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최영만 믿고 가는 드라마?
, 최영만 믿고 가는 드라마?" /> 3회 SBS 월 밤 9시 55분
공민왕(류덕환)의 어명과 유은수(김희선)와의 약속은 최영(이민호)에게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혔다. 그 상처가 여전히 최영의 목숨을 위협하듯 마음대로 그를 살려낸 공민왕과 유은수라는 짐은 선왕의 마지막 명을 따른 뒤 평민으로 살려던 최영을 붙잡는다. 최영의 부상이 “우리 모두가 죽는 것”이 되는 것은 공민왕 일행이 최영에게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현재 에서의 최영의 비중과도 연관된다. 공민왕과 유은수의 필요에 의해서도, 극의 흐름을 위해서도 최영은 고통을 숨기고 동분서주 해야만 한다. 한 인물의 행동에 집중된 서사는 필요 없는 부분은 덜어내고 빠른 서사 진행을 가능하게 하지만, 인물에 대한 이해를 가로막는 장해물이 되기도 한다. 떡을 먹으며 투덜거리는 유은수의 매력을 이해할 수 없거나,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비극적인 과거에 감정이입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행동의 중심에 놓인 최영마저 충성스러운 인물인지, 무관심한 인물인지, 밝은 성격인지, 어두운 성격인지 불분명하게 느껴지는 것은 가 사건만큼 인물에 집중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철(유오성)이 벌인 충성도 시험에서 권문세가의 “더듬이”가 선택한 것은 공민왕이 아니었다. 그만큼 미래에서 온 유은수처럼 공민왕과 노국공주(박세영)에게도 고려는 낯선 땅이다. 낯선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공민왕과 유은수에게 필요한 것은 설득력 있는 성장이다. 공민왕은 기철과의 싸움을 최영에게 전적으로 맡겨버리고, 유은수 역시 의사로서의 책임감을 보여주지 못한다. 이들이 최영의 행동에만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내적인 성장을 이룰 때 최영도 비로소 공민왕의 친구, 유은수의 기사라는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 그것은 드라마가 특정 캐릭터의 매력이 아니라 전체적인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방식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할 것이다.

글. 김지예(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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