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제18대 대통령 선거 개표방송>, <개콘> 없었으면 어쩔 뻔 했니
다섯 줄 요약

KBS는 선거방송을 위해많은 것을 준비했지만, 참신함 대신 식상함이 그 자리를 메웠다. 개그맨들이 역대 대통령으로 분해 성대모사를 하는 ‘반신욕의 제왕’에 이어,<개그콘서트>의 코너인 ‘네가지’, ‘거지의 품격’, ‘어르신’이 선거 버전으로 꾸며졌다. 스튜디오에선 안윤상이 유해진, 송새벽, 박지성 등 유명인들의 성대모사를 들려주었고, 김대희는 청와대 출입기자와 함께 대통령에 대한 사소한 궁금증을 풀어보는 코너에 출연했다. 이 정도면 재활용의 묘만큼은 지상파 3사 중 최고였다 할 만하다.



Best or Worst

Worst: 익숙한 것을 응용했다는 사실자체가 비난받아야 할 이유는 아니다. 다만 KBS가 당사의 개그맨들을 선거방송 곳곳에 배치한 시도에는 어떠한 재미도, 무엇을 담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들어있지 않았다. 역대 대통령 패러디와 성대모사 모두 보여주고자 하는 내용에 최적화된코너가 아니라, 그저 눈요깃거리나 시간 때우기용으로 빌려 온 틀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효자동 이발사>와 <공동경비구역 JSA> 등 송강호가 출연한 영화들을 짜깁기해 역사를 정리한 ‘U권자의 전성시대’는 물론, 대통령 후보들의 패션 스타일 분석, ‘대통령도 애니팡을 하나요?’ 등과 같은 물음에 답하는꼭지 역시 KBS의 안일한 기획력을 보여주었다.두 후보의 전투력을 보여주는 증강현실, 건물 외벽에 그래픽을 구현한 최첨단 기술‘미디어 파사드’등이 마련됐어도 방송이 허전하게 느껴진 것은결국 알맹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선거방송에 가장필요한 건 정치를 풀어내는 방송사만의 시선과 새로운 감각이지 단순한 볼거리가아니다.제대로 된 기획 없이 부록으로만 채운 방송은올해가 마지막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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