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제왕>, 위기의 제왕에게 현실은 없다
브리핑
SBS <드라마의 제왕> 마지막 회는 첫 회와의 데칼코마니였다. <경성의 아침> 마지막 회 촬영장에 성민아(오지은)가 늦는 사고가 발생하자, 치료를 위해 미국에 가는 걸 포기하고 촬영장으로 향한 앤서니는 1회 때와 똑같이 테이프를 방송국에 가져다주려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하지만 앤서니는 살아남았고, <경성의 아침>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끝을 맺었다. 덕분에 <드라마의 제왕>은 드디어 어떤 위기도 없이 모두 행복한 1년 후에서 마무리될 수 있었다.



리뷰
“시간 참 빨라요. 벌써 마지막 방송이라니.” <드라마의 제왕> 속에서 온갖 위기를 다 겪어가며 <경성의 아침>을 찍었던 이들은 그렇게 느꼈을 법도 하다. 하지만 그 밖에서 <드라마의 제왕>을 지켜보는 이들에게는 참 긴 시간이 아니었을까. 이야기와 관계를 진전시키기보다는 긴박한 사건을 만들고 그걸 해결하는 방식으로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드라마의 제왕>은 마치 끝나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경성의 아침>이 끝나도 계속될 것만 같았던 앤서니의 드라마 제작 분투기는 실명이라는 극단적 상황이 닥쳐오고 나서야 겨우 브레이크를 잡았다. 하지만 사건사고의 아이콘인 <경성의 아침>의 마지막 회를 순순히 내보내기는 억울했는지 1회와 똑같이 생방 촬영의 지연으로 녹화 테이프가 전달되지 않는 상황을 만들면서 이야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드라마의 제작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현실적일지 몰라도 그걸 덮는 과정은 우연과 꼼수에 기댔던 것처럼, 죽음이라는 위기마저 이고은(정려원)이 앤서니의 손을 잡자 심장이 다시 뛰는 기적으로 봉합시키는 장면은 <드라마의 제왕>이 드라마의 어떤 현실에 대해 말하고자 한 것인지 오히려 헷갈리게 하는 지점이다. 앤서니는 1%의 희망보다는 드라마 완주를 택해 ‘드라마의 제왕’이 되었지만, <드라마의 제왕>의 완주를 기다린 이들은 정신없고 급박하기만 한 마지막 회를 보며 긴 경주를 끝마쳤음에도 결승선의 테이프는 끊지 못한 셈이 되고 말았다.



수다포인트
– OST 숨겨진 복선 : “두 눈이 멀어서 그대만 봐요”
– 미워할 수 없는 마성의 남자 김봉달 씨가 이고은 작가에게 반한 건 언제인지는 끝내 알 수 없는 건가요? 이거 저만 궁금한가요? 이고은 작가도 궁금할 텐데?
– 온갖 구설수를 딛고 일어나 작품성과 시청률 모두를 잡았으며, 관련된 모든 인물이 행복해진 전설의 드라마 <경성의 아침>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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