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저는 ‘있는 것만 하자’는 주의거든요”
이전에 <알이씨(REC)>(왼쪽)와 <낮술>을 통해 송삼동은 이미 자신의 얼굴을 알렸다." src="https://img.tenasia.co.kr/photo/202001/AS10GyrKem5PJGOD5tf49fnEpY8CJi.jpg" width="555" height="185" border="0" />
“사실 저는 ‘있는 것만 하자’는 주의거든요. 딱 그 역할만큼만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서요. 애드리브도 별로 즐기지 않아요.” 극적인 요소가 핵심이 되곤 하는 한국 영화판에서, 다소 심심하게 보일 법한 연기일 지라도 있는 그대로가 우선이라는 배우는 드물건만 이에 대해 덤덤하게 말하던 그에게선 확신이 느껴졌다. <남쪽으로 튀어>에서 권순경은 몇 명의 조연들 중 한 명이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들섬에 가면 꼭 있을 것만 같은 수더분한 모양으로 사람들에게 “회는 한 접시 하셨냐”고 묻고, 직접 오토바이로 사람들을 태워다 주며 구석구석 섬을 보듬던 그는 꼭 그만큼만의 존재감으로 기억 한 편에 남는다. 따뜻하고 정의롭지만 이를 내세울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이 깨끗한 권 순경이 영화 속 캐릭터라기보다 딱 그 모습 자체가 되고 말았던 것은 “실제로 섬에 가서 만난 순경을 보고, ‘이거다. 이 사람처럼 되자’”고 생각했던송삼동의 생각이 오롯이 이루어진 셈이다.
그가 권 순경이 되었던 방식은 자신이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짚으며 가능한 방식을 택해 꼭 한 걸음 씩 전진해온 송삼동의 지난 시간과 무관치 않다. 대학에서 환경공학을 공부하다, 갑자기 연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그는 “전공자도 아니고, 키나 얼굴로 시선을 끌 수 있는 것도 아니었던” 스스로가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편으로, 부족한 경험을 쌓는 일에 전념했다. 초심자에게 가장 열려 있다는 이유로 아동극을 선택해 전국을 돌아다녔고, 독립영화 사이트에 매일 들어가 “송삼동이라 합니다”라며 수시로 자신을 소개했다. 그렇게 연이 닿는 작업을 해온 9년 동안 그는3편의 연극과 80편의 독립 영화에 출연했다. 영화 <낮술>처럼 그를 “아, <낮술>의 송삼동!”이라 기억하게 하는 작품을 만나기도 했으나, 이를 인생의 기회라 여기며 감상에만 젖지 않고 “워낙 시나리오가 좋았던 탓이에요. 그런데 늘 <낮술>로만 기억되니 ‘뭔가 더 해야겠구나’라고 계속 생각했어요”라 말했다. 대학 졸업하고 취직해서 결혼하고 아이 낳으며 살길 바라신 부모님의 뜻을 거스르고,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면서도 이 길을 계속 걸어왔던 그의 명확한 진심이 반짝이던 순간이었다.
송삼동의 어느 순간


의상 협찬. 스니저 퍼레이드 (Sneezer Par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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