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is 미즈타 코우키.‘코우키’라는 이름에는 ‘항해한다’는 뜻의 배 항(航) 자와 ‘살다’라는 뜻의 날 생(生) 자를 쓴다. 넓은 바다에 혼자 던져놔도 살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부모님께서 지어주셨다. 어릴 땐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배우 일을 시작하면서 고향인 오사카에서 도쿄로, 도쿄에서 또 한국으로 오게 된 걸 보니 이름대로 살고 있는 것 같다.
애칭은‘톰’이다. <테니스의 왕자> 뮤지컬에서 켄야 역을 맡은 적이 있는데, 분장한 걸 보고 어떤 스태프 분이 “왠지 미즈타 군 외국 남자애 같아. 앗, 톰 같이!”라고 말한 것을 시작으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부르고 있다.
1990년 12월 20일에 태어났다. 엄마와 아빠, 두 살 차이 나는 형이 있다.
시력이 많이 나쁘다. 렌즈를 끼지 않으면 바로 눈앞에 있는 글자도 읽지 못할 정도다. 가족들 모두 눈이 나쁘기 때문에 내 시력이 좋지 않은 것도 가족 탓이라고 마음대로 생각하고 있다. 우하하하.
일 때문에 열아홉살 때 집에서 독립했다. 가족들과 살면 특별히 뭘 생각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세탁이 돼있고, 밥이 차려져 있는데 혼자 살아보니까 그렇지가 않았다. 내가 세탁을 안하면 입을 옷이 없고, 치우지 않으면 집이 더러워지며, 먹을 게 없으니까 장을 보러가야 하는 거다. 기본적이고 당연한 사실인데, 새삼 깨닫게 되니까 놀라웠다. 그래도 혼자 사는 것의 좋은 점이라면 아무래도…. 자유? 헤헤헤.
작년 생일에는 tvN <이웃집 꽃미남> 촬영을 했다. 끝난 후엔 함께 출연 중인 (김)지훈 형이 자리를 만들어줘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밥을 먹고 술도 마셨다. 참, 박신혜 씨로부터는 팔찌 선물도 받았다. 다들 처음부터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줘서 감사했다. 모두 마음이 따뜻한 것 같아!
얼마 전엔 윤시윤 형이 수원시장이랑 한국민속촌에 데려가 줬다. 시장에선 순대곱창볶음을 먹었는데 맛있었다. 시윤 형이 “아저씨들이 많이 있는 곳이 맛있는 가게야”라고 살짝 알려줘서, 앞으로 다른 곳에서도 그런 가게를 찾아 가야한다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고경표는 나에게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욕을 가르쳐주면서 “이런 말을 들으면 화내도 돼” 라고 농담 삼아알려줬다. 하핫.
<이웃집 꽃미남> 1회 중 내가 첫 등장하는 신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다.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다가 고독미(박신혜)와 마주치는 장면이었는데, 세트에서 찍었기 때문에 곤돌라를 실제로 타진 않았다. 으흐흐흐.가만히 앉아있다가 ‘큐!’ 하면 서서히 일어난 거였지.
한국어 발음이 좋다는 말을 종종 듣지만, 사실 난 잘 모르겠다. 그냥,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걸 듣고 그걸 그대로 따라하는 중이다. 아무래도 일본인은‘~입니다’를 ‘~이므니다’처럼 발음하기 쉽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의식하고 있다.
취미는 요리, 잘 만드는 메뉴는 미네스트로네 스프다. 요리를 잘 하시는 엄마한테서 배웠다. 뿌리채소를 듬뿍 넣어서 만드는 양식인데, 간장을 넣는다든지 해서 일식 풍으로 변형시킨다. 그걸 친구들한테 먹여주면 다들 맛있다고 한다.
특기는 댄스, 그리고삼각 먹기.일본에서는 초등학생 때 밥, 반찬, 된장국이 삼각형으로 놓여 있으면 그걸 순서대로 조금씩 먹도록 배운다. 그렇게 먹는 게 소화에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지금도 먹고 나서 보면 그런 식으로 먹었다는 걸 깨닫게 돼서 ‘아, 이거 특기인 걸까’라고 생각하게 된다. 헤헤헤헤. 한국엔 없는건데 이해가 잘 될까? 남기지 않고 골고루 먹기라고 해야 하나? 정말 소화가 잘 되긴 한다.
그래서 살이 잘 안찌는 건 아니고 어릴 때부터 그랬다.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는데, 남자다운 역할을 맡아서 근육을 만들려고 한 적은 있다. 당시에 단백질 음료도 마시고 헬스도 다니고 해서 몸이 단단해지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살이 잘 빠지는 체질인 것 같다.
아뮤즈 프린스 오디션때연기를 처음으로 해봤다. 받은 종이에는 설정만 두 줄 정도 쓰여 있었고, 대사는 없었다. ‘친구랑 전화를 하고 있을 때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는 상황’이라길래 오사카 사투리를 막 쓰면서 진짜로 친구한테 이야기하는 것처럼 연기했다. 그때 그랑프리를 탈 거라곤 전혀 생각도 안 했는데 상을 받게 돼서 뭐가 뭔지 실감이 안 났다.
같은 회사에 소속된 미우라 하루마와 친하다. 내가 성인이 됐을 때 미우라 하루마가 “코우키, 술 마시러 가자”라고 해서 내 인생의 첫 맥주를 함께 마신 기억이 있다. 동갑이라 종종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시러 가곤 했는데, 지금 내가 한국에 와 있어도 때때로 연락을 주고 받는다.
작년에 처음으로 뉴욕 여행을 갔다. 브로드웨이에서 열흘 동안 뮤지컬을 열한 편 봤는데, 제일 인상 깊었던 건 <멤피스>라는 작품이다. 흑인들이 운영하는 재즈클럽에 백인 라디오 DJ가 와서 흑인 가수를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다. 거기서 나오는 흑인 음악이 너무 듣기 좋고, 배우들도 연기를 정말 잘 하더라. 무대에 서는 사람으로서, 나도 언젠가 이런 데 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블로그에 글을 열심히 쓰고 있다. 이전에는 일기를 쓴다든가 하는 게 전혀 없었는데, 블로그를 하다보니 내가다른 사람에 비해서 글을 좀 길게 쓰는구나 싶긴 하다. 블로그는지금 내기분을 쓴다거나, 다른 사람들이 그걸 보면서 뭔가 생각해주고 얘기해주기 때문에 마음이 편안해지는 장소다. 모든 마음을 그대로 다 쓸 수는 없지만, 힘들 때 말로 표현하면 기분이 좀 편해지는 것과 마찬가지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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