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준, 박민영 두고 사라졌다
서강준이 본 여자의 환영은 누구일까
서강준이 본 여자의 환영은 누구일까

도시를 밝히던 모든 불이 꺼지고, 적막만이 감도는 어둠 속에서 얽힌 두 개의 시선은 오로지 서로만을 좇았다. 이윽고 “네가 좋아”라고 고백한 해원의 뺨은 발갛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싸늘한 겨울바람을 타고 돌아온 답은 “그래”라는 두 음절뿐. 은섭도 같은 마음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해원은 자신의 착각이었다는 사실에 민망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다. “내가 도대체 뭘 잘못한 거지”라며 한밤중 ‘이불킥’은 덤이었다. 고백의 순간과 거절의 순간이 도돌이표 노래처럼 끊임없이 떠오르던 그 밤은 유난히도 길었다.
ADVERTISEMENT
그렇게 굳게 닫힌 굿나잇 책방은 은섭의 메마른 기침 소리로 가득했다. 전날 늦은 시간까지 밤바람을 쐰 탓인지 심한 감기몸살에 걸려버린 것. 도저히 몸을 가눌 힘이 없어 예정돼있던 독서회도 취소하고 책방에서 혼자 끙끙 앓았다. 바보처럼 말도 안 하고 혼자 아파하는 아들을 본 엄마(남기애 분)는 복장이 터져 그 즉시 본가로 데리고 왔다.
아들을 간호하는 엄마의 심정은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저리 아파도 병원도 가지 않겠다, 약도 먹지 않는다며 고집부리는 모습으로 인해 아들이 한참 없어졌다가 다시 돌아온 그때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야속하게도 그 불안은 현실이 돼버렸다. 마루에 걸터앉아 잠시 바람을 쐬던 은섭의 귓가엔 “진호야”라는 의문의 여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뒤이어 집 대문을 나서는 여인의 실루엣이 보였고, 은섭은 홀린 듯 그 환영을 따라나섰다.
ADVERTISEMENT
험난한 산길을 뚫고 다다른 오두막엔 쓸쓸한 산바람만이 휘감고 있었다. 텅 빈 그곳에 덩그러니 서 있는 해원의 모습 위로 “그럼 좋아하지 않으면 돼. 좋아해서 얻을 행복을 포기해 버리면 돼. 행복해지지 않으면 불행해질 리도 없으니, 해원아. 영원히 그 사람 앞에서 사라져 버리면 돼”라는 은섭의 목소리가 겹치니, 귓가에 맴도는 매서운 바람처럼 불안도 거세졌다. 은섭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그의 행방이 묘연해진 이날 ‘날찾아’의 시청률은 2.3%를 기록했다.
‘날찾아’ 8회는 오늘(24일) 오후 9시 30분 방송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