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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홍콩 컨벤션 & 익스히비션 센터에서 열린 는 들뜬 모습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관객과 함께 시작됐다. 무대 준비가 끝나고 6시(홍콩 현지 시간 기준) 생방송을 향한 5분 카운트다운이 시작됐지만, 여전히 객석은 절반 정도 밖에 차지 않았다. 관객 입장이 마무리되지 않은 것이다. 미진한 진행과 함께 6시 정각, 정재일의 피아노 연주에 맞춘 송중기와 장국영의 노래로 가 시작되자 무대의 시작에 놀라 빅뱅의 ‘뱅봉’, 슈퍼주니어의 ‘토봉이’를 든 팬들이 서둘러 뛰어 들어왔다. 지드래곤의 코스프레를 한 팬과 시상식에 참여한 연예인처럼 화려한 드레스를 차려입은 사람도, 어머니의 손을 꼭 잡고 입장하는 여학생도 있었다. 이와 같이 다양한 모습들에도 불구하고 현지 팬덤은 확실히 빅뱅과 슈퍼주니어라는 두 개의 큰 축을 중심으로 했다.
SM vs YG, 그리고 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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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콘셉트의 무대들이 이어졌지만, 무대 퍼포먼스 역시 ‘SMP’스러운 폭발력의 SM과 명확한 콘셉트로 무대마다의 개별성을 키우는 YG의 2강 구도였다. 빅뱅의 무대는 빅뱅과 지드래곤의 콜라보레이션과도 같았다. 검은 망토를 쓰고 지드래곤의 솔로곡 ‘Crayon’을 부르며 등장한 이는 탑이었고, 그 뒤로 대성, 태양, 승리가 지드래곤이 되어 ‘Crayon’을 완성시켰다. 이와 같은 연출이 가능했던 것은 개인활동으로 그룹의 색깔을 이어가는 YG 아티스트의 특성 덕분이었다. 확실한 콘셉트로 같은 곡에 이야기를 입히는 YG의 연출스타일은 영화 의 콘셉트를 입은 에픽하이의 무대로도 증명됐다. 반면 SM은 슈퍼주니어와 샤이니, EXO 등이 강렬한 사운드를 순차적으로 폭발시키고 군무를 입히며 각각의 그룹이 SMP스타일 안에서 퍼포먼스 릴레이를 펼치는 듯했다.
이와 반대의 지점에서 쾌감을 줬던 순간 역시 존재했다. 한국 드라마의 영향으로 홍콩 현지 관객들은 오프닝, 엔딩의 진행을 맡았던 송중기와 시상자 한가인에게 뜨겁게 반응했는가 하면, 다이나믹 듀오의 개코가 무반주의 랩핑을 힘주어 쏟아낼 때, 생소하고 따라 부를 수 없으며 멜로디조차 없던 그 순간에 관객들은 도취된 듯 환호를 보내며 음악 하나만으로 소통하는 순간을 그려냈다. 그리고, 팬덤 외의 음악에 방점을 찍었던 것은 역시 싸이다. 물론 현재는 YG 소속 가수이지만 팬덤이 아닌 대중적인 인기와 화제성에 기반했던 싸이는 SM과 YG라는 두 개의 큰 팬덤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며 를 지탱했다. ‘올해의 노래상’을 받은 ‘강남 스타일’을 부르던 중 던진 “What is it?”이라는 싸이의 물음에 6천 5백 명의 관객들은 “오빤 강남 스타일”을 힘껏 외쳤다. 현지에서의 팬덤이 형성되어 있지 않은 한국 뮤지션의 무대가 반응을 얻던 순간은 음악이 가진 힘, 그 자체를 보여줬다.
매년 변하지 않는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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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있게 다가온 순간들에도 불구하고 관객 입장 컨트롤이 미숙했던 현장 상황부터 시작된 는 이후 네 시간에 이르는 긴 축제에 여전히 채워야할 것이 많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베스트 아시아 아티스트’상을 중화권 스타인 왕리홍이 수상한 것을 비롯,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지의 대표 뮤지션들은 상을 받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냈다. 하지만 다른 후보들에 대한 언급 없이 진행되는 시상 방식은 < MAMA >가 아시아 전역을 대상으로 순회 개최되는 ‘Asian Awards’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부족하다. ‘Music Awards’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수상내역보다 퍼포먼스에 이목을 집중시켜온 < MAMA >는 장악력을 감수하고서라도 ‘어워드’로서의 설득력을 위한 전면적 개편이 시급한 상태다. SM과 YG라는 대형 기획사 소속 뮤지션들이 현지에서 가장 큰 반응을 얻는 것은 어쩔 수 없더라도, 두 회사의 힘에 상당부분 의지하는 것 같은 구성은 시상식만의 객관성과 절대성을 갖추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한류를 넘은 ‘아시아 뮤직 어워드’라고 하기에는 여전히 한류가 중심이고, 한류 축제라고 하기에는 이들이 확장한 아시아라는 틀이 너무도 크다.
Mnet의 신형관 국장은 출국 전 기자 간담회에서“아시아의 그래미”를 꿈꾸며 아시아 시장 전체로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밝혔고 “100% 완벽한 시상식이 되기를 바라지만 그렇지 않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가 끝난 이 시점에서 바라본 아시아 음악 시상식으로서의 숙제들은 매년 반복되어온 상태로 여전하다. 그러나 < MAMA >의 무대에 오른 아티스트와 관객이 호흡하던 그 순간만큼은 아시아 음악의 판을 키우고 싶다는 Mnet의 방향이 의미 있는 움직임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아시아의 음악이라는 큰 틀을 채우기에는 부족했다. 하지만 가 한류 축제를 넘어, 한국의 그래미를 넘어, 계속해서 “아시아의 그래미”에 대한 꿈을 접지 않고, 나가길 바라는 이유다.
사진제공. CJ E&M
글. 홍콩=이경진 기자 twenty@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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