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 | 데이빗 핀처
“어떤 작품을 준비하기 시작할 때 ‘이 역할이 외국 배우 중에는 누구에게 잘 어울릴까’ 상상해 봐요. 그런데 의 유림 역에는 곧바로 조디 포스터가 딱 떠올랐어요. 스마트하고 이지적인 배우인 동시에 모성을 드러내 연기할 때는 정말 절박하고 강인한 엄마로서의 모습을 보여줬거든요. 닫힌 공간에서 딸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과 , 특히 에서의 흡인력 있는 연기가 기억에 남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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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 정기훈
“서로 대립하던 모녀가 엄마의 병을 통해 관계를 회복해가는 설정은 어떻게 보면 식상할 수도 있지만, 살아 숨 쉬는 캐릭터와 두 배우의 연기가 너무나 좋았어요. 영화에서 엄마가 딸의 직업을 탐탁지 않아 하는 것처럼 저희 어머니도 처음에는 제가 연기하는 걸 반대하셨거든요. 주위에서 말리는 일을 직업으로 하려다 보면 가족에게도 보란 듯이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는 게 또 하나의 무게로 느껴질 때가 있기 때문에 공감한 면이 있어요. 그 밖에도 모녀라면 누구든 공감할 수밖에 없는 접점이 참 많은 작품이라, 엄마와 딸이 겨울에 함께 보면 좋을 것 같아요.”
고등학교 시절 ‘부산의 톨스토이’로 불릴 만큼 촉망받는 문학소녀였던 애자(최강희), 그러나 스물아홉 팍팍한 서울살이에 남은 것은 빚과 바람둥이 남자친구, 도무지 풀리지 않는 커리어뿐이다. 칼칼한 성품의 엄마 영희(김영애)는 괄괄한 성미의 반 백수 딸이 못마땅해 사사건건 부딪히곤 하는데, 이 애증 가득한 모녀 관계는 어느 날 갑자기 예기치 못한 전환점을 맞는다. 억센 부산 사투리와 살가운 구석이라곤 없는 대화가 끈끈한 모녀간의 정에 리얼리티를 더하고, 웃음과 눈물의 배합 또한 훌륭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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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 필리다 로이드
“메릴 스트립을 워낙 좋아해요. 그 나이에 이런 역할을 맡아 누리는 게 너무 부럽기도 하고,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캐릭터를 자유롭게 소화해 내는 모습이 정말 멋지거든요. 음악이나 영화 속 풍광도 아름답지만, 딸이 엄마의 옛사랑을 찾아 불러들여서 엄마의 젊은 시절을 회고하게 해 주는 설정이 특히 가슴 찡하게 아름다운 것 같아요.”
이미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메가 히트 뮤지컬을 스크린으로 옮기는 시도는 종종 안타까운 결과를 낳곤 했다. 그러나 메릴 스트립, 콜린 퍼스, 피어스 브로스넌 등의 호화 캐스팅과 상상 속에 존재하던 그리스의 섬을 실제로 구현한 로케이션 등으로 영화 는 성공적인 뮤지컬 영화의 전당에 이름을 남길 수 있었다.

2003년 | 곽재용
“로맨스 영화를 자주 즐겨보지는 않지만, 이런 작품을 보면 잊고 있던 감성이 충전되는 느낌이 들어요. 딸이 다락방에 있는 비밀 상자를 보고 엄마의 사랑 추억들을 발견하게 되면서 지금 자신의 사랑과 교차점을 발견하게 되잖아요. 우리는 평소 엄마가 내 나이 때 어떤 사람이었을까, 어떤 사랑을 했을까 같은 것들을 궁금해 하지 않는데 이 영화에서는 엄마의 과거와 딸의 현재가 겹쳐지면서 엄마도 몇 십 년 전 나와 같은 사랑을 했다는 걸 알고 공감하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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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 클린트 이스트우드
“이 영화는 엄마와 딸이 아니라 엄마와 아들의 이야기지만, 안젤리나 졸리가 가진 존재감 자체를 굉장히 좋아해요. 섹시한 이미지가 주로 부각된 것과 달리, 이 사람만의 강렬한 에너지와 포스는 정말 흔치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에서는 섹시한 모습을 배제하고 아이를 잃은 엄마로서의 처절한 심정을 너무나 훌륭하게 연기했어요. 물론 첫 등장에서부터 특유의 고혹적인 아름다움이 묻어날 수밖에 없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 내면에 확 몰입해서 영화를 보게 됐어요.”
‘브란젤리나 커플’의 여신, 블록버스터 여전사 등 안젤리나 졸리의 대표적 이미지들은 주로 그의 스타성과 흥행 성적표에 기인하지만 은 이 배우가 가진 카드의 다양함을 증명한 작품이다. 안젤리나 졸리는 부당한 시스템에 의해 진짜 아들을 잃어버리고 세상에 맞서는 싱글맘 역할을 보란 듯이 소화해냈고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감독으로서 또 하나의 걸작을 세상에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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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지은 five@
사진. 이진혁 el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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