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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호, 건나블리+셋째와 함께 '슈돌' 컴백
김연경·허훈, 솔직 입담으로 예능 주가↑
현역 선수들의 슬기로운 '투잡생활'
신선한 얼굴 찾는 방송국도 '활짝'
축구 선수 박주호(왼쪽부터), 배구 선수 김연경, 농구 선수 허훈 /사진= KBS, JTBC, MBC 제공
축구 선수 박주호(왼쪽부터), 배구 선수 김연경, 농구 선수 허훈 /사진= KBS, JTBC, MBC 제공
스포츠 스타들의 방송 출연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과거 운동 선수들이 시즌이 끝나면 이따금씩 모습을 비추기도 했지만, 은퇴 선수가 아닌 현역 선수들의 매체 노출이 이처럼 과감해진 건 최근에서야 일어난 현상이다. 몇몇 스타 선수들의 눈부신 활약을 시작으로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시즌 프로농구 MVP를 수상한 허훈은 지난 22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자신의 연봉, 국가대표 발탁 논란 등 민감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방송에서 허훈은 "방송을 나가고 많이 알아봐주신다. 더 유명해지고 싶은 생각도 있다"며 "은퇴 후 지도자 생활이 잘 안 풀리면 연예계 진출할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연봉에 대한 질문을 받고선 "올해 프로 3년차인데 최대 인상률인 126%를 찍었다"며 "현재 연봉은 3억 4천만 원을 받는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허훈은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혈연 농구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아버지가 국가대표 감독일때 저와 형을 동시에 뽑아서 논란이 됐다. 농구 선수 최초로 국민 청원에 오를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안 좋게 보시는 분들이 워낙 많아서 아버지와 어색해졌다"면서 "그때 아버지가 약주를 많이 하셨다. 마침 우승도 못해서 온갖 비난을 저희 가족이 다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그런 과거가 있기에 성숙해지고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었다"면서 덤덤하게 웃었다.

솔직하고 당차게 자신의 입담을 뽐낸 허훈은 부친인 허재와 함께 SBS '정글의 법칙' 출연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두 사람은 JTBC '뭉쳐야 찬다'에 출연해 환상의 호흡을 선보인 바 있어, 두 부자의 합류 여부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축구선수 박주호와 딸 나은이, 아들 건후 /사진= KBS 제공
축구선수 박주호와 딸 나은이, 아들 건후 /사진= KBS 제공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에 출연해 큰 인기를 얻은 축구선수 박주호는 셋째와 함께 돌아올 예정이다.

2018년 8월 '슈돌'에 첫 출연한 박주호는 '건나블리'라는 별명을 얻은 나은이, 건후와 함께 1년 5개월 가량 맹활약했다. 첫째 딸 나은이와 막내 아들 건후는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전국민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세 가족은 지난 1월 셋째 출산을 위해 잠시 스위스로 떠나면서 '슈돌'에서 하차했다. 앞서 '2019 KBS 연예대상'에서 "내년에 세 아이의 아빠로 찾아뵙겠다"고 약속한 박주호가 약 6개월 만에 복귀하면서 많은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태어난 셋째 진우에 대한 궁금증이 크다. 여기에 형이 된 건후와 두 동생을 살펴야 하는 나은이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세 아이와 육아일기를 다시 쓰게 된 박주호는 현재 제작진과 첫 촬영 일정을 조율 중이다.

오랜 유럽 활동을 접고 국내로 돌아온 배구 선수 김연경도 MBC '놀면 뭐하니', SBS '집사부일체', JTBC '아는 형님' 등 인기 예능에 골고루 출연하며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김연경은 이미 '식빵 언니'라는 캐릭터로 수차례 예능 프로그램에서 걸크러쉬 매력을 뽐낸 바 있어 각종 방송에서 '믿고 쓰는 게스트'로 거듭났다. 보통 여러 명의 게스트가 함께 나오는 '아는 형님'에 그가 단독 출연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배구 선수 김연경(위부터), 이다영, 이재영 /사진= SBS, 채널A 제공
배구 선수 김연경(위부터), 이다영, 이재영 /사진= SBS, 채널A 제공
한국 여자 배구의 또 다른 스타 선수 이재영, 이다영 자매는 오는 8월 첫 방송될 E채널 '노는 언니'에 출연한다. 앞서 채널A '아이콘택트'에 출연해 큰 화제를 모았던 두 사람은 첫 예능 고정을 맡아 본격적인 방송 활동에 돌입한다.

'노는 언니'는 여성 스포츠 스타들이 운동에 매진하느라 그동안 놓치고 살았던 것들에 도전하며 놀아보는 프로그램. 전 골프 감독 박세리를 비롯해 전 펜싱 선수 남현희,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곽민정 등이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공개된 티저 영상에선 쌍둥이 스타 이재영, 이다영이 끼쟁이 자매의 면모를 선보였다. 두 사람은 화끈한 입담을 자랑하며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줘 많은 배구 팬들을 설레게 했다.

이처럼 과거 현역 선수들이 방송 출연을 꺼리는 분위기와 다르게 많은 스포츠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예능 출연에 뛰어들고 있다. 방송 활동 후 성적이 떨어지면 비난을 받을 수 있겠지만 최근에는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많다'는 분위기가 선수들 사이에 퍼져 있다.

방송을 통해 스포츠 선수들에게 '입덕'한 팬들은 그들을 보기 위해 경기장으로 향한다. 실제로 지난해 현주엽 전 농구 감독이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뒤 그의 구단이 리그 전체 관중 동원 1위 팀에 올랐다.

허훈도 "내가 미디어에 많이 노출되면 팀 홍보도 되니까 인센티브를 받는다"며 "10개 구단 중 (미디어 인센티브는) 내가 최초다. 다른 선수들은 농구 기록으로 (인센티브를) 받는데 내가 해달라고 먼저 요청했다"고도 했다. '슈돌'을 통해 큰 사랑을 받은 이동국, 박주호는 프로 축구 선수 중 가장 많은 SNS 팔로워를 보유한 선수로 손 꼽힌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부분의 프로 리그가 중단되거나 무관중으로 열리는 것도 영향을 끼쳤다. 연예인과 마찬가지로 팬들의 응원, 관심으로 힘을 얻는 운동 선수들은 방송을 통해서 팬들과 호흡하고 소통할 수 있게 됐다.

이들의 달라진 태도는 방송가에서도 반기는 분위기다. 대부분의 스포츠 선수들은 이미 높은 인지도를 확보해 화제성을 갖고 있으며, 색다른 이야기를 통해 신선함을 안겨줄 수 있다. 앞으로도 이들의 활발한 방송 활동을 기대해볼 수 있는 이유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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