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미스터트롯'에 출연한 가수 김수찬 / 서예진 기자 yejin@
TV조선 '미스터트롯'에 출연한 가수 김수찬 / 서예진 기자 yejin@
"이젠 '리틀 남진'이 아니라 김수찬 자체로 설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설 무대를 스스로 지키고 싶기도 했지만, '김수찬이 이런 무대도 할 줄 아네?'라는 새로운 평가를 얻고 싶었는데 그걸 얻어서 정말 자신 있어요. 하지만 이게 김수찬의 전부는 아닙니다. 제가 가진 여러 가지의 매력 중 이제 하나 보여드렸어요. 앞으로를 더 기대해 주세요."

트로트 가수 김수찬이 남진 모창 능력자도, 리틀 남진도 아니라 김수찬 그대로 대중의 인정을 받았다. 김수찬은 지난 12일 35.7%로 종편 시청률 대기록을 세우며 종영한 TV 조선 '미스터트롯'에 출연했다. 준결승전에서 최종 10위로 탈락했지만, 장르를 가리지 않는 노래 선곡과 특유의 쫄깃한 창법, 마리오네트 퍼포먼스, 마술 등의 도전으로 새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그는 듣는 재미와 함께 보는 즐거움까지 더하며 제대로 된 트로트의 맛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트롯술사'로 불리는 김수찬을 한경텐아시아에서 만나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10. '미스터트롯'이라는 대장정을 마무리한 기분이 어떤가?
김수찬 :
계산해보니까 5개월 동안 '미스터트롯' 녹화를 했더라고요. 첫 곡인 '나야 나'를 준비한 게 엊그제 같은데 그 시간이 너무 금방 지나갔어요. 아쉬움도 남지만 홀가분하고 편해요. 이제 경연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웃음) 이제 평가받는 무대가 아니라 즐기는 무대, 소통하는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렙니다.

10. '미스터트롯' 이후 높아진 인기를 체감하고 있나?
김수찬 :
그럼요. 감사하게도 인터뷰도 많이 하고 있고, 방송가에서 러브콜도 많아졌어요. 무엇보다 10대 20대 팬이 많이 늘었어요. 제가 SNS에 '미스터트롯'이 가수 인생의 디딤돌이 될 거라고 썼는데 그렇게 된 셈입니다.

10. 노래, 퍼포먼스도 발전했지만 비주얼도 업그레이드돼 화제가 됐다.
김수찬 :
10kg을 감량했습니다. TV를 보는데 노래하다가 제 얼굴이 터질 것 같더라고요. '미스터 트롯'을 많은 분들이 보실 텐데 외적으로도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자는 생각에 1일 1식 하면서 살을 뺐어요. 덕분에 어린 팬들도 좀 늘었고요. 하하
TV조선 '미스터트롯'에 출연한 가수 김수찬 / 서예진 기자 yejin@
TV조선 '미스터트롯'에 출연한 가수 김수찬 / 서예진 기자 yejin@
10. 지난해 발표한 '사랑의 해결사'도 좋은 반응을 얻었고, '리틀 남진' '제2의 남진'이라는 타이틀이 있을 정도로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다. '미스터트롯'에 출연한 솔직한 이유는.
김수찬 :
정말 솔직하게 연말에 제가 설 무대가 없을까봐 였어요. '미스터트롯' 참가자들에게 무대를 빼앗길까 봐 나갔어요. '미스트롯'도 잘됐고, 송가인 누나 신드롬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에 '미스터트롯'이 잘 될 거라는 건 예상했거든요. 이미 전국이 트로트 열풍이고 다른 선배님들도 세계를 무대로 트로트를 하고 계시잖아요. 트로트 열풍에 숟가락 얹자는 마음이었죠. (웃음) 내가 좋아하는 트로트를 마음껏 부를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싶어서 용기를 냈어요.

10. 예선곡인 '나야 나'는 정말 대단했다. 김수찬의 끼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공연이었다. 트로트가 아니라 댄스곡이기 때문에 선곡부터 준비 과정까지 큰 부담이 됐을 것 같은데.
김수찬 :
'나야 나'는 위험부담이 큰 곡이었어요. 사실 '미스터트롯' 출연할 때 현역 활동 이력은 내려놓고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마음이었어요. JTBC '히든싱어2' 등 여러 방송 출연으로 알아봐 주시는 분들도 계셨고, '리틀 남진' '제2의 남진'이라고 불러주시기도 했죠. 너무나도 영광스럽지만 활동에 제약이 있었던 건 사실이에요. 대중들로 하여금 '뭘 불러도 남진 같아'라는 선입견을 갖게 했죠. 신선한 모습,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선곡했습니다.

10. 노래뿐만 아니라 마리오네트 퍼포먼스부터 마술 등 쇼(Show)를 더해 보는 즐거움까지 더했다. '트롯술사'라고 불릴 정도였다.
김수찬 :
'리틀 남진' 타이틀을 내려놓고 김수찬의 새로운 무대와 매력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하다하다 마술까지 했죠. 농담 삼아 준결승에서 떨어진 게 다행이라고 해요. 결승에 올라갔으면 할 게 없어서 와이어를 타고 내려오거나 구름을 타고 나와야하는 상황이었어요. (웃음) 데스매치에서 패배했고, 결승에 오르진 못했지만 결과적으로 봤을 때 다채롭게 잘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TV조선 '미스터트롯'에 출연한 가수 김수찬 / 서예진 기자 yejin@
TV조선 '미스터트롯'에 출연한 가수 김수찬 / 서예진 기자 yejin@
10. 예선전만큼 준결승전도 강렬함을 남겼다. 진(眞) 임영웅과 주현미의 '울면서 후회하네'로 대결해 0점으로 탈락했다. 레전드 무대로 회자되는 공연이기도 했지만, 0점 탈락이 꽤 충격이라 다음날 실시간 검색어를 휩쓸 정도로 큰 화제였는데.
김수찬 :
굉장히 임팩트 있었죠? 졌지만 잘 싸웠어요. 떨어져도 그렇게 떨어져야죠. 아름다운 패배라고 생각합니다. 하하. 남진 선생님 앞에서 멋있는 무대를 할 수 있던 것만으로 만족해요. 경연이라는 주사위는 던져졌고, 그 숫자는 중요하지 않았어요. 끝나고 보니 제가 던진 주사위가 다이아몬드가 박힌 황금 주사위 같아요.

10. 그래도 0점은 예상하지 못했을 점수라 충격이 컸을 것 같은데?
김수찬 :
저 담담하지 않았나요? 가수는 대중에게 행복을 주고 슬픔을 위로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가수를 시작하면서 무대에서만큼은 울지 말자고 다짐했어요. 무대에서 울거나 힘든 모습을 보이는 건 싫어요. 남진 선생님께 죄송해서 그게 신경 쓰였죠.

10. 비록 0점 탈락이었지만 극찬을 받을 정도로 완벽한 무대였다. 누구보다 남진 씨의 반응이 궁금하다.
김수찬 :
흡족해 하셨어요. 떨어지고 난 후 너무 죄송해서 연락을 못 드렸는데 선생님이 먼저 문자를 주셨어요. 잘했고, 기특하고, 대견하다고요. 발전한 걸 느꼈으니 기죽지 말고 노래하라고 다독여주셨어요. 또 가수 인생에 날개를 달 거라는 말도 해주셨죠.

10. 원래 그렇게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인가?
김수찬 :
평소에 자기 계발 도서, 시크릿 시리즈를 많이 읽어요. 경연 때는 '치유'라는 책을 읽었어요. 제가 또 악플에 시달렸잖아요. 하하. 가볍게 이겨낼 수 있던 이유도 책에서 배우고 깨달았기 때문이에요.
TV조선 '미스터트롯'에 출연한 가수 김수찬 / 서예진 기자 yejin@
TV조선 '미스터트롯'에 출연한 가수 김수찬 / 서예진 기자 yejin@
10.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방송 중간 양지원과의 갈등을 빚는 편집으로 악플에도 시달렸다. 악플 때문에 많이 속상했을법도 한데.
김수찬 :
제가 봐도 얄밉던데요? (웃음) '보면서 수찬아 입 다물어!'라고 했어요. 편성 시간은 정해져 있고, 참가자 한 사람 한 사람 다 소중하니까 편집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전 불만은 없어요. 부정적인 의견이 수면 위로 올라온 거라 깊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모멸감을 주는 댓글을 보고 놀라긴 했지만 나에게 격정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넘겼죠. 그래도 악플 뒤에 그만큼의 선플이 있잖아요. 저를 사랑해주는 팬들의 댓글이 더 소중했습니다.

10. '미스터트롯' 도전은 어떤 의미일까?
김수찬 :
그 누구도 아닌 프로 가수 김수찬을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리틀 남진' 타이틀을 내려두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 목표를 달성한 것 같아요. 내 무대는 내가 지키겠다는 마음도 컸지만, 수식어에 가려진 다른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었어요. '미스터트롯'은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죠.

10.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인가?
김수찬 :
팬들이죠. 제 팬들이 금손이 많아서 그림이나 짤을 많이 그려주시는데 보는 즉시 다 저장해요. 경연할 때는 일주일에 한 번 편지를 썼고, 경연 후엔 혼자 소주잔을 기울이면서 팬들이 써준 편지를 읽었어요. 팬들과 연애하는 느낌이에요. 행복해요.

10. 최종 꿈은 뭔가?
김수찬 :
해외 진출이요. 트로트 가수 최초로 빌보드200에 도전하겠습니다. 활동명도 정했어요. 프린스(Prince)와 수찬을 더한 프린수찬!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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