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품격>, <웰컴 투 시월드>를 넘으려면
다섯 줄 요약
KBS2 금 밤 8시 50분
명절 특집인 줄로만 알았던 <가족의 품격-풀하우스>(이하 <가족의 품격>)가 “수많은 라이벌을 물리치고” 살아남아 첫방송 되었다. ‘결혼 전 밝혀야할 모든 것’이라는 주제에 맞추어 특별 게스트로 출연한 윤형빈-정경미와 함께 예비 부부의 보편적인 고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박성호, 박지선이 시부모를, 김원효-심진화 부부가 아들-며느리 역할을 맡은 콩트는 각 코너에 앞서 양념이 되어 주었다. 품격있는 가족을 내세우긴 했지만 <가족의 품격>을 가득 채운 건 격조있는 대화보다는 오히려 현실적인 수다였다.



리뷰
연예인과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고정 패널만 11명에, 특별 게스트까지 함께 했다. 콩트를 보여주면서 토크에도 참여하는 개그맨들까지 합치면 더 많은 인원의 다양한 구성이 된다. <가족의 품격>은 SBS <자기야>에 맞서는 방법으로 미혼인 선화부터 시어머니 김용림까지 끌어안아 가족의 울타리를 넓히는 길을 택했다. 부부 사이의 밝히지 않은 비밀이나 부부간 경제권 문제, 결혼 전 예단 등 현실적인 주제들을 다루면서도 유쾌하지만 가볍지는 않게 문제에 접근하는 태도는 <가족의 품격>의 가장 큰 미덕이다. 주제에 맞는 특별 게스트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 역시 자칫 산만해질 수 있는 토크의 중심을 잡는 한 방법이 되었다. 하지만 이 점만으로는 동시간 대의 프로그램 뿐 아니라 채널A의 <웰컴 투 시월드> 등 비슷한 형태의 가족 주제 집단 토크쇼와 차별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차별화의 첫 시작이어야 할 콩트가 아직 완성도가 미흡하고 코너와 밀착되지 않는 점이 가장 큰 단점이다. 과거 <개그 콘서트>의 코너였던 ‘대화가 필요해’ 만큼은 아니더라도, 인상적인 한 방이 필요하다. 그게 박성호의 ‘앵그리 파파’ 분장은 아닐 것이다.



수다 포인트
– 7세 이상 시청 가능 : 이승신의 몹쓸 애교 “옵빠 옵빠 옵빠빠!” 어릴 적 부터 가르쳐야 합니다. 애교 저렇게 하는 거 아니야, 저렇게 하면 혼나!
– 19세 이상 시청 가능 : “아무리 부드럽게 하고 잘해줘도, 힘이 없어. 그럼 꽝이야!”에서 출발한 박준규의 이야기는 “복근이 있어야 정력증강”으로 마무리. 음란마귀 자동소환.
– 30세 이상 시청 가능 : 어떤 시어머니, “우리 옆집에는, 며느리가 시어머니 밍크코트를 너무 좋은 거 ‘암컷’으로 해왔어!” 예단 ‘간단히’ 해오는 게 이 정도? 시월드에 입성할 준비가 된 분만 시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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