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조건>, 빼면 더 재밌는 생활의 발견
다섯 줄 요약

KBS2 토 밤 11시 15분

휴대폰과 인터넷, TV 없는 일주일을 살았던 여섯 남자가 돌아왔다. ‘쓰레기 없이 살기’라는 새로운 미션을 알지 못한 채 하루를 보낸 여섯 멤버는 아무런 의식 없이 많은 양의 쓰레기를 만들어냈고, 다음날 부터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여러가지 수단을 동원해야만 했다. 모든 멤버들은 개인 식기와 텀블러, 손수건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양상국은 5kg의 음식물 쓰레기를 사흘이면 유기농 비료로 만들어내는 지렁이를 사왔다. 오늘의 불편이 일주일 뒤 나를 바꾸는 흥미로운 도전이, 다시 출발점이다.

리뷰

<인간의 조건>에는 예능적으로 명확한 캐릭터를 가진 출연자가 없다. “쓰레기 없이 생활하기” 외에 다른 미션이나 분량을 위해 만들어진 상황도 없다. 대신 멤버들이 공유하는 것은 일상이고, 보여주는 것은 개그맨이라는 직업을 가진 평범한 생활인의 오늘이다. 일어나고 잠들고, <개그 콘서트> 회의에 가고, 충실하게 각자의 몫으로 남겨진 하루를 산다. 그리고 미션 때문에 불편해진 그 자리를 채우는 무언가가 화면에 담긴다. 휴지 대신 면 손수건, 일회용 종이컵 대신 텀블러, 휴대폰과 TV, 인터넷이 사라진 시간에는 대화. 의식주와 모두 관련이 있고 일상과 밀접한 아이템인 쓰레기가 정규편성의 첫 ‘빼기’가 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첫 미션이 사람들 사이의 공백을 채워주었다면, 이번 미션은 개인의 영역에 한정되어 있던 시야를 함께 살아가는 사회로 넓힌다. 개인이 불편함을 감수하며 일상의 습관을 바꾸는 것에서 공동체의 변화는 시작된다. 빼기라고 해서 무조건 손해가 되지 않고 때로 더 좋은 것이 더해지는 생활의 발견으로, 함께 살아가기에 더 유쾌한 일상으로, <인간의 조건>이 돌아왔다.



수다 포인트

– 정규편성의 조건=원래의 기획의도를 지켜나가는 뚝심+음식물 쓰레기를 손수 모으는 제작진의 성실함+‘리얼’ 버라이어티 정신+“뭘 해도 되는 촌놈” 양상국

– 쓰레기 없는 생활의 조건=손수건+텀블러+휴대용 개인 식기+지렁이+뭐든지 다 있는 KBS+양엄마 양상국

– 고정의 조건=연륜의 박성호+그에 맞서는 김준호+살림꾼 정태호+2인분 김준현+언럭키가이 허경환+그냥 양상국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