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블라인드 테스트’가 버라이어티 버전으로 탄생했다. MC들과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은 제한된 정보만을 지닌 채 총 3라운드에 걸친 쇼에서 무대 위 평가 대상 가운데 어느 쪽이 ‘명품’인지를 가려냈다. 1라운드에선 전문가 안무와 고교 댄스팀 안무를 가려냈고, 2라운드에선 최고 몸값의 개를 판별했으며, 3라운드에선 유명 디자이너와 시장한복의 대결이 펼쳐졌다. 대상은 다르지만 결론은 같다. 고가품이 곧 명품이다.
리뷰
“껍데기를 벗기면 진짜 안목이 드러난다.” “당신의 허세를 벗겨줄 반전의 시간.” <블라인드 테스트쇼 180도>의 문을 연 두 개의 소개 멘트다. 여기서 ‘허세’라는 것은 상품의 가치보다 상표를 우선시하는 태도를 말하며, ‘진짜 안목’이란 그 상표에 현혹되지 않고 ‘진짜 가치’를 알아보는 능력을 말한다. 액면 그대로 본다면, 편견 없는 평가를 뜻하는 ‘블라인드 테스트’의 취지를 잘 실천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이 쇼가 이야기하는 ‘가치’란 곧 가격이며, ‘안목’이란 고가를 알아보는 능력임을 알 수 있다. 가령 유명 디자이너 작품과 시장 한복의 대결에서 판별을 어려워하는 평가자들의 모습은 두 상품이 그 정도로 비등한 가치를 지녔음을 말해주지만, 막상 정답이 공개되고 나면 두 상품 사이에는 확연한 위계가 발생한다. 디자이너 작품을 선택한 자가 높은 안목의 소유자로 칭송받기 때문이다. 정답과 오답의 이분법적 대결 구도에서 상품 고유의 가치는 사라지고 결국 남는 것은 고가품과 저가품이라는 등급 체계다.
수다포인트
-어제의 허세왕: 1라운드에서 “돈 냄새 나는 안무”라며 자신의 선택이 정답임을 자신했던 오답자 성대현.
-KBS ‘1박 2일’과 SBS <붕어빵>을 퓨전한 ‘아빠! 어디 가?’, SBS <진실게임>과 <생활의 달인>, KBS < TV쇼 진품명품 > 등을 뒤섞은 <블라인드 테스트쇼 180도>. 요즘 MBC의 예능 트렌드는 짜깁기?
-다음 회 명품감별사로, “안목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는 거”라며 태생론을 펼치신 <청담동 앨리스>의 신인화 팀장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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