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반응 없으면 ‘형돈이와 대준이와 성진이’가 될 거다”
“앨범 반응 없으면 ‘형돈이와 대준이와 성진이’가 될 거다”
올해 초, MBC ‘나름 가수다’ 특집을 위해 하하는 미국에서 착실히 작업 중이던 스컬을 공수해 왔지만 둘은 꼴찌를 했다. 하지만 도전은 무한하고 인생은 영원한 법, 지난 30일 스컬 앤 하하의 앨범 < YA MAN >의 쇼케이스가 광화문 KT 올레스퀘어에서 열렸다. 긍정적인 모든 단어들을 총칭하는 자메이카 언어인 ‘YA MAN’은 ‘나름 가수다’에서의 실패 이후 “꼴찌여서 다행이다”, “한국에서 레게가 정말 사랑받는 장르가 될 때까지 할 것”이라는 이들의 긍정적 다짐을 담은 타이틀이다. 자칭 ‘레게 오타쿠’인 스컬은 하하에 대해 “나보다 더 오타쿠”라 평가했고, 하하는 한국 레게를 이끄는 사람들의 조력자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로써 하하가 외쳐오던 “새~”는 더 이상 콘셉트나 장난 섞인 추임새인 것만은 아니게 됐다. 이날 힘차게 “YA MAN!”을 외치며 등장해 시종일관 솔직하고 의욕적으로 레게에 대한 애정을 밝힌 두 남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최근 이 24주 만에 돌아왔다. ‘하하 vs 홍철’의 결과로 홍철이 “형”이라고 불러야 하는데 어떻게 됐나.
하하: 아직 합의 안 됐다. 이러다 법원 가게 생겼다. 굉장히 심각하다. 우리들 안에서는.

홍철과의 대결 중에 눈물을 흘렸는데 어떤 감정이 들었던 건가.
하하: 사실 유치하게 시작했지만, 보러 와주신 분들이 3400명 정도 됐다. 한 명이 됐든 열 명이 됐든 응원해주시러 오셨는데, 그리고 믿고 오셨는데, 그 분들을 돌려보내는 마음 때문이었던 것 같다. 홍철이가 너무 미안해하고, 나도 내가 이겨서 그분들이 돌아가시게 되니 마음이 불편했다. 복합적인 감정이었다. 이 작은 게 뭐라고 이렇게 커져서 서로를 서럽게 만들었나. 물론 즐거운 요소가 기본으로 깔려 있었지만, 서글픔이 있더라. 그냥 짠하고, 감동적이고, 고맙고, 죄송한 마음이었다. 그래서 울었던 것 같다.

“‘나름 가수다’ 꼴찌, 몰래카메라인 줄 알았다”
“앨범 반응 없으면 ‘형돈이와 대준이와 성진이’가 될 거다”
“앨범 반응 없으면 ‘형돈이와 대준이와 성진이’가 될 거다”
‘나름 가수다’ 꼴찌 팀이 뭉쳐서 정식으로 앨범을 냈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
하하: 그때 충격을 많이 받아서 스컬한테 말 꺼내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무조건 빨리 이야기하는 게 맞다 생각해서, 그날 끝나고 회식자리 안가고, 스컬한테 갔다.
스컬: 사실 1등이나 2등을 기대했다. 내 생각엔 현장에서의 반응도 좋았고. (웃음) 동훈이가 “나쁘지 않아”라고 이야기해서, “아, 1등은 아니구나. 2, 3등 했겠구나”했는데, 7등 이란다. 듣자마자 몰래카메란가 싶어 두리번거렸더니, 하하가 “거짓말이었으면 좋겠지? 진짜 7등이야”라고 하더라. 바로 부모님 생각이 났다. 첫 버라이어티고, 어머니도 아버지도 기대가 많으셨다.

그때 스컬은 한창 미국에서 작업하던 때라고 들었는데.
스컬: 미국에서 한창 작업 잘 하고 있는데 동훈이가 전화 와서 너무 급하다고, 에 멋있는 무대가 있으니까 들어와야 한다고 해서 바로 그날 밤 비행기를 타고 들어온 거였다. 부푼 꿈을 안고 들어왔는데, 꼴찌를 했다. 부모님께 전화해서 “엄마, 이거 무한도전 다 짜고 하는 거야. 원래 우리가 꼴찌가 아닌데, 재밌게 하려고 7등을 준거니까 나중에 방송 봐도 놀라지 마”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는 많은 분들이 꼴찌로서 기억도, 응원도 해 주시니 좋은 거라 생각한다.
하하: 에이. 미지근한 것보다는 화끈한 게 낫다. 꼴찌는 스컬 앤 하하라고 기억을 해 주시니까. 꼴찌를 한 게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스컬아, 우리 다시 한 번 뭉쳐서 꼴찌의 힘이 무엇인가를 보여주자”하고 의기투합해서 만든 게 스컬 앤 하하다.

다른 멤버들도 이렇게 각자 음반 활동을 했다. 스컬 앤 하하에 대한 그들의 반응은 어떤가?
하하: 일단 형돈이와 대준이는 우리를 굉장히 도와준다고 생각하고 있고, 자기들이 이미 이겼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가 티저용으로 “한 판 붙자”고 결투장도 보내고 그랬는데,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거다. 데프콘 형에게는 진심으로 무지하게 축하한다. 그간 있었던 빚도 청산할 수 있고,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정형돈은, 형돈이 형은 인정할 수 없다. 배 아프다. 배가 너무 아프다. 적이 형과 재석이 형은 약간 즐겁게 힘 빼고 내려놓은 상태에서 한다. 우리는 목숨 걸고 하고 있는 거다. 우리는 지금 힘 무조건 주고서 한다. 그런 차이가 있다. 알게 모르게 약간의 신경전이 있다.

박명수도 요즘 작사, 작곡에 나섰다던데.
하하: 명수 형이 미디를 시작했다. 지금 작사, 작곡에 도전 중이다. 본인이 다음 번에 기가 막힌 곡을 주겠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일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은 없는데 모두가 약간은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분은 모든 게 진심이지 않나. 진짜 열심히 하는 것 같았다. 사실 명수 형 ‘냉면’으로 굉장히 잘 됐었는데, 이번에 ‘콩국수’라는 걸 진행하다가 엎어졌다. (웃음) ‘냉면’이랑 멜로디가 너무 비슷해서 접었다.

예능으로 활약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하하를 그저 겸업하는 연예인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그런 부분에서 자존심이 상한다거나 하지 않나.
하하: 전혀. 가수를 ‘세컨찬스’로 얻었던 것도 예능 때문이니까. 스스로 내가 예능인인지 가수인지 헷갈린 적은 없는데, 보시는 분들이 헷갈리시는 것 같다. 내가 뿌린 씨니까 내가 거둬야하는 건데, 그래서 이번에는 좀 더 무대에 서는 모습을 많이 보여 주려 한다. 무대 위에서는 스컬도 나도 어디 가서 안 꿀린다. 어느 가수에게도 꿀리지 않는 팀웍과 파워를 가지고 있다. 음. 빅뱅 빼고, 비스트 빼고, 2NE1 빼고, 싸이 형 빼고, 원더걸스 빼고..는 자신 있다. 아, 또 샤이니 빼고, 슈퍼주니어 빼고…

앨범 수록곡 ‘와이키키 브라더스’에도 나오는 말이기도 하고, “우리 이번에 잘 돼야 해”라고 자꾸 말한다. 무엇이 그렇게 두렵나?
하하: 진심으로 진지하게 이야기 하자면, 대중들의 무관심이다. 그게 가장 두렵다. 하지만 우리가 무대를 돌거나 무대 위에서 여러 분들과 호흡할 때는 사실 그런 생각 싹 달아난다. 워낙 좋아해주셔서. 스컬도 14년간 한국에서 레게만을 고집해왔지만, 레게가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사랑받지 못하지 않았나. 뭐, 나도 1위 가수이지만, (웃음) 가수로서 매번 잘 된 건 아니기 때문에 그런 두려움이 살짝 있었다. 그래도 이번에 음반을 워낙 잘 만들어서, 자신 있다.

“레게에 대한 인식이 바뀔 때까지 꾸준히 보여주려 한다”
“앨범 반응 없으면 ‘형돈이와 대준이와 성진이’가 될 거다”
“앨범 반응 없으면 ‘형돈이와 대준이와 성진이’가 될 거다”
앨범 작업 중에 있었던 재미난 에피소드 혹시 없나?
하하: 재미난 거 엄청 많다. 근데 다 비방용이다. (웃음)

그렇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날은?
스컬: 첫 날, 첫 녹음 때다.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부스에 들어가서 ‘HENNESSY 19’를 녹음하는데, 동훈이 목소리가 너무 안 좋더라. 음이탈도 나고. 스태프들이 지켜보다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때 바로 들어가서 이야기 했다. “동훈아 오늘은 그만하자” 했더니 동훈이는 “아냐, 아냐 더 할 수 있어. 한 번만 더 해봐”라고 했지만, 결국 접었다. 첫 날, 첫 녹음, 딱 첫 마디 하고 그만뒀다, 그날.
하하: 사실 그날 열이 40도까지 올라갔는데, 스컬이 그걸 알아채고 바로 병원에 보내더라.

< YA MAN >을 내며,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무엇인가?
스컬: 나와 하하가 같이 나왔을 때 둘 사이에 이질감 없이, 하나의 팀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공연장에서 하나의 호흡을 가지고 하려고 노력한다. 나오기 전에 일부러 지방이든 어디든 가서 공연을 많이 해봤다. 호흡 맞추려고. 우리는 한시적으로 뭉친 프로젝트로서의 모습이 아니다. 정말로 둘이 하나가 되어 호흡하는 모습을 자신 있게, 멋지게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이 앨범을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나?
하하: “이번에도 또 레게야?”라고 말씀하시는 게 가슴이 좀 아프다.
스컬: 발라드, 힙합하시는 분들도 계속해서 그 장르의 앨범을 내지 않나. 동훈이와 나도 레게를 하는 사람인 건데, 앨범을 이렇게 내면 “하하야, 또 뻔하게 레게 해? 또 ‘으짜으짜’ 이거야?”라는 말을 듣더라.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레게가 하나의 장르가 아니라 재미로 하고 끝나는 이벤트성 음악으로 인식이 되고 있는 것 같다. 그냥 우린 될 때까지, 그런 인식이 바뀔 때까지 꾸준히 보여주려고 한다. 나도 그렇고 하하도 그렇고 34살인데 20살, 32살 때보다는 지금 더 많은 분들이 우리 음악 좋아해주시고, 팬들도 더 생겼다. 앞으로 열심히 하고, 좋은 레게음악 들려드리면 더 많은 분들이 다 같이 즐겨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스컬은 빌보드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가 갑자기 군대를 갔다. 왜 갑자기 그렇게 떠났나?
스컬: 내가 잘 됐을 때와 나이가 차서 군대를 가야하는 때가 공교롭게 맞물렸던 거다. 사실 그렇게 아쉬운 건 없었다. 그때 YG 양현석 사장님과 머라이어 캐리 친오빠인 몰겐 캐리가 내 프로모션을 진행해 주었다. 막 시작한 상태였는데, 사실 그게 내 프로젝트의 정점이었으면 “그래, 이거 다 해보고 가자”라고 했을 거다. 근데 그게 첫 발이었다. 그 후에 굉장히 좋은 소식들이 많이 있었는데, 군대 때문에 그런 것들을 다 접었다. YG 사장님께 죄송했다. 사실 그때까지는 다 투자였고, 그때부터 시작이었는데 딱 그 때 군대를 미리 다녀오지 못했던 내 개인적인 문제로 접게 됐다.

어느덧 14년차 ‘레게인’이다. 어떻게 레게에 빠졌나? 14년 간 힘들어 그만두고 싶었던 때는 없었나?
스컬: 난 평범한 서울 사람이다. 이번 앨범의 ‘BIG UP’ 가사에도 나오는데, 서울시 성북구 동선동 4가 조선생 침술원 둘째 아들이다. 지금도 평범한 사람이지만, 그때도 보통의 아이였다. 그러다 어느 날 길에서 밥 말리의 ‘No Woman No Cry’를 들었고, 완전히 확 빠진 거다. 아르바이트로 700만원을 모아 일본에 가서 650만원 어치 앨범을 사서, 팠다.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 하다가 사기 한 번 당하고, YG에서 불러주셔서 스토니 스컹크 열심히 했다. 왜 레게가 사랑을 받지 못하는가에 대한 불평 같은 것도 어렸을 땐 있었는데, 지금은 사실 무대 위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로 많은 사랑을 받고 계속 노래할 수 있는 게 굉장히 감사하다. 나는 인복이 굉장히 많은 것 같다. 어마어마하신 분인 YG 사장님과 머라이어 캐리 오빠 분이 나를 좋아해 주시다니. 이번에는 또 어머니가 진짜 하하한테 잘해야 한다고 할 정도로, 하하가 나를 한국에서 끌어주었다. 하하에게 고맙다.

곧 나오게 되는 스컬의 솔로 음반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스컬: 내 여자친구도 나의 제대를 기다려 주지 않았는데, 몰겐 캐리는 나를 기다려 줬다. 기대도 안 했는데 2년을 기다려줬고, 그 이후에 작업을 시작했다. 원래 작업에 좀 오래 걸리는 스타일이라, 차곡차곡 준비해서 이제는 준비를 거의 마쳤다. 무엇보다 그래도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스컬 앤 하하다. 부모님도 많이 기대하고 계신다. 농담처럼 “우리 꼭 잘 되어야 해요” 라고 이야기하지만, 레게 음악이 만약 지금 나와 하하가 하는 걸로 또 사랑을 못 받는다면, 우리나라에서 앞으로도 계속 사랑받기 힘들지 않을까 싶은 마음도 있다. 그래서 책임감을 가지고 더 열심히 하려 한다.

“나에게 스컬은 스승 같은 친구”
“앨범 반응 없으면 ‘형돈이와 대준이와 성진이’가 될 거다”
“앨범 반응 없으면 ‘형돈이와 대준이와 성진이’가 될 거다”
하하와 이렇게 정식으로 콜라보레이션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이유가 궁금하다.
스컬: 난 처음 레게를 접하자마자 ‘오타쿠’가 됐다. 방금도 말했지만, 그래서 일본에 가서 레게 음반을 그만큼 사와 레게를 시작했다. 그런데 하하 집에 놀러가 보니, 나보다 더 오타쿠다. 거의 정신병 수준으로 레게다. 식탁부터 해서 음악도 그렇고 모든 삶 자체가. 사실 한국에서 내가 가장 레게를 “잘 한다”고 말할 순 없다. 그건 주관적인 거니까. 그래도 “한국에서는 내가 제일 레게 오타쿠다”라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하하를 만나고 나서 “인정! 얘가 더 오타쿠구나” 했다. 사실 액세서리 같은 것도, 나도 다 레게 액세서리들을 제작해서 하고 다니고 있는데, 하하는 나보다 두 배는 많더라. 하하의 그런 열정이 좋다.

단순히 하하의 레게에 대한 열정이 좋아서였나?
스컬: 얼마 전에, 데프콘이 “너 왜 하하랑 하니?” 물었다. 요즘 대세는 형돈이라고. 줄 잘 서야한다고 자길 보라고, 너도 오라고 농담처럼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가까워지기 전에, 하하가 ‘키 작은 꼬마이야기’, ‘너는 내 운명’을 하는 걸 TV로 지켜보면서 ‘아, 저 친구가 나름 어느 정도 관심이 있구나’ 싶었다. 의상부터 굉장히 많이 알아보고 한 티가, 노력한 티가 많이 나더라. 그때 당시 ‘레게’ 하면 ‘하하’라는 공식이 성립됐었다. 이 친구 덕분에 사람들이 레게를 거부감 없이 즐기고, 동훈이의 레게 모자 같은 걸 꼬마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 레게 발전에 굉장히 많이 이바지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기회가 되어서 같이 시작하게 됐다. 인간적인 면에 끌린 것도 있다. 팔자막창에서 서비스 많이 주더라. (웃음) 이런 인간적인 매력에도 반해서 같이 하게 됐다.

처음 에서 “새~”를 외칠 때는 이렇게 레게 앨범을 낼 정도로 진지한 것 같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렇게 계속 레게를 하고 있다. 대체 왜 레게인가?
하하: ‘지키리’라는 그룹으로 시작했고, 어떤 상황 때문에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날개를 접어야만 했다. 뭐, 상황 탓하려는 건 아니다. 음반을 4년간 준비한 적도 있었다. 타이거 JK형도 같은 사무실을 썼는데, 4년 동안 앨범이 한 장 안 나오는데 꾸준히 하는 걸 보고 많이 안아주시고 그러셨다. 그러다 에서 ‘키 작은 꼬마이야기’를 만나게 된 거다. 예전부터 내 목소리가 좀 허스키해서 밥 말리 노래 같은 걸 부르니 나랑 잘 맞구나 싶었는데, 정말 레게풍의 노래를 하니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은 거다. 레게라는 옷을 입었을 때 사람들이 너무나 좋아해주니까 당연히 그쪽에 관심이 가게 됐다. 탄력을 받아서 내 캐릭터가 밝고, 가벼우니까 좀 재미있게 시도해보기도 했다. 그런데 그러다보니 레게 뮤지션 분들께 좀 미안했다. 한국 레게 1세대로서 꾸준히 해오고 지켜오던 분들이 있었는데, 내가 뭐라고. 그래도 그 레게 뮤지션 분들이 내게 힘을 많이 주시더라. 김반장님과 쿤타, 그리고 스컬이 “고맙다”고 했다.

앞으로의 한국 레게를 이끌고 싶은 마음이 있나?
하하: 나는 앞장서거나 “나아갑시다!”하는 주동자가 아니다. 나는 스컬 같은 친구들 옆에서 조력자로서 같이 가는 거다. 배워가는 중이다. 한국에서 레게가 점점 사랑받지 못하는 장르로 되어가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길인생 지키며 걸어오신 분들께 누를 끼칠까봐 사실 좀 조심스럽다. 내가 레게를 하는 것은 정말 장난이 아니라, 정말 너무 좋아하고, 배워가고 싶어서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다.

오타쿠처럼 레게 용품들을 모았다는 건 모을 만큼 빠졌다는 건데, 하하가 생각하는 레게의 매력은 무엇인가?
하하: 처음에 힙합을 좋아할 때는, 옷부터 좋아했다. 이 옷을 입으니까 음악을 그 음악을 들어야 해서 그 음악을 듣다 보니까 뿌리를 찾게 되고, 뿌리를 찾다보니까 흑인 음악을 또 듣게 되고… 레게도 마찬가지로, 내가 ‘라스타’ 색깔, 이 빨강, 노랑, 초록색을 되게 좋아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레게 아티스트들의 머리스타일과, 약간 마른 ‘간지’가 있는 느낌 같은 것들… 좋아하다 보니까 해보게 되고, 그게 나에게 또 맞다 보니까, 더 좋아하게 됐다. 처음에는 팝적인 멜로디가 가미된 레게를 좋아했던 것 같다. 요즘에는 정말 가식이 아니라, 레게를 찾아서 듣고 있다. 다시 배우는 중이다. 완전 더 좋아졌다. 우리집은 지금 뭐 거의 점술집 같다. 다 빨노초다.

그렇다면 하하에게 제이슨 므라즈와 밥 말리란?
하하: 하하하. 절친? (두 분 다?) 밥 말리는 나에게 전설이다. 므라즈는… 돌아오지 않는 부메랑? 전 세계에 있는 레게 뮤지션들이 한 곳에 모여서 페스티벌 하는 날, 그날 므라즈가 왔으면 좋겠다. 그 분하고 좀 레벨을 좀 맞추기 위해 많이 업그레이드가 되어 있어야 할 것 같다. 스컬이가 미국에서 터지면 끝이다. 내가 왜 이 친구한테 잘 했는지 알게 될 거다. 이 친구 이번 앨범의 피처링 라인이 어마어마하다. 기대해 주셔도 될 거다. 국위선양하는 친구가 될 거다. 그리고 난 이 친구 옆에 찰싹 달라붙어 있을 거다. 원래 미국 흑인 동네에서는 한 명이 잘 되면 동네가 다 먹고 산다. 하하하. 사랑해.

스컬 앤 하하는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가?
하하: 스승 같은 친구. 기초부터 많이 알려준 친구이고, 인간성도 훌륭하고, 배울 점이 많은 친구다. 감사하고 존경하고 있다. 진심으로.
스컬: 고마운 친구다. 하하는 나를 알고 지내는 동안 계속 ‘어떻게 하면 스컬이 잘 될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줬다. ‘나름 가수다’ 무대에 함께 선다면, ‘스컬이가 이제까지 해온 것들을 해치지 않으면서, 스컬의 레게를 잘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을 해서 그렇게 좋은 기회를 줬다. 한국 들어와서 한 달 반 활동할 때도, 개인 매니저 친구도 한 명 붙여주고.. 굉장히 고마운 친구다. 하하의 옆집으로 얼마 전에 이사했다. 팀웍을 최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하하 집 30m 옆에 조그만 원룸을 얻어, 가까이 살고 있다.

이번 앨범에도 큰 반응이 없으면 어떻게 할 건가?
하하: 진짜, 이번에 또 레게가 사랑을 크게 받지 못한다면 스컬 앤 하하는… 또 할 거다. 될 때까지.
스컬: 나는 형돈이와 대준이 쪽으로 진로를 옮기겠다. 이름도 정해주셨다. 본명이 성진이라서 ‘형돈이와 대준이와 성진이’가 될 거다.
하하: 엇, 그럼 나는 YG에 들어갈 거다.

사진제공. 콴엔터테인먼트

글. 이경진 인턴기자 romm@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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