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 좋게 얻은 기회잖아요. 그래서 오랫동안 팬들에게 사랑을 주고 또 사랑받으면서 활동하고 싶어요. 제대로 된 준비 없이 하면 오래 못 간다는 조언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신중하게 고민하고 방향을 잡고 있어요.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만큼 조심하겠습니다."
그룹 유키스의 수현이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에 출연하면서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다. 수현이 출연한 영상은 250만 뷰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고, 수현이라는 이름 대신 '수현 오피피에이(OPPA)'라는 애칭까지 얻으며 대세로 떠올랐다. 팀의 메인 보컬로 본업을 잘하는 것은 물론이고 춤을 못 추게 생겨선 춤을 잘 춰서, 몸이 부서져라 추는데 라이브가 흔들리지 않아서, 사람 좋게 나오는 호탕한 웃음도 팬들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것도 다 멋있어 보인다. 파면 팔수록 더 나오는 게 바로 수현의 매력. 지난 5일 텐아시아에서 만난 수현은 점점 더 많아지는 관심에도 더 조심하면서 활동하겠다고 다짐했다.
10. '문명특급' 수현 편이 참 재밌었어요. 수현 오피피에이 애칭을 얻는 순간부터 마지막까지 다 웃겨서 화제가 됐는데, 본인이 봐도 재밌나요? 영상 계속 찾아서 보시죠?
수현 : 솔직하게 말하자면 댓글 보러 가요. 재재님이랑 마지막에 춤추는 부분은 제가 봐도 너무 재밌어요. 촬영할 때도 즐거웠는데 편집도 너무 잘해줘서 웃기더라고요. 요즘 친구들은 어찌나 글을 잘 쓰는지 그런 말 있잖아요. '수현 오피피에이 신경 쓰인다' '수현 오피피에이에게 감겼다' '수현 오피피에이 스며든다' 이런 말들을 보는 게 너무 재밌어서 댓글 보려고 제가 출연한 문명 특급 검색해봐요.
10. '문명특급' 출연 이후에 드림콘서트' MC로도 발탁됐고 최근에는 패션 화보도 찍었죠. 제2의 전성기가 코앞까지 다가온 것 같은데.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나요?
수현 : 많이 찾아주시는 게 감사하죠. 갑자기 일도 많아지고 인터뷰도 하고 있어요. 저 지금 완전 신인의 마음이에요. 긴장도 되고 설레요. 지금 조금 바쁘게 사는 것에 적응하는 시기인 것 같아요. 행복하게 하루하룰 보내고 있습니다.
10. 팬들도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졌어요.
수현 : 사실 깜짝 놀랐어요. 문명특급 그 20분 짜리 영상을 보고 제 팬이 됐다는 사실이 많이 신기하죠. 유키스도 몰랐고 제 존재도 몰랐던 분들도 '문명특급'울 보고 팬이 됐고, 한창 활발하게 활동할 때 학생이었는데 성인이 된 지금 그때의 추억으로 팬이 되신 분들도 있더라고요.
10. 길에서 '수현 오피피에이!'라고 하면 치킨을 사준다고 했는데, 실제로 했던 사람이 있었나요? 반갑게 인사한 팬이 나타난다면 어떤 치킨을 사주고 싶으세요.
수현 : 단 한 분도 없어요. 저를 딱 보고 '어?'하고 멈칫한 분들은 봤는데 막상 다가오진 않으시더라고요. 제가 스케줄을 하고 있을 때 '수현 오피피에이'라고 하면 치킨을 당장 같이 못 먹으니까, 제가 일할 때 말고 사적인 시간에 밖에서 만난다면 치킨을 사드리죠. 꼭 같이 먹고 싶은 치킨은 BHC 치킨이요. 제가 거기 치킨을 좋아하거든요 하하. 10. 인기역주행으로 과거 영상과 짤들이 많이 업데이트 되고 있어요. 스스로 찾아보기도 하나요?
수현 : 스스로 찾아보지는 않는데 지인들이 많이 보내줘요. '0330' 방송사고 영상도 지인들이 보내줘서 봤고요. 최근에 데뷔곡 '어리지 않아'를 봤는데, 썸네일을 보고 그냥 패스했어요. 저 그때 성인이어서 어리지도 않았거든요. 썸네일만 봤는데도 재생을 못 누르겠더라고요. (웃음) 사실 '만만하니'도 보기 조금 힘들어요. 턱까지 오는 구레나룻도 웃기고 강렬한 척하는 그 표정이 정말 오그라들어요.
10. '시끄러'가 하나의 '밈'(MEME, 온라인에서 특정 단어나 콘텐츠가 유행으로 소비되는 현상)이 됐어요. 앞서 가수 비도 '깡' 역주행으로 후배들이 '깡 리믹스'를 발매했고 틴탑도 '투 유(To You)'를 2020년 버전으로 편곡해 '투 유 2020(To You 2020)'으로 발표해 음악 방송 프로그램까지 출연했는데요 '시끄러'의 재발매 욕심도 있을 것 같아요.
수현 : 무조건 하고 싶죠. 최근에 화보 촬영을 틴탑 멤버들이랑 같이 했는데 음악방송도 부럽고 최신 버전으로 노래를 발표한 것도 부럽다고 했어요. 유키스의 예전 히트곡을 재발표하는 것에 대해서 회사랑 이야기 해봤는데, 그러려면 멤버들도 데려와야 하고 현실적으로 제약이 많더라고요. 그래도 올해 한 번은 보여드리고 싶은데 정식으로 음원을 내진 못하더라도 편하게 영상을 찍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만 하고 있어요. 사실 이런 걸로 희망 고문하면 안 되잖아요. 멤버들끼리 연락도 많이 하고 잘 만나기 때문에 꿈은 이뤄지지 않을까요. (웃음)
10. 수현 하면 또 유명한 영상이 '0330' 방송 사고 영상이에요. 2011년 MBC '가요대제전' 사전녹화 후 무대를 내려가다 MBC의 실수로 틀어진 '0330'에 냅다 무릎을 꿇고 완벽한 라이브를 소화했죠. 지금은 레전드 라이브 영상 중 하나가 됐지만, 당시엔 정말 아찔했을 것 같아요.
수현 : 그때 멤버들 다 화났어요. 지상파 3사가 모두 연말에 가요 축제를 하기 때문에 당시에는 방송사별로 리믹스를 다르게 해서 그 방송에서만 볼 수 있는 무대를 준비했어요. 연습도 많이 했고 준비도 철저히 했는데 삐그덕거렸으니 화가 날 수밖에요. 무대가 끝나고 들어가던 그 길도 아직까지 기억나요. (웃음) '0330' MR이 나오는 그 짧은 순간에 노래를 할까 말까 고민을 엄청 했는데. 생방송이라는 걸 알아차리자마자 제가 고음을 질렀어요. 저 다음에 훈이도 기가 막힌 타이밍에 노래를 바로 들어가요. 유키스가 연습을 정말 많이 했기 때문에 타이밍 맞게 한 거죠. 절묘한 타이밍을 보면서 우리의 피나는 노력과 탁월한 순발력에 감탄을 하죠.
10. 그땐 그 공연이 레전드 중 하나가 될 줄 몰랐겠지만, 지금은 그게 유키스의 유명한 영상 중 하나가 됐잖아요. 지금 그 영상을 다시 보니 어떤가요?
수현 : 저는 그 무대가 창피했어요. 완벽한 유키스가 아니라 어리둥절한 표정도 싫고 허둥지둥하는 모습도 안 좋아 보였거든요. 근데 지금 그 영상의 댓글을 보면 다 칭찬이고 각자의 관점에서 본 천재적인 글이 많더라고요. 멤버 한 명 한 명 관점에서 쓴 댓글도 있고 동공 지진 다 보인다, 각 잡고 춤춘다 등등의 댓글을 보면 재밌어요. 그 댓글을 읽고 영상을 보면 또 달라 보이더라고요. 그게 너무 재밌어요. 관심을 가져주는 자체도 감사하고 좋고요. 10. '안 그렇게 생겨서 헐렁한 매력'이 팬들이 꼽는 수현의 매력 중 하나인데요. 실제 성격도 덜렁거리는 편인가요?
수현 : 완전요. 그룹 활동 할 때도 '얘들아 가사 틀리지마. 동선 틀리지마'라고 하고선 항상 제가 틀려요. 그래서 다음부터는 '틀려도 되니까 열심히만 하자'라고 말했어요. 열정만 보여주자 이런 마음이죠. 하하.
10. 실수하는 모습에서 감기는 팬들이 많은데 2% 부족한 모습에 매력이 뭔지 생각해봤나요?
수현 : 모르겠어요. '문명특급'에서 보여준 모습이 큰 것 같은데 진심으로 재밌어하고 즐기는 모습에서 순수한 모습을 보신 게 아닐까요. 꾸며낸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즐기는 모습에서 매력을 보셨을 것 같아요. 친구들은 놀리는 맛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일부러 제가 실수하길 기다리는 사람도 있어요. (웃음)
10. 인스타그램 라이브 중에 팬들에게 '아가야~'라는 애칭을 부르기도 하던데요. 이런 작은 부분에서 팬들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수현 : 가끔 진심이 툭툭 나와요. 팬들은 저한테 슈퍼스타가 됐다는 말을 해주는데 저는 팬들을 편하게 대하고 싶어요. 길거리에서 만나면 치킨을 먹으러 가는 사이, 가까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친근한 사람이요. 어렸을 때부터 본 동네 오빠 느낌으로 다가가고 싶어요. 연예인과 팬 사이에 벽 같은 게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라이브 방송을 하면 저도 모르게 마음이 편해져요. 그래도 조심스럽게 대하고 있어요. 10. 아이돌과 루머는 떼래야 뗄 수 없는 사이죠. 10년 넘는 활동 중 알게 모르게 마음 고생한 적도 많았을 것 같아요.
수현 : 사실 유키스라는 그룹의 이미지가 좋았던 적이 없었어요. 멤버의 교체와 탈퇴가 있었고 구설도 많았고 실수도 많았어요. 데뷔 초에는 팬들과의 문제 또 우리끼리의 문제도 있던 적도 있고요. 지금 생각하면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죠. 저는 군대에서 옛날 생각을 많이 했어요. 힘들기도 힘들었지만, 그때 당시 유키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들이 팬들을 더 소중하게 여기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팬들을 더 귀하게 여겨야 한다는 원동력도 된 것 같고요.
10. 2008년 데뷔 후 지금까지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 언젠지 기억하나요?
수현 : 글쎄요. 사실 뿌듯함보다는 늘 죄송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이 공존해요. 국내에선 한 번도 콘서트를 한 적 없으면서 일본에서는 활동을 많이 했어요. 국내보다는 일본 활동에 집중했던 터라 국내 컴백을 하면 음악방송에 응원해주는 팬들이 정말 고맙더라고요. 일본에서만 활동하고 왔는데 기다려주고 응원하기 위해 발걸음 해준 그 자체가 너무 감사했어요. 아직까지도 너무 감사합니다.
10. 팬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크겠어요.
수현 : 죄송하다는 말을 많이 해요. 그러면 팬들이 그런 말 하지 말고 앞으로 더 잘해주면 되지 않냐고 하더라고요. 얼마 전에 새벽에 감성에 젖어서 글을 썼어요. 과거를 돌아보고 반성하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는 글이었는데, 어떤 분이 '기다리는 거 원래 잘했으니까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천천히 열심히 해라'라는 댓글을 남겨주신 거예요. 앞으로 응원 많이 할 테니까 그걸 발판으로 더 성공하라는 응원이었죠. 그 글은 제가 나약해 보여서 지웠어요. 사실 글을 쓸 때도 다음날 지워야겠다는 마음으로 쓴 글이긴 해요. 인간 신수현의 심오하고 나약한 부분을 보여드리는 건 싫더라고요. 밝은 모습만 보여드리고 싶어요.
10. 혹시 아이돌한 걸 후회한 적도 있나요?
수현 : 절대로 후회한 적 없어요. 유키스 멤버가 된 것도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았어요.
10. 버킷리스트는 무엇인가요?
수현 : 유키스 10명 모두 모아서 무대 서는 거요. 지금 당장을 불가능에 가까운데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이뤄지지 않을까 합니다. 멤버들 다 탈퇴하고 교체되도 유키스 멤버로 함께 했던 건 사실이잖아요, 저는 10명이 무대 하는 걸 많이 상상해요. 어떤 구성으로 안무를 짜고 어떤 노래를 할 거다, 이런 것들이 머릿속에 있어요.
10. 인간 신수현의 고민은 뭔가요?
수현 : 고민이 없는 것 같아요. 사람으로서 저는 제쳐놓고 수현 오피피에이로 살아가는데 집중하고 있거든요. 그냥 가족들이 행복했으면 좋겠고 제 팬들도 팬들의 가족들도 모두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그룹 유키스의 수현이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에 출연하면서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다. 수현이 출연한 영상은 250만 뷰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고, 수현이라는 이름 대신 '수현 오피피에이(OPPA)'라는 애칭까지 얻으며 대세로 떠올랐다. 팀의 메인 보컬로 본업을 잘하는 것은 물론이고 춤을 못 추게 생겨선 춤을 잘 춰서, 몸이 부서져라 추는데 라이브가 흔들리지 않아서, 사람 좋게 나오는 호탕한 웃음도 팬들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것도 다 멋있어 보인다. 파면 팔수록 더 나오는 게 바로 수현의 매력. 지난 5일 텐아시아에서 만난 수현은 점점 더 많아지는 관심에도 더 조심하면서 활동하겠다고 다짐했다.
10. '문명특급' 수현 편이 참 재밌었어요. 수현 오피피에이 애칭을 얻는 순간부터 마지막까지 다 웃겨서 화제가 됐는데, 본인이 봐도 재밌나요? 영상 계속 찾아서 보시죠?
수현 : 솔직하게 말하자면 댓글 보러 가요. 재재님이랑 마지막에 춤추는 부분은 제가 봐도 너무 재밌어요. 촬영할 때도 즐거웠는데 편집도 너무 잘해줘서 웃기더라고요. 요즘 친구들은 어찌나 글을 잘 쓰는지 그런 말 있잖아요. '수현 오피피에이 신경 쓰인다' '수현 오피피에이에게 감겼다' '수현 오피피에이 스며든다' 이런 말들을 보는 게 너무 재밌어서 댓글 보려고 제가 출연한 문명 특급 검색해봐요.
10. '문명특급' 출연 이후에 드림콘서트' MC로도 발탁됐고 최근에는 패션 화보도 찍었죠. 제2의 전성기가 코앞까지 다가온 것 같은데.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나요?
수현 : 많이 찾아주시는 게 감사하죠. 갑자기 일도 많아지고 인터뷰도 하고 있어요. 저 지금 완전 신인의 마음이에요. 긴장도 되고 설레요. 지금 조금 바쁘게 사는 것에 적응하는 시기인 것 같아요. 행복하게 하루하룰 보내고 있습니다.
10. 팬들도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졌어요.
수현 : 사실 깜짝 놀랐어요. 문명특급 그 20분 짜리 영상을 보고 제 팬이 됐다는 사실이 많이 신기하죠. 유키스도 몰랐고 제 존재도 몰랐던 분들도 '문명특급'울 보고 팬이 됐고, 한창 활발하게 활동할 때 학생이었는데 성인이 된 지금 그때의 추억으로 팬이 되신 분들도 있더라고요.
10. 길에서 '수현 오피피에이!'라고 하면 치킨을 사준다고 했는데, 실제로 했던 사람이 있었나요? 반갑게 인사한 팬이 나타난다면 어떤 치킨을 사주고 싶으세요.
수현 : 단 한 분도 없어요. 저를 딱 보고 '어?'하고 멈칫한 분들은 봤는데 막상 다가오진 않으시더라고요. 제가 스케줄을 하고 있을 때 '수현 오피피에이'라고 하면 치킨을 당장 같이 못 먹으니까, 제가 일할 때 말고 사적인 시간에 밖에서 만난다면 치킨을 사드리죠. 꼭 같이 먹고 싶은 치킨은 BHC 치킨이요. 제가 거기 치킨을 좋아하거든요 하하. 10. 인기역주행으로 과거 영상과 짤들이 많이 업데이트 되고 있어요. 스스로 찾아보기도 하나요?
수현 : 스스로 찾아보지는 않는데 지인들이 많이 보내줘요. '0330' 방송사고 영상도 지인들이 보내줘서 봤고요. 최근에 데뷔곡 '어리지 않아'를 봤는데, 썸네일을 보고 그냥 패스했어요. 저 그때 성인이어서 어리지도 않았거든요. 썸네일만 봤는데도 재생을 못 누르겠더라고요. (웃음) 사실 '만만하니'도 보기 조금 힘들어요. 턱까지 오는 구레나룻도 웃기고 강렬한 척하는 그 표정이 정말 오그라들어요.
10. '시끄러'가 하나의 '밈'(MEME, 온라인에서 특정 단어나 콘텐츠가 유행으로 소비되는 현상)이 됐어요. 앞서 가수 비도 '깡' 역주행으로 후배들이 '깡 리믹스'를 발매했고 틴탑도 '투 유(To You)'를 2020년 버전으로 편곡해 '투 유 2020(To You 2020)'으로 발표해 음악 방송 프로그램까지 출연했는데요 '시끄러'의 재발매 욕심도 있을 것 같아요.
수현 : 무조건 하고 싶죠. 최근에 화보 촬영을 틴탑 멤버들이랑 같이 했는데 음악방송도 부럽고 최신 버전으로 노래를 발표한 것도 부럽다고 했어요. 유키스의 예전 히트곡을 재발표하는 것에 대해서 회사랑 이야기 해봤는데, 그러려면 멤버들도 데려와야 하고 현실적으로 제약이 많더라고요. 그래도 올해 한 번은 보여드리고 싶은데 정식으로 음원을 내진 못하더라도 편하게 영상을 찍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만 하고 있어요. 사실 이런 걸로 희망 고문하면 안 되잖아요. 멤버들끼리 연락도 많이 하고 잘 만나기 때문에 꿈은 이뤄지지 않을까요. (웃음)
10. 수현 하면 또 유명한 영상이 '0330' 방송 사고 영상이에요. 2011년 MBC '가요대제전' 사전녹화 후 무대를 내려가다 MBC의 실수로 틀어진 '0330'에 냅다 무릎을 꿇고 완벽한 라이브를 소화했죠. 지금은 레전드 라이브 영상 중 하나가 됐지만, 당시엔 정말 아찔했을 것 같아요.
수현 : 그때 멤버들 다 화났어요. 지상파 3사가 모두 연말에 가요 축제를 하기 때문에 당시에는 방송사별로 리믹스를 다르게 해서 그 방송에서만 볼 수 있는 무대를 준비했어요. 연습도 많이 했고 준비도 철저히 했는데 삐그덕거렸으니 화가 날 수밖에요. 무대가 끝나고 들어가던 그 길도 아직까지 기억나요. (웃음) '0330' MR이 나오는 그 짧은 순간에 노래를 할까 말까 고민을 엄청 했는데. 생방송이라는 걸 알아차리자마자 제가 고음을 질렀어요. 저 다음에 훈이도 기가 막힌 타이밍에 노래를 바로 들어가요. 유키스가 연습을 정말 많이 했기 때문에 타이밍 맞게 한 거죠. 절묘한 타이밍을 보면서 우리의 피나는 노력과 탁월한 순발력에 감탄을 하죠.
10. 그땐 그 공연이 레전드 중 하나가 될 줄 몰랐겠지만, 지금은 그게 유키스의 유명한 영상 중 하나가 됐잖아요. 지금 그 영상을 다시 보니 어떤가요?
수현 : 저는 그 무대가 창피했어요. 완벽한 유키스가 아니라 어리둥절한 표정도 싫고 허둥지둥하는 모습도 안 좋아 보였거든요. 근데 지금 그 영상의 댓글을 보면 다 칭찬이고 각자의 관점에서 본 천재적인 글이 많더라고요. 멤버 한 명 한 명 관점에서 쓴 댓글도 있고 동공 지진 다 보인다, 각 잡고 춤춘다 등등의 댓글을 보면 재밌어요. 그 댓글을 읽고 영상을 보면 또 달라 보이더라고요. 그게 너무 재밌어요. 관심을 가져주는 자체도 감사하고 좋고요. 10. '안 그렇게 생겨서 헐렁한 매력'이 팬들이 꼽는 수현의 매력 중 하나인데요. 실제 성격도 덜렁거리는 편인가요?
수현 : 완전요. 그룹 활동 할 때도 '얘들아 가사 틀리지마. 동선 틀리지마'라고 하고선 항상 제가 틀려요. 그래서 다음부터는 '틀려도 되니까 열심히만 하자'라고 말했어요. 열정만 보여주자 이런 마음이죠. 하하.
10. 실수하는 모습에서 감기는 팬들이 많은데 2% 부족한 모습에 매력이 뭔지 생각해봤나요?
수현 : 모르겠어요. '문명특급'에서 보여준 모습이 큰 것 같은데 진심으로 재밌어하고 즐기는 모습에서 순수한 모습을 보신 게 아닐까요. 꾸며낸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즐기는 모습에서 매력을 보셨을 것 같아요. 친구들은 놀리는 맛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일부러 제가 실수하길 기다리는 사람도 있어요. (웃음)
10. 인스타그램 라이브 중에 팬들에게 '아가야~'라는 애칭을 부르기도 하던데요. 이런 작은 부분에서 팬들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수현 : 가끔 진심이 툭툭 나와요. 팬들은 저한테 슈퍼스타가 됐다는 말을 해주는데 저는 팬들을 편하게 대하고 싶어요. 길거리에서 만나면 치킨을 먹으러 가는 사이, 가까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친근한 사람이요. 어렸을 때부터 본 동네 오빠 느낌으로 다가가고 싶어요. 연예인과 팬 사이에 벽 같은 게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라이브 방송을 하면 저도 모르게 마음이 편해져요. 그래도 조심스럽게 대하고 있어요. 10. 아이돌과 루머는 떼래야 뗄 수 없는 사이죠. 10년 넘는 활동 중 알게 모르게 마음 고생한 적도 많았을 것 같아요.
수현 : 사실 유키스라는 그룹의 이미지가 좋았던 적이 없었어요. 멤버의 교체와 탈퇴가 있었고 구설도 많았고 실수도 많았어요. 데뷔 초에는 팬들과의 문제 또 우리끼리의 문제도 있던 적도 있고요. 지금 생각하면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죠. 저는 군대에서 옛날 생각을 많이 했어요. 힘들기도 힘들었지만, 그때 당시 유키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들이 팬들을 더 소중하게 여기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팬들을 더 귀하게 여겨야 한다는 원동력도 된 것 같고요.
10. 2008년 데뷔 후 지금까지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 언젠지 기억하나요?
수현 : 글쎄요. 사실 뿌듯함보다는 늘 죄송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이 공존해요. 국내에선 한 번도 콘서트를 한 적 없으면서 일본에서는 활동을 많이 했어요. 국내보다는 일본 활동에 집중했던 터라 국내 컴백을 하면 음악방송에 응원해주는 팬들이 정말 고맙더라고요. 일본에서만 활동하고 왔는데 기다려주고 응원하기 위해 발걸음 해준 그 자체가 너무 감사했어요. 아직까지도 너무 감사합니다.
10. 팬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크겠어요.
수현 : 죄송하다는 말을 많이 해요. 그러면 팬들이 그런 말 하지 말고 앞으로 더 잘해주면 되지 않냐고 하더라고요. 얼마 전에 새벽에 감성에 젖어서 글을 썼어요. 과거를 돌아보고 반성하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는 글이었는데, 어떤 분이 '기다리는 거 원래 잘했으니까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천천히 열심히 해라'라는 댓글을 남겨주신 거예요. 앞으로 응원 많이 할 테니까 그걸 발판으로 더 성공하라는 응원이었죠. 그 글은 제가 나약해 보여서 지웠어요. 사실 글을 쓸 때도 다음날 지워야겠다는 마음으로 쓴 글이긴 해요. 인간 신수현의 심오하고 나약한 부분을 보여드리는 건 싫더라고요. 밝은 모습만 보여드리고 싶어요.
10. 혹시 아이돌한 걸 후회한 적도 있나요?
수현 : 절대로 후회한 적 없어요. 유키스 멤버가 된 것도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았어요.
10. 버킷리스트는 무엇인가요?
수현 : 유키스 10명 모두 모아서 무대 서는 거요. 지금 당장을 불가능에 가까운데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이뤄지지 않을까 합니다. 멤버들 다 탈퇴하고 교체되도 유키스 멤버로 함께 했던 건 사실이잖아요, 저는 10명이 무대 하는 걸 많이 상상해요. 어떤 구성으로 안무를 짜고 어떤 노래를 할 거다, 이런 것들이 머릿속에 있어요.
10. 인간 신수현의 고민은 뭔가요?
수현 : 고민이 없는 것 같아요. 사람으로서 저는 제쳐놓고 수현 오피피에이로 살아가는데 집중하고 있거든요. 그냥 가족들이 행복했으면 좋겠고 제 팬들도 팬들의 가족들도 모두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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