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우스>, 형제는 가족이었다
다섯 줄 요약
마지막 회 KBS2 일 밤 11시 45분
끝내 두 별은 함께 빛날 수 없는 것인가. 마약 수사를 위해 쌍둥이 형 은창(서준영)인척 연기했던 신우(서준영)는 고 사장(류승수)의 함정에 빠지고 만다. 하지만 이번에는 은창이 신우인척 인질로 붙잡히고, 고 사장은 신우에게 마약과 은창 중 선택하라고 한다. 은창을 의심했던 신우는 마약을 선택하고 뒤늦게 약물 쇼크로 죽어가는 은창을 발견한다. 서로에게 각자의 인생을 돌려주고 싶었던 형제는 꿈에서나 마주 웃을 수 있었다.

리뷰
<시리우스>는 각자의 몸으로 태어났지만 마치 샴쌍둥이 같은 운명을 타고난 형제의 비극이다. 학교에서 괴롭힘 당하는 동생 신우를 도와주려다 은창이 살인을 저지른 순간부터 둘은 서로를 등에 업고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감옥에 갇힌 은창 뿐 아니라 자신 때문에 형이 그렇게 되었다는 죄책감과 살인자의 가족이라는 굴레에서 살아온 신우 역시 지옥에서 살았다. 이처럼 <시리우스>는 사물과 상황의 양면을 통해 인간을 옴짝달싹 할 수 없게 만드는 운명을 그렸다. 그리고 물었다. 서로의 존재 자체가 가혹한 상처가 되는 형제가 함께 웃을 수 있는지를. 신우의 교복을 입었던 날을 수없이 후회했지만 끝까지 동생을 지키고자 했던 은창과 엄마를 위해 입었던 은창의 교복을 내팽개쳤지만 다시 주워들 수밖에 없었던 신우에게 서로는 외면할 수 없는 존재, 즉 가족이었다. 이 같이 인물 각자에게 주어진 근원적이고 복잡한 감정과 그로 인한 행동이 사건을 만들어가는 이 드라마의 작법은 마약 수사와 복수극이라는 형식과도 상당히 유기적으로 결합되며 흥미로운 긴장감을 자아냈다. 하지만 갈수록 감정의 무게에 서사가 짓눌리면서 이야기가 느슨해지기도 했다. 특히 형제와 함께 긴장감의 삼각 꼭지점을 차지했던 고 사장이 허술하고 뜬금없는 퇴장을 맞은 것은 장르적 완성도가 감정의 카타르시스만큼은 충분치 못했다는 아쉬운 증명이 되고 말았다.



수다 포인트
– 경찰도 구분 못 하는 밀가루와 마약. 끊기가 보통 힘든 게 아니라는 것까지 꼭 닮은 공포의 백색 가루.
– 형은 동생 지켜야 해서힘들고, 동생은엄마가 형만 찾아서힘들고, 엄마는자기 때문에아파하는 자식 보는 게힘들고, 원래 사는 게 다 그렇게 힘든 거야.
– 차갑고 거만한 도신우 과장님, 차도남의 상징 트렌치 코트도 가죽 장갑도 잘 어울리네요. 그런데 앞으로머리는 은창이 형 다니는 미용실에서 하도록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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