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is 박진주. 한글 이름이다.
1988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태어났다. 할아버지가 태몽 꾸시고 내가 바로 태어났다. 세 살 차이 나는 언니가 있는데 내가 중학교 가면 언니는 입시 준비하느라 바쁘고, 내가 고등학생이 되면 언니는 서울로 대학교를 가서 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아빠는 원래 목사를 하고 싶으셨다는데 거짓말 같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서 포기했다는 게 말이 안 되지 않나. (웃음) 아빠가 거짓말을 되게 잘하신다. 내 오른쪽 귀가 구부러졌는데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까 처음엔 “말이 물었다” 하시더니 나중엔 “사실은 쥐가 물었다” 라고 하다가 “내가 물었다” 하셨다. 알고 보니 태어날 때부터 이랬던 거였다.
“언젠가 너 같은 베트남 스타일의 얼굴이 뜰 거다”라고 아빠가 어느 날 말씀하셨다. 절대 성형하지 말라고도 하시면서. 아빠는 참 냉철하시다. (웃음)
어릴 때 소꿉놀이하면 꼭 연기를 했다. 출근하는 여자 역할이면 립스틱 바르고 정말 엄마 정장 입었다. 퇴근하면 집안일 하는 친구랑 밥 먹는 연기를 하고. 꼭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나 싶긴 한데 그 친구랑 멍, 코피 분장하고 슈퍼를 가는 거다. 그리곤 “고래밥 주세요” 했다. 사람들은 아무도 안 놀라더라.
평소에 말장난 던지는 거 엄청 좋아한다. 주위 반응은 좋을 때도 있고 쓰레기 취급받을 때도 있고… 성공 확률은 50%다.
어릴 땐 쉬는 시간에 복도에서 노래하는 아이였다. 그런 애들 있지 않나. 애들 시험공부 하는데 ‘아아아~’ 노래하고 애들은 짜증 내고. (웃음) 원래 목소리가 커서 나중에 뮤지컬 식 발성할 때도 잘 됐다.
국어 시간에 대사가 나오면 현장 연기로 보여줬다. 잘 까부는 친구랑 어울려 다니면서 대사가 국어 책에 나오는지 봤다. 괜찮은 게 나오면 “저희가 연습을 했는데, 한번 보시겠어요?” 이러면서 앞에 나가서 보여주는 거다. 국어 선생님은 옆에서 팔짱 끼고 못마땅하게 보시고. (웃음) 하지만 애들은 즐거워했다.
대학교 입시 준비할 때 주말마다 목포에서 서울을 오갔다. 완전 시골은 아니지만 지방에서 공부하니까 서울에 있는 대학 들어가기도 힘들었다. 하도 아무런 정보도 없어서 서울에 매주 간 거다. 고향 사람들이 매일 연극반 애들이랑 놀다가 이젠 영화에도 나온다고 신기해한다.
찍으면서 (김)지석 오빠한테 많이 배웠다. 내가 카메라 밖에 있을 때도 미친 듯이 에너지를 쏟으니까 오빠가 (성대모사를 하며) “그럴 필요 없어. 너 찍을 때만 그렇게 해”라고 했다. 지석 오빠가 굉장히 재밌는 분인데 유머 코드가 아직은 나랑 안 맞는다. (웃음) 내가 봤을 땐 오빠가 전역한 지 얼마 안 돼서 못 터뜨리는 것 같다.
영화 오디션에는 한 번에 붙었다. 학교 졸업하고 뮤지컬 준비하면서 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잠깐 했었다. “유기농 로션 보시고 가세요” 이렇게 하면서. 그러다 다른 걸 해야지, 하고 인터넷으로 찾고 있었는데 Mnet 느낌 나는 오디션을 알게 됐다. 1차에서 심사위원 분이 내가 연기하는 걸 보고 “어리게 생기고 연기를 차분히 잘하네요. 라는 영화가 있는데, 한번 가서 보세요”라고 해서 봤는데, 한 번에 최종까지 합격했다.
(강)소라를 처음 만났을 때 당연히 언니인 줄 알았다. 지금보다 덜 꾸몄을 때 조금 그래보였다. 소라도 당연히 내가 동생인 줄 알았다. 서로 눈빛으로 인사해도 ‘언니, 안녕하세요’, ‘그래, 안녕’ 이런 느낌이었는데 나중에 서로의 나이를 알고 난감했다. 그래도 동안은 좋은 거 같다. 지금 18살 역할 연기하고 있으니까 30살 땐 20살 역할을 맡아서 연하들과 이렇게…(웃음)
영화 을 좋아한다. 일상적인 것을 풀어내는 연기를 좋아하는데 이 영화에 나온 배우들이 그런 연기를 너무 너무 잘하시더라.
언젠가 비구니 역할을 맡아서 삭발을 하고 싶다. 원래 머리를 잘 못 기르는 편이다. 가장 길게 길러본 게 초등학교 5학년 때인데 완전 원시인이었다. 배역만 아니면 지금보다 더 짧게 자르고 싶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 가녀리고 슬픈 여주인공 말고 유부남을 좋아한다든지, 나이 많은 분을 좋아하는 그런 안타까운 감정을 연기하고 싶다. 왜냐고? 안 해 봤으니까.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장경진 three@
1988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태어났다. 할아버지가 태몽 꾸시고 내가 바로 태어났다. 세 살 차이 나는 언니가 있는데 내가 중학교 가면 언니는 입시 준비하느라 바쁘고, 내가 고등학생이 되면 언니는 서울로 대학교를 가서 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아빠는 원래 목사를 하고 싶으셨다는데 거짓말 같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서 포기했다는 게 말이 안 되지 않나. (웃음) 아빠가 거짓말을 되게 잘하신다. 내 오른쪽 귀가 구부러졌는데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까 처음엔 “말이 물었다” 하시더니 나중엔 “사실은 쥐가 물었다” 라고 하다가 “내가 물었다” 하셨다. 알고 보니 태어날 때부터 이랬던 거였다.
“언젠가 너 같은 베트남 스타일의 얼굴이 뜰 거다”라고 아빠가 어느 날 말씀하셨다. 절대 성형하지 말라고도 하시면서. 아빠는 참 냉철하시다. (웃음)
어릴 때 소꿉놀이하면 꼭 연기를 했다. 출근하는 여자 역할이면 립스틱 바르고 정말 엄마 정장 입었다. 퇴근하면 집안일 하는 친구랑 밥 먹는 연기를 하고. 꼭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나 싶긴 한데 그 친구랑 멍, 코피 분장하고 슈퍼를 가는 거다. 그리곤 “고래밥 주세요” 했다. 사람들은 아무도 안 놀라더라.
평소에 말장난 던지는 거 엄청 좋아한다. 주위 반응은 좋을 때도 있고 쓰레기 취급받을 때도 있고… 성공 확률은 50%다.
어릴 땐 쉬는 시간에 복도에서 노래하는 아이였다. 그런 애들 있지 않나. 애들 시험공부 하는데 ‘아아아~’ 노래하고 애들은 짜증 내고. (웃음) 원래 목소리가 커서 나중에 뮤지컬 식 발성할 때도 잘 됐다.
국어 시간에 대사가 나오면 현장 연기로 보여줬다. 잘 까부는 친구랑 어울려 다니면서 대사가 국어 책에 나오는지 봤다. 괜찮은 게 나오면 “저희가 연습을 했는데, 한번 보시겠어요?” 이러면서 앞에 나가서 보여주는 거다. 국어 선생님은 옆에서 팔짱 끼고 못마땅하게 보시고. (웃음) 하지만 애들은 즐거워했다.
대학교 입시 준비할 때 주말마다 목포에서 서울을 오갔다. 완전 시골은 아니지만 지방에서 공부하니까 서울에 있는 대학 들어가기도 힘들었다. 하도 아무런 정보도 없어서 서울에 매주 간 거다. 고향 사람들이 매일 연극반 애들이랑 놀다가 이젠 영화에도 나온다고 신기해한다.
찍으면서 (김)지석 오빠한테 많이 배웠다. 내가 카메라 밖에 있을 때도 미친 듯이 에너지를 쏟으니까 오빠가 (성대모사를 하며) “그럴 필요 없어. 너 찍을 때만 그렇게 해”라고 했다. 지석 오빠가 굉장히 재밌는 분인데 유머 코드가 아직은 나랑 안 맞는다. (웃음) 내가 봤을 땐 오빠가 전역한 지 얼마 안 돼서 못 터뜨리는 것 같다.
영화 오디션에는 한 번에 붙었다. 학교 졸업하고 뮤지컬 준비하면서 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잠깐 했었다. “유기농 로션 보시고 가세요” 이렇게 하면서. 그러다 다른 걸 해야지, 하고 인터넷으로 찾고 있었는데 Mnet 느낌 나는 오디션을 알게 됐다. 1차에서 심사위원 분이 내가 연기하는 걸 보고 “어리게 생기고 연기를 차분히 잘하네요. 라는 영화가 있는데, 한번 가서 보세요”라고 해서 봤는데, 한 번에 최종까지 합격했다.
(강)소라를 처음 만났을 때 당연히 언니인 줄 알았다. 지금보다 덜 꾸몄을 때 조금 그래보였다. 소라도 당연히 내가 동생인 줄 알았다. 서로 눈빛으로 인사해도 ‘언니, 안녕하세요’, ‘그래, 안녕’ 이런 느낌이었는데 나중에 서로의 나이를 알고 난감했다. 그래도 동안은 좋은 거 같다. 지금 18살 역할 연기하고 있으니까 30살 땐 20살 역할을 맡아서 연하들과 이렇게…(웃음)
영화 을 좋아한다. 일상적인 것을 풀어내는 연기를 좋아하는데 이 영화에 나온 배우들이 그런 연기를 너무 너무 잘하시더라.
언젠가 비구니 역할을 맡아서 삭발을 하고 싶다. 원래 머리를 잘 못 기르는 편이다. 가장 길게 길러본 게 초등학교 5학년 때인데 완전 원시인이었다. 배역만 아니면 지금보다 더 짧게 자르고 싶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 가녀리고 슬픈 여주인공 말고 유부남을 좋아한다든지, 나이 많은 분을 좋아하는 그런 안타까운 감정을 연기하고 싶다. 왜냐고? 안 해 봤으니까.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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