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입니다’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유쾌하면서도 현실적으로 풀어냈다. 보편적인 ‘가족’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시작은 평범하지 않았다. 사소한 오해로 사이가 틀어졌지만 안 봐도 비디오라는 듯 서로의 반응을 찰떡같이 예상하는 자매, 서로의 등을 바라보는 게 익숙하고 켜켜이 묵혀온 세월이 묻어나는 부모님의 말다툼은 지극히 현실적이었다.
ADVERTISEMENT
이날 방송은 평범한 가족의 흔한 일상으로 시작됐다. 등산가는 남편 김상식(정진영 분)의 묵은지 타령마저 여느 날과 다름없던 평범한 아침, 출근 핑계로 전화도 받지 않는 둘째 김은희(한예리 분)에게 섭섭함을 토로하던 이진숙(원미경 분)은 가족회의를 소집한다. 엄마의 갑작스러운 회동은 이들 가족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막내 김지우(신재하 분)를 대동해 첫째 김은주(추자현 분)의 집에 찾아온 이진숙은 사위 윤태형(김태훈 분)까지 불러놓고 ‘졸혼’을 선언한 것.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던 깜짝 발언이었지만 아빠 김상식과 상의, 동의까지 마쳤다는 엄마의 말은 진심이었다. 이진숙의 선언에 가족들의 반응도 극과 극으로 갈렸다. 4년 전 ‘그날’ 이후로 담쌓고 살았던 두 자매는 부모님의 ‘졸혼’ 문제로 다시 연락을 주고받았다. 첫째 김은주는 뼈 때리는 직언으로 졸혼 이후의 현실을 걱정했고, 둘째 김은희는 “난 무조건 엄마 편”이라며 지지하고 나섰다.
ADVERTISEMENT
과거를 돌아본 김은희는 이제야 깨달았다. 엄마 이진숙이 오래전부터 이혼을 준비 중이었음을, 이종민과의 연애는 이미 오래전에 끝났음을, 언니 김은주는 유산을 겪고 힘든 시기를 보내는 중이었다는 것을, 착찹해하는 박찬혁을 보며 ‘잃어도 되는 것과 소중하게 지켜야 하는 것’을 잘 헤아리지 못했던 자신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그런 김은희 앞에 박찬혁이 서 있었다. 홍보 영상 촬영을 위해 명상원을 찾은 그와 4년 만에 재회한 것. 떨어져 지낸 시간이 무색하게 두 사람은 ‘찐사친’ 관계를 회복했다. 박찬혁이 제안한 식사 자리에서 김은희는 “서른 살 엄청 어른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것도 몰랐어”라며 그날의 일을 사과했다. 그리고 언니 김은주를 찾아가 진심을 털어놓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했다. 여전한 언니의 훈계조차도 따뜻하고 익숙한 김은희는 과거의 자신과도 화해를 했다.
ADVERTISEMENT
부대표 임건주(신동욱 분)의 부임 기념 회식 장소에서 결혼기념일을 맞은 이종민을 맞닥뜨린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한 밤 산행에 나섰던 아빠 김상식까지, 평범했던 이 가족에게 일어난 ‘어젯밤 이야기’에 궁금증이 쏠린다.
평생 주부로 살아왔던 엄마 이진숙의 졸혼 선언을 시작으로 아빠 김상식의 실종, 여기에 제대로 사고 친 김은희의 고백까지 이들 가족에게 찾아든 예상치 못한 사건, 사고가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기대감을 높인다.
ADVERTISEMENT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