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럽지' 김유진PD, 학폭 논란으로 하차
'구해줘 홈즈', 불륜커플 출연분 삭제
'하트시그널3'도 출연진 논란으로 홍역
철저한 사전 검증 등 개선책 시급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일반인 출연자들/ 사진=MBC 제공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일반인 출연자들/ 사진=MBC 제공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반인 출연진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들은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와 화제를 모으기도 하지만 예기치 않은 논란으로 비난의 중심에 서고 있다. 학교 폭력부터 불륜, 사생활 논란까지. 막장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들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 21일 온라인상에는 MBC '부러우면 지는거다'(이하 '부럽지')에 출연 중인 이원일 셰프의 예비신부 김유진PD가 학교 폭력에 가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럽지' 연예인 닮은꼴 예비신부 피디는 집단폭행 가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2008년 자신이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집단 폭행을 당했다"며 "요즘 스타 셰프 부인이라며 각종 예능 프로그램은 물론 포털사이트 메인에도 자주 뜨는 그 분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애써 잊고 살았고 이제야 트라우마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했다"면서도 "그러나 앞으로 이 사람을 티비와 인터넷에서 얼마나 더 자주 봐야 할지 참을 수가 없어서 이 글을 작성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글쓴이는 당시 폭행을 당했던 구체적인 진술을 비롯해 지인과 나눈 대화와 폭행을 당했던 장소의 지도 등을 제시하며 자신의 주장에 신빙성을 더했다.

그는 또 "슬리퍼를 신고있던 가해자가 슬리퍼를 벗고 바닥에 쓰러질 때까지, 쓰러지고 나서도 여러 차례 구타했다"면서 "고작 16살이었고 그렇게 맞고 사과했으니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수일이 지난 뒤 노래방과 주차장에서 가해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고 적었다.
이원일 셰프(왼쪽)와 김유진PD/ 사진=MBC 제공
이원일 셰프(왼쪽)와 김유진PD/ 사진=MBC 제공
해당 의혹이 제기된 직후 또 다른 네티즌은 김유진 PD가 그 이전부터 학교 폭력 가해자였다고 주장했다. 김 PD와 초등 동창생이라는 글쓴이는 "잠원초 6학년 1반이었던 김유진이 2003년 흑백폰 시절에도 중학생 선배까지 불러가며 여러 사람을 괴롭혔다"며 "내가 너에게 뺨을 맞았던 이유는 네 남자친구와 친해보여서였다"고 털어놨다.

이어 관련자들의 구체적인 이름을 공개하며 "알고 보니 나만 당한 게 아니더라. 네가 프로그램에 나와서 일상이 퍼지는 동안 네게 당한 많은 아이들이 분노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김유진 PD의 예비 신랑인 이원일 셰프는 '부럽지' 하차를 결정했다.

22일 이원일은 소속사를 통해 "김유진 PD가 학교 폭력 가담이라는 의혹에 대해 참담함을 느끼며 사과의 말씀을 먼저 올린다"면서 "김유진 PD와 출연 중인 MBC '부러우면 지는거다' 방송 프로그램은 자진 하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구해줘! 홈즈' 포스터/ 사진=MBC 제공
'구해줘! 홈즈' 포스터/ 사진=MBC 제공
예능 프로그램 속 일반인 출연자들을 향한 잡음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MBC '구해줘! 홈즈'는 불륜 커플로 의심되는 출연자 때문에 홍역을 치뤘다.

지난 12일 방송 말미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의뢰인으로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가 등장했다. 그러나 방송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들이 불륜 관계였으며, 이들로 인해 이혼을 했다고 주장한 글쓴이의 글이 게재됐다.

비난 여론이 일자 제작진은 17일 의뢰인이 노출되는 장면을 모두 편집하기로 결정했다. 제작진은 "의뢰인이 프로그램 홈페이지를 통해 사연을 신청했고 사전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러나 프로그램 특성상 의뢰인이 찾는 매물은 다각도로 검증하지만 개인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그 사실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점이 있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해명했다.
'하트시그널3' 출연자들/ 사진=채널A 제공
'하트시그널3' 출연자들/ 사진=채널A 제공
일반인을 중심으로 한 채널A '하트시그널3'도 출연진의 과거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다. 지난 3월 25일 첫 방송을 앞두고 출연자들의 과거 개인사를 두고 논란이 불거진 것. 학교 폭력, 왕따, 클럽 버닝썬과 연루 의혹 등 일반인이 대거 출연하는 만큼 논란의 내용도 다양했다.

하지만 제작진은 며칠 뒤 "사실 관계 확인 결과 일각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점 알려드린다"며 편집 없이 방송을 강행했다. 그럼에도 풀리지 않은 의혹과 불명예로 시작한 탓에 시청률 저조를 겪고 있다.

이렇게 일반인 출연자의 사생활 논란에 휩싸인 방송들은 하나 같이 "사전 검증 또는 예측이 어렵다"고 한다. 이러한 변명은 제작진이 위험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신선한 재미를 위해 일반인을 투입하고 있다는 걸 반증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더는 방송국과 제작진도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위험 부담을 지겠다면 철저한 검증 과정 등 개선책을 세워야 한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리얼'과 '공감'이라는 요소가 중요하게 자리 잡은 만큼 제작진의 일반인 투입 의도도 이해되지만, 이제는 이들을 향한 끊이지 않는 잡음의 고리를 끊어내야 할 때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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