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접적인 폭력을 가해야 폭력인 걸까, 정신적으로 한 사람을 옭아매고 벼랑 끝까지 몰고 간 것도 폭력이다. 권민아의 글을 종합해보면 지민은 권민아를 지속적으로 가스라이팅 했다. 이유 없는 괴롭힘으로 한 사람을 극한으로 몰고 갔다. 권민아도 물었다 '대체 날 싫어한 이유가 뭐야?'라고. 권민아도 "나는 (지민) 언니 때문에 정신병을 얻었다. 10년을 괴롭힘을 당했고, 참았다. AOA 탈퇴도 싫었지만 지민 언니 때문에 나갔다. 신경안정제와 수면제로 잠을 잤고, 자살 시도를 했어도 엄마와 친언니는 지민 언니에게 화도 못 냈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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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아가 고통을 호소할 동안 지민과 그의 소속사는 뭘 했을까. FNC 관계자는 모든 전화와 문자를 외면했고, 지민은 자신의 SNS 스토리에 '소설'이라고 남겼다가 빠르게 삭제했다. 그후 권민아가 실시간으로 올린 글에서 지민의 민낯이 드러났다. 권민아가 고통을 토로할 동안 지민은 잘 잤다. 사태가 커지자 권민아의 집으로 온 지민은 '미안한 얼굴'이 아니라 '화가 난 상태'로 왔다.
두 사람은 대화를 하기 위해 만났지만, 가해자인 지민은 화가 났고 피해자인 권민아는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준 것 같아 미안했다. 권민아는 "처음에 지민언니는 화가 난 상태로 들어와 어이가 없었다. ' 이게 사과 하러 온 사람의 표정이냐'고 물었다. 실랑이를 하다가 지민 언니는 '칼 어딨냐. 내가 죽으면 되겠냐'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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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아는 '빌었다'는 지민의 사과문을 보고 "빌었다니? 가기 전에 할 말은 하고 가겠다. 어제는 내가 바른 길로 가기 위해서 그랬다고 했지 않냐"며 "그런 사람이 숙소에 남자 데리고 와서 ㅅㅅ(성관계)했냐"고 폭로하면서 " 끝까지 사과하기 싫고, 나 싫어하는 건 알겠다. 들어올 때 그 눈빛 나 절대 안 잊을게. 죽어서 똑같이 되돌려줄게. 언니가 이겼어. 내가 졌어. 결국 내가 졌어"라고 자포자기한 듯한 글을 남겼다.

FNC와 지민은 틀렸다. 사과할 대상은 대중이 아니라 권민아다. 지민이 10년 동안 권민아를 괴롭힐 동안 대중은 몰랐고, FNC엔터테인먼트는 방관했다. 대중은 민아의 폭로로 그의 고통 중 일부만을 이제야 알았을 뿐이다. 사람을 미치게 만들어놓고 제대로 된 사과 한 줄도 없고 반성의 기미 조차 없다. 소속 아티스트로 활동했던 사람에 대한 예의와 존중도 찾아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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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C는 오늘(6일) 컴백할 SF9에 대한 보도자료도 준비했고, 온라인 쇼케이스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런 건 참 빠르고 정확하다. 권민아와 지민에 대한 입장도 빠르고 정확했다면 이 정도로 불명예스럽진 않았을 것이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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