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배에게 닿으려 할 때마다 “안 돼, 잡지 마. 떨어져”라는 내면의 소리를 들은 여린(정다은 분)은 심란한 마음에 우연히 쌍갑포차로 들어섰다. “연애 못 할 운명”이라 토로하던 여린은 금세 쌍갑주 한 잔을 마시고 ‘그승’ 속 경면주사의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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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전생에서 목격한 또 다른 사실이 있었다. 한 무당을 죽이고 집에 불까지 질렀다는 것. 그 무당이 자신의 어머니임을 직감한 월주는 귀반장을 찾아가 드디어 전생의 진실을 듣게 됐다. 어머니가 죽던 그날, 세자는 월주에게 청혼하려 했으나 원형은 그 사실을 숨겨 세자를 배신자로 만들었다. 자신의 여동생을 세자와 혼인시키기 위해서였다. 모든 걸 망친 원형에게 “가장 행복해야 할 순간에 모든 것을 빼앗기는 참담함이 어떤 것인지 똑같이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는 세자는 가례 당일 그를 역모죄로 잡아들였다. “월주를 제거한 것은 이 나라의 근간을 세우기 위한 저의 충심이었다”는 원형의 목에 칼을 휘둘렀고, 월주가 목을 맨 신목(神木) 앞에서 전하지 못한 청혼 옥반지를 꼭 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진실을 모두 털어놓고 “네 곁에 있을 수 없고, 널 지킬 수 없다면 진실이 다 무슨 소용이냐”며 말만 앞섰던 세자가 아닌, 지켜주겠단 약속을 행동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귀반장. “늦었지만 그 약속, 꼭 지키고 싶었어”라며 500년이 지나서야 옥반지를 월주의 손에 끼워줄 수 있었다. 길고도 오랜 시간이 흘러 사랑하는 연인의 애틋한 약속이 다시 맺어진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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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도 1건만 남았고, 세자에 대한 오해도 푼 월주. 그러나 귀반장에게 차마 밝히지 못한 비밀이 있었다. 둘 사이에 아이가 있었고, 부정한 신목의 영혼이 들어간 그 아이가 환생을 거듭하며 힘든 삶을 살고 있어 자신이 오랜 시간 인간의 한풀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쌍갑포차에 전에 없던 핑크빛 분위기를 감지하고는 월주와 귀반장이 전생의 연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강배조차도 그가 알고 있는 월주의 비밀을 말할 수 없었다.
마음을 다잡고 이틀 안에 한 건만 해결하면 되는 상황에 집중하기로 한 월주. 그런데 쌍갑포차를 찾아온 염부장과 대화를 나누던 중, 그의 몸에 악귀 원형이 빙의됐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염부장의 몸에서 나온 원형은 “나 역시 세자에게 억울하게 죽었어. 너만 껴들지 않았어도 이 세상은 전부 다 내 거였다”며 월주의 목을 졸랐고, 강배가 이를 말리려 달려들었다. 그 순간, 신목을 감쌌던 불빛이 강배의 몸을 휘감았다. 전생의 아픈 사연을 모두 가진 신목 앞에 나타난 자. 눈동자 속에 분노와 슬픔을 품고 있는, 바로 신목의 영혼이 깃든 강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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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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