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시작한 Mnet 가 방송계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첫 회부터 지상파를 포함한 동시간대 프로그램 중 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 전국 시청률 1위를 차지했고,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출연자들은 순식간에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교묘한 영상 배치로 출연자들의 합격 여부를 궁금하게 만들거나, 특정 성격의 출연자들끼리 한데 묶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 슈퍼스타 K 3> 특유의 편집은 이른바 ‘악마의 편집’으로도 불리며 시즌 3의 최고 강점이자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의 차이점으로 꼽히고 있다. 200만에 가까운 지원자들이 모인 지역 예선을 정해진 시간 내에 보여주면서도 주목할만한 출연자들의 오디션을 놓치지 않고, 합격 여부가 내려질 때까지 오디션장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특유의 편집은 시청자들을 극도로 몰입시킨다.

한정된 시간 안에 압축적으로 담긴 다양한 출연진들

이런 의 편집은 수많은 지원자 중 최대한 다양하고 실력 있는 출연진을 선별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다양한 인간군상이 음악이라는 꿈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김용범 CP의 원칙은 음악적으로도, 개인사를 보더라도 다양한 출연진을 보는 재미를 만들어낸다. “전 시즌과 비교해 실력자들이 늘었다”는 김용범 CP 말처럼 눈에 띄는 지원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다양한 사람과 음악을 보여주는 것으로 잡은 제작진의 의도가 반영된 셈. 기타를 치고 자작곡을 부르는 지원자, 전 시즌에서 떨어졌지만 다시 한 번 도전한 참가자와 그룹 지원으로 다양한 음악을 보여준 지원자들이 나오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또한 “합격자와 불합격자들을 최대한 고르게 보여주려고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합격자는 합격자대로, 불합격자는 나름의 재미를 주며 방송을 채우고 있다고.

선별한 지원자들을 특정 콘셉트로 묶는 것은 특유의 노하우다. 시즌 2에 이어 다시 한 번 도전한 사람,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노래를 하는 사람들, 스타들의 지인, 그룹 지원자, 춤을 좋아하는 지원자 등 비슷한 공통점으로 만들어지는 콘셉트는 지원자들의 특징을 보다 쉽게 부각시킨다. 김용범 CP는 “이런 편집은 전 시즌을 거치며 얻은 제작진의 노하우다. 이들이 왜 노래를 하려고 하는지를 전달하면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음악과 이야기를 모두 부각시켜야 하는데, 한 명 한 명 보여주기에는 시간이 많지 않다”고 말한다. 정해진 시간 내에 최대한 다양한 사람들의 음악과 이야기를 전달하려다 보니 콘셉트에 따른 분류를 한 것이다.

유기적인 흐름과 함께 재미도 놓치지 않는다
<슈퍼스타 K 3>의 ‘악마의 편집’은 어떻게 탄생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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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콘셉트로 묶인 출연자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배치하는 나레이션과 영상 배치는 한 시간 넘게 반복되는 오디션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요소다. 내레이션이 전반적인 이야기의 흐름을 만들면 심사위원과 출연자를 통해 구체적인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1회 첫 출연자로 나온 씨름선수 출신의 참가자 김도현은 “이번 시즌에는 불합격자 수준이 높아져서 더 냉철해져야 할 것 같다”는 윤종신의 말이 끝나자마자 쿵쾅거리는 발소리와 함께 등장, 호기심을 극대화시켰다. 독학으로 기타를 배운 김민석을 보여주기 전에는 “강승윤과 김지수의 영향을 때문인지 유독 기타가 눈에 많이 띄었는데 그 중 혼자 어렵게 기타를 배운 한 남자”라는 내레이션으로 자연스럽게 소개를 시작한다. 여기에 각각 지원자들에게 최적화된 갖가지 CG나 세부적인 편집 효과는 프로그램 호흡을 빠르게 만들면서도 재미를 놓치지 않는다. 각종 효과음 속과 함께 등장한 씨름선수 김도현은 심사를 하면서도 만만치 않은 지원자의 눈치를 보는 이하늘의 얼굴과 빠르게 교차되며 웃음을 이끌어냈고, 최고령 참가자였던 왕언니 클럽이 등장할 때는 깍듯해진 심사위원들의 표정과 행동을 배경음악으로 표현하며 재미를 이어간다.

그래서 의 편집은 단지 호흡이 빠른 영상과 CG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중요한 건 눈에 보이는 기교가 아니라 다양성을 고려한 출연진 선택과 그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보여주는 배치, 음악과 이야기를 골라내는 작업 등 무엇을 편집할 것인가에 대한 철저한 준비다. “얼마나 애정과 시간을 갖고 순간순간을 살리느냐에 따라 완성도가 달라진다”는 김용범 CP의 말은 의 강점이 어디서 출발하는지 보여준다. 편집은 감각이 아니라 노력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노력은 1년여의 시간을 통해 탄탄하게 준비된 제작진의 역량에서 나온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범람하는 지금, 는 가장 필요한 것이 결국 충분한 시간과 방송사의 지원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임을 보여주는 셈이다.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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