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에서 EM(응급의학과) 전공의 4년 차 윤아름 역으로 열연한 배우 소주연. /사진제공=엘삭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에서 EM(응급의학과) 전공의 4년 차 윤아름 역으로 열연한 배우 소주연. /사진제공=엘삭
"윤아름이 큰 사랑을 받았을 수 있었던 건 시청자들의 관심 덕분이에요. 애지중지한 캐릭터인 만큼 많은 분이 좋아해 줘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죠. 비록 드라마는 끝났지만 시청자들의 마음 한편에 꺼내 볼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좋겠어요."

지난달 25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이하 '김사부2')에 출연한 배우 소주연이 서울 중림동 한경텐아시아 인터뷰룸에서 이같이 말했다. 극 중 EM(응급의학과) 전공의 4년 차 윤아름 역으로 열연한 그는 당차고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김사부2'는 27.1%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는 전 방송사 통틀어 3년 만에 나온 최고 수치다.

소주연은 "사소한 것부터 큰 것까지 배우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함께 호흡했던 모든 배우가 나에게 에너지를 실어줬다"면서 "한석규 선배님을 보면서 차분하게 연기하는 방법을 익혔고, 감독님의 세세한 지도 덕에 배우로서의 마음가짐이 한층 단단해졌다"고 말했다.

2017년 CF를 통해 데뷔한 소주연은 웹드라마 '하찮아도 괜찮아'로 연기자로서의 첫걸음을 내딛었다. 이후 '회사 가기 싫어' '내 사랑 치유기' 등과 영화 '속닥속닥'에 출연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그는 "어릴 때부터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꿈과 목표도 없이 살다가 취미로 사진이나 영상에 찍히는 일을 했다"면서 "화면에 담긴 내 모습을 보고 흥미로움을 느꼈다. 그러던 중 '하찮아도 괜찮아'에 출연 제의가 들어왔고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시즌1이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시즌2에 대한 부담감도 컸다는 소주연. 그는 "1차 오디션을 볼 때 떨어질 줄 알았다. 그래서 편한 마음으로 봤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막상 붙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머릿속이 새하얘지면서 망했다는 기분이 들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작가님이 오디션을 볼 때 영화 '아밀리에'를 봤냐고 그러더라. 주인공이 관찰자의 시점에서 인물들을 보는 게 윤아름과 비슷하다고 했다"면서 "영화를 보면서 캐릭터를 분석할 때 참고했다. 극 중 윤아름은 항상 품속에 사탕을 지니고 다닌다. 작가님이 나름의 시그니처를 만들어 준 것 같아 감사했다"며 웃었다.

소주연은 메디컬 드라마에 처음 도전하는 만큼 준비할 것도 많았다고 했다. 그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수술실 참관을 두 번 정도 했다. 캐릭터 설정이 응급의학과 전공의라 수술실에 들어갈 일은 없었지만 도움이 될까 싶어서 참관했다"면서 "응급의학과에 관련된 다큐멘터리도 많이 찾아서 봤다. 간호사로 재직 중인 친구와 대본을 맞춰보면서 전문 용어와 질병에 관한 심각성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어 "친구가 '만약은 없다'라는 책을 추천해줬다. 응급의학과에 관련된 실제 사례들이 들어 있는 책이었는데 캐릭터를 분석할 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낭만닥터 김사부2' 비하인드컷. /사진제공=SBS
'낭만닥터 김사부2' 비하인드컷. /사진제공=SBS
"본 방송을 할 때마다 배우들끼리 모여서 볼 만큼 화목하게 지냈어요. 2~3회 빼고는 다 본 것 같아요. 가족처럼 지내다 보니 현장 분위기도 자연스럽게 좋아졌어요."

이번 작품을 통해 좋은 사람들을 얻었다는 소주연. 그는 "극 중 엄현정(정지안 분) 언니, 주영미(윤보라 분) 언니와 함께 셋이서 '엄주아'라고 불릴 만큼 친하게 지냈다"면서 "처음에는 셋이 함께 나오는 분량이 많지 않았는데 회차를 거듭할수록 분량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끼리 '작가님이 보기에도 우리가 친한 게 보였나 보다. 영상에 많이 써준다"고 했다. 나중에 종방연에서 작가님에게 물어보니 '케미가 좋은 게 느껴졌다'고 하더라"라고 밝혔다.

이어 "극 중 윤아름이 전문의 시험에 합격하는 장면이 있다. 원래 엄현정 언니랑만 손뼉을 치는 건데 애드리브로 주영미 언니와도 손뼉을 쳤다. 그건 친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장면"이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함께 호흡을 맞췄던 진경, 한석규에 관해서는 "평상시에 대화할 때 사적인 이야기를 많이 한다. 선배님들이 후배들을 정말 잘 챙겨줬다"면서 "김사부(한석규 분)를 현장에서 만나면 '그래. 아름아 별일 없지?'라며 항상 안부를 물어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하이브리드룸(응급실 중증환자구역)으로 촬영을 들어가면 오랜 시간 찍는다. 당시 체력이 달려서 멍 때리고 있는데 진경 선배가 '누가 윤아름한테 초콜릿 좀 가져다줘라'라면서 챙겨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소주연은 극 중 러브라인을 펼친 김민재와 함께 춤춘 지코의 '아무노래' 영상을 SNS에 게재하며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그는 "당시 '아무노래' 챌린지가 유행할 때였다. 그날 대기실에서 '아무노래' 영상을 보며 춤을 췄는데 김민재가 영상으로 찍어서 올리자고 하더라"라면서 "이왕 하는 거 의사 가운을 입고 제대로 하자는 마음에 찍고 올리게 됐다. 그때 박은탁(김민재 분)이 고백하는 장면과 맞물려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른 것 같다"며 웃었다.

또한 "김민재와의 호흡은 최고였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너무 좋았다. 김민재는 정말 최고의 파트너"라고 칭찬하면서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서로의 리액션을 잘 받아준 덕에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이어 "알콩달콩한 장면을 찍을 때는 사랑스러운 노래를 듣고 향수를 뿌리는 등 진짜 남자친구와 데이트하는 여자처럼 행동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로맨스 장면을 찍을 때 보면 둘 다 얼굴이 빨개져 있다. 연인이라는 느낌이 우러나오게 하려고 노력했다"면서 "현장에서 스태프들이 '언제부터 사귀었냐?'며 장난으로 물어보기도 했다. 그러면 우리는 '언제부터였더라?'라며 받아줬다"고 이야기했다.

박은탁과 윤아름의 볼뽀뽀 엔딩에 관해서는 "최고였다. 마지막 회도 배우들과 함께 봤는데 볼 뽀뽀 장면이 나올 때 부끄러웠다"면서 "차은재(이성경 분)와 서우진(안효섭 분)이 오랫동안 서로의 마음을 알면서도 미룬 만큼 진한 키스가 애틋하게 느껴졌다. 반면 윤아름과 박은탁은 풋풋한 연애를 했다. 그들보다 순수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게 볼 뽀뽀"라고 설명했다.
소주연은 극 중 EM(응급의학과) 전문의 정인수 역으로 열연한 배우 윤나무의 연기에 감탄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엘삭
소주연은 극 중 EM(응급의학과) 전문의 정인수 역으로 열연한 배우 윤나무의 연기에 감탄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엘삭
"시즌2에서 아쉽게 편집된 게 많아요. 연기하면서 시간에 쫓기다 보니까 의사로서의 윤아름을 많이 보여주지 못했죠. 그래서 시즌3에서는 전문적으로 일하는 윤아름을 보여주고 싶어요. 차은재와도 좋았던 게 여자로서 시기나 질투 없이 챙겨주는 게 좋더라고요. 다음에는 사랑하는 친구를 챙겨주는 느낌이 있어도 좋지 않을까 싶어요."

편견 없는 윤아름을 보면서 자신과 닮았다고 느꼈다는 소주연. 그는 "지난해 목표가 편견 없이 사람을 바라보자는 것"이라면서 "실제로 선을 넘는 사람을 무례하다고 보고 대화를 피한다"고 이야기했다.

극 중 윤아름의 '특기는 금사빠, 취미는 짝사랑'이라는 대사에 관해서는 "'금사빠'는 맞지만 짝사랑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엄연히 결이 다르다. 누군가를 혼자 좋아하고 지켜보는 걸 괴로워하는 편"이라면서 "사랑은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소주연은 '김사부2'를 계기로 로맨스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로맨스 코미디나 멜로를 해보고 싶다. '회사 가기 싫어'나 '김사부2'에서도 러브라인은 있었지만 제대로 된 로맨스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대역은 중요하지 않다. 남자든 여자든 다양한 사랑을 하고 싶다"며 "'금사빠'라 금방 사랑에 빠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주변 환경에 예민한 편이에요. 그때마다 중심을 잡아주고 성장을 도와주는 게 친구들이었죠. 혼자 있는 시간보다 친구들과 만나는 시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요."

롤모델로 '친구'를 꼽은 소주연. 그는 "캐릭터를 준비할 때 친구들의 영향을 받는다"며 "'회사 가기 싫어'의 이유진을 준비할 때도 직장인 친구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친구들이 롤모델인 건 되게 좋은 거 같다"고 설명했다.

'속닥속닥' 이후 스크린에서의 활동이 적었던 소주연은 이번 작품을 계기로 영화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그는 "'회사 가기 싫어'를 찍으면서 독립 영화를 찍었다. 올해 하반기에 개봉할 예정"이라면서 "영화의 경우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연기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혼자 있을 때 영화를 자주 본다. 그래서 드라마보다 영화의 힘을 크다고 믿는다"면서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할 기회가 많은 것 같아서 욕심이 난다"며 웃었다. 소주연은 "영화 '미성년'의 주리(김혜준 분)나 '김씨표류기'의 여자 김씨(정려원 분)처럼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를 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소주연은 평소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고양이를 본다고 했다. 그는 "누군가를 키울 정도의 책임감이 없어서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다"면서 "'잡곡이네'라고 아는 언니가 고양이 일곱 마리를 키운다. 그곳을 찾아가 고양이를 보며 기분 전환을 한다"며 웃었다. 이어 "차 마시는 걸 좋아한다. 언니네 집 주위에 찻집이 많아서 고양이를 만나고 나면 차를 마신다"고 덧붙였다.

소주연은 "혼자서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 아직 혼자 있는 걸 즐기지 못한다"며 "나름 집에 혼자 있어 보려고 미러볼도 사고 틀린 그림 찾기 책도 샀다. 근데 그걸 들고 밖에 나가서 논다"고 아쉬워했다. 또한 "20대 초반에는 혼자 여행도 잘 갔는데 이제는 혼자 여행가는 게 무섭더라"라고 토로했다.

"대중들이 작품에서 나를 볼 때 편안했으면 좋겠어요. 자연스럽게 집중되는 배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죠. 작품을 재밌게 본 사람들이 캐릭터의 이름으로 나를 부를 때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앞으로도 꾸준히 연기하면서 사랑받고 싶죠."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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