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일 내내 인기 걸 그룹의 왕따설 논란으로 온 세상이 들끓은 만큼 지난 주말 방송된 JTBC 을 예사로이 보게 되지 않더군요. 멤버 교체 한번 없이 14년을 이어온 그룹 신화. 그들이라고 왜 그간 불화가, 반목과 갈등이 없었겠어요. 여럿이 모이다 보면 어딜 가나 불평꾼 기질을 타고났거나, 지나치게 게으르거나 아니면 반대로 깔끔을 떨거나하는 이들이 있기 마련이고, 더구나 숙식을 같이 하자면 끝없이 부딪칠 수밖에 없죠. 개성이 다르고 각자의 목소리가 있는데 어떻게 조용하길 바라겠어요. 제 배에서 나온 두 아이조차 제 앞에서 싸움을 벌여도 서로 영판 다른 소리를 하는 걸요.
그런 위기의 순간들을 어떤 방식으로 극복해냈는지 을 보고 있노라면 해답이 좀 보이더라고요. 신화가 공기 좋고 물 좋은 농촌으로 자유와 휴식을 찾아 떠난 농촌채널 ‘신화가 떴다 & 전원의 신’ 편은 제목대로 ‘패밀리가 떴다’와 드라마 를 섞어 만든 패러디 형식이었는데요. ‘패밀리가 떴다’처럼 살아서 팔딱이는 물고기를 손질하느라 수선 깨나 떨겠거니 했더니만 이게 웬 일, 눈 하나 꿈쩍 안 하고 단칼에 처리를 하는가 하면 요리 솜씨들도 다들 어지간한 수준이어서 기대 이상의 상차림이 완성됐죠. 패러디이긴 해도 따라 하기에 급급한 게 아니라 멤버들의 성향에 맞게 재구성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SBS ‘리얼 로망스 연애편지’ 이후 6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으나 더 나아졌으면 나아졌지 부족함이 없지 뭐에요. 물론 풋풋함이야 당연히 줄었죠. 하지만 넉넉한 여유로움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었어요.
신화를 보고 있으면 장수 비결이 보입니다 신화의 장수 비결을 논할 때 리더의 자질을 우선으로 꼽곤 합니다. 그간 여러 토크쇼를 통해 알려진 바 있지만 이런저런 악재가 닥쳤을 적마다 리더 에릭 씨가 기지와 카리스마를 발휘해 팀의 와해를 막아왔던 모양이에요. 그런데 방송을 쭉 지켜보는 동안 새롭게 깨달을 수 있었던 건 또래지만 리더의 말을 믿고 잘 따라준 중간 멤버들의 공도 만만치 않다는 사실이에요. 특히나 철이 들지 않은 것 같지만 철이 든, 웃기지 않는 것 같지만 누구보다 웃긴 김동완 씨의 역할을 결코 간과해서는 아니 되지 싶네요.
신화가 ‘T.O.P’로 활동하던 1999년이었을 거예요. 또 비슷비슷한 아이돌이 나왔다 보다 하고 채널을 돌리려다가 인터뷰 내용이 참신하고 재기발랄해서 주목할 수밖에 없었죠. 판에 박힌 듯 앵무새 같은 답을 하는 여느 아이돌들과는 사뭇 달랐거든요. 그때 신인답지 않은 패기로 인터뷰를 주도하는 멤버가 동완 씨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이후에 신혜성 씨나 에릭 씨가 번지점프를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고 그로 인해 차차 남다른 매력을 지닌 그룹으로 인지할 수 있었죠. 그래서 꽤 오랫동안 김동완 씨가 신화의 리더인 줄 알았다는 거 아닙니까. 막후형 리더가 따로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된 건 세월이 한참 흐른 뒤였어요.
늘 놀림을 당하지만 언제나 멤버들을 배려하죠 기억을 되짚어 보면 토크쇼에서 언제나 에릭 씨의 책임감과 리더십을 재확인시켜주는 멤버가 동완 씨였던 것 같아요. MBC 드라마 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에릭 씨가 거액의 스카우트 제의를 마다하고 모든 멤버가 함께 움직이는 길을 기꺼이 택해줬다고 증언한 것도 바로 동완 씨였죠. 빼어난 리더십도 중요하지만 동료의 미덕을 이처럼 진심으로 자랑스러워하고 인정해주는 것도 장수의 비결 중 하나가 아닐까요? 슬플 때 함께 슬퍼해주는 것보다 기쁨을 함께 누리는 것이 실제로 더 어려운 법이거든요.
매회 못 웃긴다, 게임을 못 한다, 그래서 구멍이다, 놀림을 당하곤 하지만 그다지 노여운 기색 없이 언제나 멤버들을 배려하고 챙기는 속 깊은 동완 씨. 최근 들어서는 게임에서 모처럼 구멍이라는 굴욕을 딛고 에이스로 거듭나기도 했는데요. 지난 해 MBC 광복절 특집극 에서 이육사 역을 맡아 연기력을 인정받았었죠? 당시 아이돌답지 않은 연기라며 칭찬들을 했지만 사실 동완 씨는 KBS 로 연기를 시작한 이래 한 번도 어설픈 연기를 보여줬던 적이 없습니다. 몇몇 주연 작들도 시청률은 그리 좋지 않았지만 동완 씨의 연기만큼은 나무랄 데가 없었다고 봐요. 팀 내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게 멤버들의 화합을 돕고, 개인으로서는 자신의 활동을 묵묵하게 잘하니 동완씨가 팀 전체의 버팀목이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동완 씨를 롤 모델로 삼아 멤버들끼리 화합하며 성장하는 아이돌이 많아지기를 바라봅니다. 글. 정석희 (칼럼니스트)
편집. 이지혜 seven@
그런 위기의 순간들을 어떤 방식으로 극복해냈는지 을 보고 있노라면 해답이 좀 보이더라고요. 신화가 공기 좋고 물 좋은 농촌으로 자유와 휴식을 찾아 떠난 농촌채널 ‘신화가 떴다 & 전원의 신’ 편은 제목대로 ‘패밀리가 떴다’와 드라마 를 섞어 만든 패러디 형식이었는데요. ‘패밀리가 떴다’처럼 살아서 팔딱이는 물고기를 손질하느라 수선 깨나 떨겠거니 했더니만 이게 웬 일, 눈 하나 꿈쩍 안 하고 단칼에 처리를 하는가 하면 요리 솜씨들도 다들 어지간한 수준이어서 기대 이상의 상차림이 완성됐죠. 패러디이긴 해도 따라 하기에 급급한 게 아니라 멤버들의 성향에 맞게 재구성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SBS ‘리얼 로망스 연애편지’ 이후 6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으나 더 나아졌으면 나아졌지 부족함이 없지 뭐에요. 물론 풋풋함이야 당연히 줄었죠. 하지만 넉넉한 여유로움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었어요.
신화를 보고 있으면 장수 비결이 보입니다 신화의 장수 비결을 논할 때 리더의 자질을 우선으로 꼽곤 합니다. 그간 여러 토크쇼를 통해 알려진 바 있지만 이런저런 악재가 닥쳤을 적마다 리더 에릭 씨가 기지와 카리스마를 발휘해 팀의 와해를 막아왔던 모양이에요. 그런데 방송을 쭉 지켜보는 동안 새롭게 깨달을 수 있었던 건 또래지만 리더의 말을 믿고 잘 따라준 중간 멤버들의 공도 만만치 않다는 사실이에요. 특히나 철이 들지 않은 것 같지만 철이 든, 웃기지 않는 것 같지만 누구보다 웃긴 김동완 씨의 역할을 결코 간과해서는 아니 되지 싶네요.
신화가 ‘T.O.P’로 활동하던 1999년이었을 거예요. 또 비슷비슷한 아이돌이 나왔다 보다 하고 채널을 돌리려다가 인터뷰 내용이 참신하고 재기발랄해서 주목할 수밖에 없었죠. 판에 박힌 듯 앵무새 같은 답을 하는 여느 아이돌들과는 사뭇 달랐거든요. 그때 신인답지 않은 패기로 인터뷰를 주도하는 멤버가 동완 씨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이후에 신혜성 씨나 에릭 씨가 번지점프를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고 그로 인해 차차 남다른 매력을 지닌 그룹으로 인지할 수 있었죠. 그래서 꽤 오랫동안 김동완 씨가 신화의 리더인 줄 알았다는 거 아닙니까. 막후형 리더가 따로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된 건 세월이 한참 흐른 뒤였어요.
늘 놀림을 당하지만 언제나 멤버들을 배려하죠 기억을 되짚어 보면 토크쇼에서 언제나 에릭 씨의 책임감과 리더십을 재확인시켜주는 멤버가 동완 씨였던 것 같아요. MBC 드라마 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에릭 씨가 거액의 스카우트 제의를 마다하고 모든 멤버가 함께 움직이는 길을 기꺼이 택해줬다고 증언한 것도 바로 동완 씨였죠. 빼어난 리더십도 중요하지만 동료의 미덕을 이처럼 진심으로 자랑스러워하고 인정해주는 것도 장수의 비결 중 하나가 아닐까요? 슬플 때 함께 슬퍼해주는 것보다 기쁨을 함께 누리는 것이 실제로 더 어려운 법이거든요.
매회 못 웃긴다, 게임을 못 한다, 그래서 구멍이다, 놀림을 당하곤 하지만 그다지 노여운 기색 없이 언제나 멤버들을 배려하고 챙기는 속 깊은 동완 씨. 최근 들어서는 게임에서 모처럼 구멍이라는 굴욕을 딛고 에이스로 거듭나기도 했는데요. 지난 해 MBC 광복절 특집극 에서 이육사 역을 맡아 연기력을 인정받았었죠? 당시 아이돌답지 않은 연기라며 칭찬들을 했지만 사실 동완 씨는 KBS 로 연기를 시작한 이래 한 번도 어설픈 연기를 보여줬던 적이 없습니다. 몇몇 주연 작들도 시청률은 그리 좋지 않았지만 동완 씨의 연기만큼은 나무랄 데가 없었다고 봐요. 팀 내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게 멤버들의 화합을 돕고, 개인으로서는 자신의 활동을 묵묵하게 잘하니 동완씨가 팀 전체의 버팀목이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동완 씨를 롤 모델로 삼아 멤버들끼리 화합하며 성장하는 아이돌이 많아지기를 바라봅니다. 글. 정석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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