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후 일일 관객수 '최저'
대다수 영화 개봉 미뤄 '신작 공백'
3~4월, 50여편 영화 개봉 날짜 못잡아
영화 '인비저블맨'(왼쪽부터 시계방향), '1917' '결백' '사냥의 시간' 포스터./ 사진제공=각 영화사
영화 '인비저블맨'(왼쪽부터 시계방향), '1917' '결백' '사냥의 시간' 포스터./ 사진제공=각 영화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영화계도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일일관객수가 5만 명대로 떨어졌다.

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3일 일일 총관객수는 5만9881명이다. 이는 영진위에서 관객수를 처음 집계한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날 '인비저블맨'이 1만9122명을 모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고, '1917'이 1만1723명을 동원해 2위를 차지했다. 박스오피스 3위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들'은 7806명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달 24일만 해도 7만명대를 기록하던 일일 관객수가 한 없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대부분의 영화들이 개봉일을 미루면서 신작 공백이 생겨 관객수는 점점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2월 말 개봉 예정이던 '사냥의 시간'을 비롯해 3월 개봉 예정이던 '결백' '침입자' '콜' '이장' '밥정' '기생충:흑백판' 등도 개봉을 미뤘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3관왕에 올랐던 '찬실이는 복도 많지'와 '용길이네 곱창집' 등만이 예정대로 개봉한다.

각 배급사에 따르면 3~4월 개봉을 추진했으나 아직 개봉 날짜를 확정하지 못한 영화만 50편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평균 좌석판매율이 3%대에 불과한 지금 신작이 개봉하면 관객을 독식하더라도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할 게 불 보듯 뻔하다"며 "그렇다고 5∼10월 성수기로 연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3~4월 비수기에 개봉하는 영화들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성수기 대작과 경쟁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2015년 정부가 메르스 종식 선언을 한 이후 극장이 정상화 되기까지 두 달이 더 걸렸다. 이에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더라도 이전 수준 관객수를 기록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크랭크인을 미루는 작품도 상당수다. 촬영 중 혹시라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촬영 자체를 접아야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잠정 휴업에 들어간 극장들도 꽤 많다. 멀티플렉스 3사(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는 대구 지점 영업을 임시로 중단했다. 또 전국적으로 극장이 입점한 건물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사실이 밝혀져 임시 폐쇄 조치를 취한 곳도 여럿 있다.

그야말로 총체적난국이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쯤 잠잠해지고, 다시 원활하게 돌아갈 지 그저 기다리고 지켜볼 뿐이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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