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카데미' 효과로 '기생충'은 역주행했다. 북미 박스오피스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면서 천문학적인 매출을 올렸다. 이탈리아에서 단숨에 박스오피스 1위가 됐고, 유럽 여러 나라에서도 '기생충'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졌다.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에서도 흥행세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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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예고 없이 찾아온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았다. 두 달 사이 영화계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처참하게 부서졌다.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등이 주연을 맡은 영화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부터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주연작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까지 올 초 흥행을 예상했던 작품들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흥행에 참패했다. 또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등 충무로 대세들이 출연하고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은 '사냥의 시간'은 개봉을 미루다 결국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로 공개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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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중순부터는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미국도 우리나라 영화계와 비슷한 상황에 직면했다. 극장을 폐쇄하고, 블록버스터 대작들의 개봉을 결국 연기했다. 유럽, 아프리카 할 것 없이 코로나 19가 확산되자 해외에서 촬영중이던 우리나라의 배우, 제작진들도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급하게 귀국했다.
한국영화계는 순식간에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개봉일이 밀리면서 영화판은 어수선해졌고, 배우들의 스케줄도 꼬였다. 촬영, 홍보 등이 스톱되면서 경제적 손실이 막대해졌다. 제작·배급사 등은 코로나19 사태가 하루 빨리 끝나길 바라면서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는 상황이며, 코로나19 이후에도 어떻게 수습해야 할 지 고민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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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영화관의 매출 감소는 곧 영화산업 전체의 붕괴를 의미한다"며 "영화산업의 위기는 결국 대량 실업사태를 초래하고 이로 인해 한국영화의 급격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다.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한국영화를 확산하는 것은 고사하고 그 동안 쌓아온 한국영화의 위상 마저도 한 순간에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 영화산업은 정부의 지원에서 완전히 외면당하고 있다. 영화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는 영화산업의 시급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며 "자칫 이렇게 가다가는 영화산업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지금 당장 정책 실행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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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정부는 지난 1일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어려움에 부닥친 영화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영화발전기금 부과금 한시 감면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영화계는 정부가 영화산업 위기를 인식했다는 것 자체에 대해선 그나마 다행이라는 입장이지만, 지원책이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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