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룡이 간다>, 열애설보다 지지부진한 드라마
다섯 줄 요약
제목은 <오자룡이 간다>지만 어제도 오자룡(이장우)이 아니라 나공주(오연서)가 갔다. 자룡이 첫사랑 마리(유호린)를 만나지 못했다는 소식을 들은 공주는 차비가 없다는 핑계를 대며 자룡의 포장마차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얼마 전 백로(장미희)에게 굴욕을 당했던 기자(이휘향)는 아들 용석(진태현)이 진주(서현진) 대신 교통사고를 당하자, 이 때다 싶어 진주와 백로 모녀에게 ‘이런 남편, 사위 또 없다’며 유세를 떤다.



Best or Worst
Worst: <오자룡에 간다>에서 가장 뜨거운 것은 공주의 짝사랑도, 용석의 야망도 아닌 자룡이 만든 떡볶이다. 사랑하는 여자와 아기까지 버린 채 진주네 재산을 노리고 결혼한 용석은 혼자 있을 때조차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는 법이 없고, 자룡을 향한 공주의 소심한 짝사랑은 두 사람이 감자탕 가게에서 일하던 시절과 비교해보면 전혀 진전된 게 없다.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기꺼이 그의 세계로 발을 내딛은 공주의 순정과, 꼼수를 부리지 않고 정직하게 성공하려는 자룡의 착실하고 따뜻한 마음이 서로 맞물리지 못하니 “난 오자룡 씨가 좋아. 오자룡 씨를 포기하지 않을 거야”라는 공주의 결심은 누구도 설득하지 못하는 메아리가 되어 돌아온다. 이야기가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기 위해서는 이미 구축된 캐릭터를 반복해서 보여주는 소소한 에피소드가 아니라 인물의 감정을 끄집어낼 수 있는 굵직한 사건이 필요한 법이다. 매일 기자의 속물근성과 공주의 일편단심만 확인할 순 없지 않은가.



동료들과 수다 키워드
-자룡이 화상을 입은 공주의 손을 꽉 잡아주는 순간 직감했습니다. 내일 아침이면 ‘오연서-이장우, 드라마에서도 달달한 핑크빛 스킨십’, ‘열애설 난 오연서-이장우, 드라마에서 얼마나 다정한가 봤더니…’ 같은 기사가 쏟아지겠구나!
-몸이 안 좋다며 공주와 자룡만 남겨두고 먼저 집에 가는 재룡, 네가 형보다 낫다.
-이기자, 고성실, 나공주, 장백로… 이렇게 촌스러운 ‘직구’ 작명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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