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가인부터 김호중까지 '대박'곡 제조
트로트계 유일한 공동작업 작곡팀
김호중 정규앨범 전체 프로듀싱
"트로트 외 다양한 장르 선보일 것"
트로트계 유일한 공동작업 작곡팀
김호중 정규앨범 전체 프로듀싱
"트로트 외 다양한 장르 선보일 것"
"트로트 붐이 불지 않았을 때도 저희는 항상 같은 자리에 있었습니다. 한 곡 한곡 꾸준하게 열심히 만들었는데 이제야 꽃을 피우는 것 같아 신기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요즘 트로트 업계에서 가장 바쁜 이들을 꼽으라면 단연 작곡가 알고보니 혼수상태(김경범, 김지환)다. TV조선 '미스트롯'이 나은 최고의 스타 송가인부터 MBC '놀면 뭐하니?'를 통해 탄생한 유재석 부캐 유산슬, 그리고 '미스터트롯'의 영탁, 정동원, 이찬원, 김호중까지 이른바 '대박'을 치고 있는 가수들 모두 알고보니 혼수상태가 만든 노래를 불렀다.
김경범(35)과 김지환(32)은 애초 플레이사운드란 팀명으로 활동하다, 최근 김경범의 가명인 '알고보니 혼수상태'로 이름을 통일했다. 김경범은 드라마 OST만 500여 곡 이상을 보유하며 '최다 OST 작곡가'로 업계에선 이미 유명했다. 김지환은 19세 때 작곡한 '샤방샤방'이 벅스 뮤지션 발굴대회서 수상, 이후 박현빈이 이 노래를 불러 히트를 치면서 '최연소 트로트 작곡가'로 이름을 알렸다.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났을까. 김경범은 "'샤방샤방'을 만든 지환이는 이미 유명했다. 첫 만남은 운명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러자 김지환도 "나도 형을 잘 알고 있었다. OST로 워낙 많이 알려져 있었다. 내가 어떤 관계자랑 곡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옆에서 시끄럽게 통화를 하더라. 트로트 어쩌고저쩌고 하길래 사기꾼인 줄 알았는데 형은 태진아 선생님과, 나는 송대관 선생님과 작업하고 있었던 것이다"라고 떠올렸다.
그 날 처음 얼굴을 마주한 두 사람은 금세 마음이 통했다. 자연스레 만남이 이어졌고, 4년 전부터 플레이사운드로 공동작업을 시작했다. 송대관의 '한 번 더', 홍진영의 '눈물비', 금잔디의 '나를 살게 하는 사람', 한혜진의 '그리워라', 신유의 '오르락 내리락', 박주희의 '청바지' 등 트로트붐이 본격적으로 불기 전부터 우리나라 대표 트로트 가수들과 함께 작업하며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했다. "공동작업을 하는 작곡 팀이 여럿 있지만 성인 가요쪽에서는 우리가 유일해요. 트로트를 만드는 사람 중 가장 젊기도 하고요. 두 사람 다 뻔한 걸 싫어합니다. 어떻게 하면 신선하고 개성있는 곡이 나올까 함께 고민하죠."
사실 두 사람의 음악 스타일은 180도 다르다. 김경범이 만든 멜로디가 슬프고 곡선적이라면 김지환은 비교적 밝고 직선적이다. 김지환은 "우리가 만든 노래에는 밝음과 슬픔이 다 있다. 서로 다른 음악 스타일이 합쳐지니 더 다양한 색깔의 곡이 탄생하더라. 혼자일 때보다 확실히 시너지가 생겼다"며 웃었다.
처음부터 순탄하진 않았지만 비슷한 또래의 두 사람은 끊임없이 소통했고, 빠른 시간에 호흡을 맞춰 나갔다. 김지환은 "사실 공동작업이라는 게 어렵다. 믿음도 있어야 하지만 욕심도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종영한 '미스트롯' 이후 알고보니 혼수상태는 그야말로 승승장구 했다.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을 탄생시킨 김광수 대표가 텐아시아에서 진행한 알고보니 혼수상태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 그들에게 직접 연락을 해 진(眞) 송가인의 음악 작업을 부탁한 것이다. 김지환은 "당시 우리나라 모든 작곡가가 송가인에게 곡을 주고 싶어했다. 그만큼 경쟁력이 치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경범은 "책임감이 막중했다. 3~4개월 동안 온전히 송가인 정규앨범에 힘을 쏟았다"고 털어놨다.
송가인의 '가인이어라' '서울의 달' 등을 직접 만들었다. 이후 알고보니 혼수상태의 실력이 업계 뿐 아니라 대중에게도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놀면 뭐하니?'를 통해 방송을 탔고, 유산슬과 송가인이 함께 부른 '이별의 버스 정류장' 편곡까지 맡게 됐다.
그리고 '미스터트롯'에서 또 한 번 제대로 터졌다. 영탁의 결승곡 '찐이야'를 작사, 작곡해 '초대박'을 터트렸다. 김호중이 결승에서 부른 '고맙소'도 알고보니 혼수상태곡이다. 김지환은 "유명한 작곡가 선배들이 '미스터트롯' 결승곡에 참여한다고 들었다"며 "TOP7 안에 우리 곡을 넣는 걸 목표로 했다. '우리가 보여줘야' 한다라는 각오로 만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김경범은 "연령 구분 없이 모두가 좋아할 수 있는 새로운 트로트를 들려드리기 위해 고민했다. 노래를 만드는 시간은 하루도 안 걸렸는데 생각하는 시간이 길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동안 뿌린 씨앗이 결실을 맺고 있다.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을 통해 트로트붐이 일어나면서 '고맙소'를 비롯해 '약손' '눈물비' '손가락 하트' 등 두 사람이 만든 많은 곡이 재조명 받고 있다. 김경범은 "요즘 정말 힘이 난다. 열심히 하는데도 '저 팀은 왜 반응이 없어'라며 업계에서 조롱 아닌 조롱도 있었다. 스트레스가 심했는데 이제야 꽃을 피우는 것 같아 신기하다"며 미소 지었다. "보통은 소속사 대표님들이 작곡가를 소개해주거나 받는 편인데, 저희는 가수들이 서로 소개해주고 먼저 찾아줍니다. 자신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고, 그로 인해 새로운 창작물이 나오니 좋아하더라고요. '이 팀이랑 작업하면 뻔하지 않다'라는 말을 많이 들어요."
'미스터트롯' 이후 더욱 주가가 상승한 알고보니 혼수상태는 지난 4월 발표한 김호중의 '나보다 더 사랑해요'를 만들면서 또 한 번 주목받았다. 이에 힘입어 김호중의 정규앨범 전체 프로듀싱을 맡게 됐다. 김지환은 "팬들에 대한 사랑이 고스란히 담길 것 같다. 김호중과 이야기 하면서 같이 만든 노래도 담긴다. 김호중이 작사를 했다. 또 트로트 이외에도 오리지널 성악곡, 리메이크 곡 등 여러 장르의 노래가 수록될 예정이다"라고 말해 기대를 높였다.
가요계를 뒤덮은 트로트 열풍에 대한 솔직한 심경은 어떨까. 김지환은 "비슷한 류의 트로트 프로그램이 너무 많이 나오다보니 대중들은 피로감을 느끼더라. 사실 우리에게도 그런 면이 없지 않다. 계속해서 새로운 걸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김경범도 "예전엔 트로트 곡 하나를 내면 3~4년 동안 활동했는데 요즘은 주기가 굉장히 빨라졌다. 음원이 너무 많이 나오는 것도 문제인 것 같다. 알려질만하고, 터질 만하면 바뀐다. 작곡가 입장에서는 허무함을 느낄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많은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곧 '미스트롯2'도 시작될 예정이다. 어찌됐든 누군가에겐 기회이자 도전의 장이다. 알고보니 혼수상태는 이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김경범은 "누군가가 부르지 않은 명곡을 찾았으면 좋겠다. 많은 참가자들이 비슷한 곡을 준비해서 겹치는 경우가 많다더라. 곡 선택도 실력이다. 자신에게 맞는 곡을 많이 찾아 놔야 한다. 미션이 있기 때문에 정통, 세미 트로트,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무엇보다 저희는 트로트를 좋아해요. 당장 불안하고 초조할 때도 있었지만 계속했던 이유는 좋았기 때문이에요. '지금 하면 돈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하기보다, 이 선율이 정통인가 세미인가, 왜 꺾는가 등 트로트를 이해하고, 정복하며 작업 하면 좋겠습니다. 좋아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공부해야 우리 가수들에게 다양한 옷을 입혀줄 수 있을 것입니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요즘 트로트 업계에서 가장 바쁜 이들을 꼽으라면 단연 작곡가 알고보니 혼수상태(김경범, 김지환)다. TV조선 '미스트롯'이 나은 최고의 스타 송가인부터 MBC '놀면 뭐하니?'를 통해 탄생한 유재석 부캐 유산슬, 그리고 '미스터트롯'의 영탁, 정동원, 이찬원, 김호중까지 이른바 '대박'을 치고 있는 가수들 모두 알고보니 혼수상태가 만든 노래를 불렀다.
김경범(35)과 김지환(32)은 애초 플레이사운드란 팀명으로 활동하다, 최근 김경범의 가명인 '알고보니 혼수상태'로 이름을 통일했다. 김경범은 드라마 OST만 500여 곡 이상을 보유하며 '최다 OST 작곡가'로 업계에선 이미 유명했다. 김지환은 19세 때 작곡한 '샤방샤방'이 벅스 뮤지션 발굴대회서 수상, 이후 박현빈이 이 노래를 불러 히트를 치면서 '최연소 트로트 작곡가'로 이름을 알렸다.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났을까. 김경범은 "'샤방샤방'을 만든 지환이는 이미 유명했다. 첫 만남은 운명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러자 김지환도 "나도 형을 잘 알고 있었다. OST로 워낙 많이 알려져 있었다. 내가 어떤 관계자랑 곡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옆에서 시끄럽게 통화를 하더라. 트로트 어쩌고저쩌고 하길래 사기꾼인 줄 알았는데 형은 태진아 선생님과, 나는 송대관 선생님과 작업하고 있었던 것이다"라고 떠올렸다.
그 날 처음 얼굴을 마주한 두 사람은 금세 마음이 통했다. 자연스레 만남이 이어졌고, 4년 전부터 플레이사운드로 공동작업을 시작했다. 송대관의 '한 번 더', 홍진영의 '눈물비', 금잔디의 '나를 살게 하는 사람', 한혜진의 '그리워라', 신유의 '오르락 내리락', 박주희의 '청바지' 등 트로트붐이 본격적으로 불기 전부터 우리나라 대표 트로트 가수들과 함께 작업하며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했다. "공동작업을 하는 작곡 팀이 여럿 있지만 성인 가요쪽에서는 우리가 유일해요. 트로트를 만드는 사람 중 가장 젊기도 하고요. 두 사람 다 뻔한 걸 싫어합니다. 어떻게 하면 신선하고 개성있는 곡이 나올까 함께 고민하죠."
사실 두 사람의 음악 스타일은 180도 다르다. 김경범이 만든 멜로디가 슬프고 곡선적이라면 김지환은 비교적 밝고 직선적이다. 김지환은 "우리가 만든 노래에는 밝음과 슬픔이 다 있다. 서로 다른 음악 스타일이 합쳐지니 더 다양한 색깔의 곡이 탄생하더라. 혼자일 때보다 확실히 시너지가 생겼다"며 웃었다.
처음부터 순탄하진 않았지만 비슷한 또래의 두 사람은 끊임없이 소통했고, 빠른 시간에 호흡을 맞춰 나갔다. 김지환은 "사실 공동작업이라는 게 어렵다. 믿음도 있어야 하지만 욕심도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종영한 '미스트롯' 이후 알고보니 혼수상태는 그야말로 승승장구 했다.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을 탄생시킨 김광수 대표가 텐아시아에서 진행한 알고보니 혼수상태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 그들에게 직접 연락을 해 진(眞) 송가인의 음악 작업을 부탁한 것이다. 김지환은 "당시 우리나라 모든 작곡가가 송가인에게 곡을 주고 싶어했다. 그만큼 경쟁력이 치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경범은 "책임감이 막중했다. 3~4개월 동안 온전히 송가인 정규앨범에 힘을 쏟았다"고 털어놨다.
송가인의 '가인이어라' '서울의 달' 등을 직접 만들었다. 이후 알고보니 혼수상태의 실력이 업계 뿐 아니라 대중에게도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놀면 뭐하니?'를 통해 방송을 탔고, 유산슬과 송가인이 함께 부른 '이별의 버스 정류장' 편곡까지 맡게 됐다.
그리고 '미스터트롯'에서 또 한 번 제대로 터졌다. 영탁의 결승곡 '찐이야'를 작사, 작곡해 '초대박'을 터트렸다. 김호중이 결승에서 부른 '고맙소'도 알고보니 혼수상태곡이다. 김지환은 "유명한 작곡가 선배들이 '미스터트롯' 결승곡에 참여한다고 들었다"며 "TOP7 안에 우리 곡을 넣는 걸 목표로 했다. '우리가 보여줘야' 한다라는 각오로 만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김경범은 "연령 구분 없이 모두가 좋아할 수 있는 새로운 트로트를 들려드리기 위해 고민했다. 노래를 만드는 시간은 하루도 안 걸렸는데 생각하는 시간이 길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동안 뿌린 씨앗이 결실을 맺고 있다.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을 통해 트로트붐이 일어나면서 '고맙소'를 비롯해 '약손' '눈물비' '손가락 하트' 등 두 사람이 만든 많은 곡이 재조명 받고 있다. 김경범은 "요즘 정말 힘이 난다. 열심히 하는데도 '저 팀은 왜 반응이 없어'라며 업계에서 조롱 아닌 조롱도 있었다. 스트레스가 심했는데 이제야 꽃을 피우는 것 같아 신기하다"며 미소 지었다. "보통은 소속사 대표님들이 작곡가를 소개해주거나 받는 편인데, 저희는 가수들이 서로 소개해주고 먼저 찾아줍니다. 자신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고, 그로 인해 새로운 창작물이 나오니 좋아하더라고요. '이 팀이랑 작업하면 뻔하지 않다'라는 말을 많이 들어요."
'미스터트롯' 이후 더욱 주가가 상승한 알고보니 혼수상태는 지난 4월 발표한 김호중의 '나보다 더 사랑해요'를 만들면서 또 한 번 주목받았다. 이에 힘입어 김호중의 정규앨범 전체 프로듀싱을 맡게 됐다. 김지환은 "팬들에 대한 사랑이 고스란히 담길 것 같다. 김호중과 이야기 하면서 같이 만든 노래도 담긴다. 김호중이 작사를 했다. 또 트로트 이외에도 오리지널 성악곡, 리메이크 곡 등 여러 장르의 노래가 수록될 예정이다"라고 말해 기대를 높였다.
가요계를 뒤덮은 트로트 열풍에 대한 솔직한 심경은 어떨까. 김지환은 "비슷한 류의 트로트 프로그램이 너무 많이 나오다보니 대중들은 피로감을 느끼더라. 사실 우리에게도 그런 면이 없지 않다. 계속해서 새로운 걸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김경범도 "예전엔 트로트 곡 하나를 내면 3~4년 동안 활동했는데 요즘은 주기가 굉장히 빨라졌다. 음원이 너무 많이 나오는 것도 문제인 것 같다. 알려질만하고, 터질 만하면 바뀐다. 작곡가 입장에서는 허무함을 느낄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많은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곧 '미스트롯2'도 시작될 예정이다. 어찌됐든 누군가에겐 기회이자 도전의 장이다. 알고보니 혼수상태는 이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김경범은 "누군가가 부르지 않은 명곡을 찾았으면 좋겠다. 많은 참가자들이 비슷한 곡을 준비해서 겹치는 경우가 많다더라. 곡 선택도 실력이다. 자신에게 맞는 곡을 많이 찾아 놔야 한다. 미션이 있기 때문에 정통, 세미 트로트,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무엇보다 저희는 트로트를 좋아해요. 당장 불안하고 초조할 때도 있었지만 계속했던 이유는 좋았기 때문이에요. '지금 하면 돈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하기보다, 이 선율이 정통인가 세미인가, 왜 꺾는가 등 트로트를 이해하고, 정복하며 작업 하면 좋겠습니다. 좋아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공부해야 우리 가수들에게 다양한 옷을 입혀줄 수 있을 것입니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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