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세븐 진영, tvN '화양연화'서 20대 한재현 役
유지태와 2인 1역, 과거와 현재 교차
전소니와 애틋한 로맨스로 첫사랑의 향수 자극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했어요"
유지태와 2인 1역, 과거와 현재 교차
전소니와 애틋한 로맨스로 첫사랑의 향수 자극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했어요"
"저에게 있어서 이번 작품은 연기 인생의 '화양연화'가 시작되는 작품이 될 것 같아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계단 같다고나 할까요? 이제야 한 계단 오른 것 같아요. 앞으로 수많은 계단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나아가야죠. 무엇보다 가장 크게 얻은 건 사람이에요. 감독님을 비롯한 스태프들, 선배님들과 동료 배우들 모두 너무 좋았죠. 초반에는 스케줄이 안 맞을까 봐 걱정도 했는데 감독님께서 “안 되더라도 같이 해보자. 진영아”라고 말해줬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작품에 더 깊게 빠져야겠구나'라고 생각했죠.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나를 받아준 것에 너무 고마웠어요."박진영이 가수의 이미지를 벗고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했다. 지난 14일 종영한 tvN 드라마 '화양연화 - 삶이 꽃이 되는 순간'(이하 '화양연화')을 통해서다. 극 중 과거 한재현(유지태 분) 역으로 열연했다. 박진영이 연기한 한재현은 연희대학교 수석입학 법학과 91학번으로 뜨거운 신념과 냉철한 판단력을 통해 운동권의 핵심 멤버로 자리 잡은 인물이다.
박진영은 정의로운 법대생부터 전소니와의 애틋한 로맨스,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까지 인물의 다채로운 감정선을 탁월하게 표현하며 호평을 끌어냈다.
2012년 KBS 2TV 드라마 '드림하이 2'를 통해 배우로 먼저 데뷔한 박진영은 그해 5월 JJ Project의 싱글 앨범 'Bounce'를 발매하며 가요계에 등장했다. 이후 2014년 1월 갓세븐의 미니 1집 'Got it?'을 시작으로 'A', '딱 좋아'(Just right), '니가 하면', '하드캐리', '네버 에버'(Never Ever), '럴러바이(Lullaby)' 등을 발표하며 정상급 아이돌로 자리매김했다.
작품 활동도 꾸준히 이어갔다.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 '사랑하는 은동아', '푸른 바다의 전설', '미술학교', '사이코메트리 그녀석' 등에 나오며 연기 내공을 착실히 다졌다.
'화양연화'의 대본에 끌려 출연을 결심했다는 박진영. 그는 "대본을 처음 봤을 때 너무 하고 싶었다. 그러나 앨범 준비와 시기가 겹쳐서 스케줄이 쉽지 않았다"면서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오디션을 봤다. 감사하게도 감독님이 뽑아줬고 일정 조정도 잘 돼서 작품에 합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출연 이후 멤버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박진영은 "유겸이랑 집에서 밥을 함께 먹으며 방송을 본 적 있다"면서 "유겸이가 가장 관심 있게 봐줬다. 다른 멤버들도 재밌게 봤다고 그러더라"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내가 알아서 잘할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멤버들과 디테일한 피드백을 주고받지 않는다. 툭 지나가는 느낌으로 '잘 봤어'라고 말하는 정도"라며 "뱀뱀은 ('화양연화'를) 안 봤는데도 '형 연기 늘었어'라고 하더라. '사이코메트리 그녀석' 때도 그랬다. 참 달콤하고 씁쓸한 말"이라며 웃었다. "유지태 선배님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다는 건 엄청난 부담이었어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바통을 주고받는 형식이었기 때문이죠. 제가 잘못하면 캐릭터의 서사가 붕괴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걱정이 컸어요. 피지컬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지만 드라마적 허용이라고 생각하고 작품에 들어갔죠. 하하"
박진영은 유지태와 2인 1역을 맡아 현재와 과거를 교차하며 인물의 서사를 세밀하게 그려냈다. 그는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첫사랑의 향수를 자극하며 깊은 여운을 선사했다. 극 중 한재현과의 싱크로율에 관해 박진영은 "진지한 면은 90% 비슷하다. 나도 편한 사람들과 있을 때는 농담이나 장난을 많이 친다"면서 "하지만 일할 때만큼은 엄청 진지하다. 신념을 갖고 밀어붙이는 점은 한재현과 어느 정도 비슷하다. 사람들이 진실을 몰라주더라도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밀고 나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스타일이지만 타협하는 면도 살짝 있다"면서 "한재현을 연기하면서 위로하는 방법을 닮고 싶더라. 상대가 기분 나쁘지 않게끔 위로하는 걸 잘하는 게 부러웠다"고 이야기했다.
극 중 연인이자 윤지수(이보영 분)의 20대를 연기한 전소니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박진영은 "이번 작품을 통해 전소니를 처음 만났다. 겪어보니 굉장히 물 같은 사람이더라"라면서 "내가 무언가를 할 때 거기에 맞춰서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연기를 보여줬다. 그 덕에 많이 의지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또한 "나는 현장에 갈 때 철저하게 준비해서 가는 편이다. 그로 인해 표현적인 한계를 겪기도 한다"며 "반면 전소니는 현장의 흐름에 따라 여러 가지를 도전하는 스타일 같더라. 그런 점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박진영은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과거 한재현과 윤지수가 바닷가에 놀러간 장면을 꼽았다. 그는 "풀샷으로 찍어서 시청자들은 잘 못 봤겠지만 날씨가 추울 때라 벌벌 떨면서 촬영했다"면서 "방송에서는 배경 음악이 들어가서 우리의 목소리가 안 들렸지만, 현장에서는 '엄청 춥다'고 소리치면서 찍었다. 겨울 바다의 온도는 얼음장 같았다"며 웃었다. 배우와 가수를 병행하면서 어려움은 없었을까. 박진영은 "두 가지의 활동을 병행한다는 건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라면서 "연기를 하는 건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자신에 대해 잘 알아야 어떤 일을 하든 간에 중심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내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런데 연기를 하면서 캐릭터와 비슷한 점을 찾게 되더라"라며 "나도 몰랐던 내 모습을 발견하면서 '내가 이런 걸 좋아했구나'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주어진 배역과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박진영. 그는 "하고 싶은 역할이 너무 많다. 오랫동안 가리는 것 없이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며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배우로서 이제 시작하는 단계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작품을 통해 나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며 "그 이후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작품을 봐준 모든 분에게 감사합니다. 한재현이라는 인물을 만나 많이 초라해지는 순간이 있었어요. '내가 과연 저 상황에 놓이면 정의로운 결정과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 저 시대를 살았다면 나는 어디로 흘러갔을까?'라는 질문 속에서 한없이 부끄러웠죠. 비록 드라마일지라도 현실과 정의 속에서 자신의 신념이 시키는 대로 나아가는 한재현의 모습에서 내가 바라는 이상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작은 나를 받아준 한재현이 정말 고마웠고 한재현을 만들어준 감독님과 작가님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배우 선배님과 동료들이 없었다면 한재현은 완성되지도 못했을 거예요. 제목처럼 삶이 꽃이 되는 순간이 언제나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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