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업을 위한 여성의 애교, 상사와의 잠자리, 적나라한 조개 부수기 장면 등 구독자들은 봉지은이 남자 상사와 성관계를 가진 뒤 합격했다는 것을 암시한 장면으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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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문제의 장면을 수정한 뒤 작가의 말을 통해 고개를 숙였다. 기안84 역시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기안84의 글은 사과문이 아니라 커진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변명에 가깝다. 그 변명 역시 말도 안 되지만 말이다.

이 문장 한 줄로 기안84의 개념과 여성을 보는 사고 자체가 얼마나 엉망인지 알 수 있다. 여성이 구직을 하면서 왜 귀여움으로 승부를 봐야 하나. 대기업 취업을 목표로 하는 여성이 얼마나 많은 스펙을 쌓고 노력을 하는지, 그 수고에 비해 현실은 각박하다는 건 뉴스를 1분만 봐도 알 수 있는 문제다. 현실에서 상사의 갑질과 성추행으로 고통받는 여성이 대다수인데, 그가 정말 '고민'을 하는 '창작자'라면 진짜 현실을 풍자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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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는 현실의 부정적 현상이나 모순 따위를 빗대어 비웃는 표현이다. 언제부터 혐오와 풍자가 같은 뜻으로 쓰였나. 현실이 하나도 반영되지 않은 웹툰의 내용, 여성의 성공을 우습게 보는 태도. 기안84의 행동은 혐오가 맞다. 젠더 감성이 부족하고 무지했다는 변명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대중은 기안84보다 똑똑하다. 그리고 사회는 변하고 있다. 이번 문제는 예전처럼 '나 혼자 산다'로 철없고 순수한 모습으로 이미지 세탁할 수 없다. 문제의 심각성을 늦게라도 깨달았다면 그만 물러나는 것이 모두를 위한 선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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