 음악을 연주하다 갑자기 볼륨을 매우 높이는 것처럼, 박훈정 감독은 자신의 범죄 스릴러에 활력을 밀어넣었다"고 호평했다. 다만 지나치게 늘어지는 시퀀스가 종종 있다는 지적도 받았다.
출연 배우들 가운데 차승원의 연기에 대해서도 칭찬했다. 스크린데일리는 "영화 속 가장 눈에 띄고 가장 맛깔나는 연기는 북성파의 두목인 '마'를 연기하는 차승원"이라며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 니로의 매너 있는 오버톤에 조롱조의 말투, 머리를 깔끔히 넘긴 캐릭터로 '소프라노스'(미국드라마의 마피아)의 서울 사촌같은 느낌의 캐릭터를 구현했다"고 재미있는 리뷰를 남겼다.
영화의 평가는 차치하고 코로나19로 혼란스러운 시기, '낙원의 밤'의 베니스영화제 초청은 국내 영화계에 오랜만에 들려온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한국 느와르의 명작으로 꼽히는 '신세계', 여성 느와르의 장을 연 '마녀'를 선보였던 박훈정 감독인 만큼 이번 '낙원의 밤'을 통해 보여줄 캐릭터와 액션, 그리고 미장센에 기대감이 높아진다.
박 감독은 예비 관객들에게 "영화를 재밌게 보셨으면 좋겠고 한국의 아름다운 섬에 대해서 많이 느꼈으면 좋겠다. 그 안에 있는 캐릭터들의 감정 등이 보는 분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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