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림자>, 너무 많은 것을 희생시킨 원맨쇼
, 너무 많은 것을 희생시킨 원맨쇼" /> 마지막 회 MBC 화 밤 9시 55분
강기태(안재욱)의 파란만장한 성공기는 무대 위의 그를 비추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마무리되었다. 그가 제작한 영화가 한국예술대상 주요 부문 수상을 휩쓸며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제작자로 인정받은 것이다. 하지만 이 예정된 결말을 보여주기 위해 는 너무도 먼 길을 돌아 왔다. 그리고 마지막 회 종반부 20분간 진행된 시상식은 그 강기태 성공기의 한계를 압축해서 보여준다. 빛나라 기획 소속 연예인들의 축하 공연이 차례대로 펼쳐지고, 시상식의 하이라이트인 여우주연상 수상자 정혜(남상미)는 “인생의 꿈과 사랑을 이루게” 해준 기태에게 “영광을 바치”며, 마지막으로 작품상 수상 발표와 함께 기태는 기립 박수 속에 무대 위로 오른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꿈을 함께 하는 사람들”을 언급했지만, 정작 그의 긴 성공기 안에서 쇼단의 역할은 어느 순간부터 그의 무대를 위한 헌정 공연에 그쳤고 다른 조연들 역시 청중과 박수 부대로 머물렀다.

는 극 초반만 해도 검열의 시선이 시퍼렇던 어두운 시대에 뜨겁게 숨 쉬던 대중의 욕망을 낙천적인 한량 기태를 통해 대변하며 새로운 관점의 시대극의 가능성을 기대하게 했다. 기태의 수난사에 투영된 시대의 비극은 설득력이 있었고, 각자의 생생한 욕망에 따라 순간순간 아군과 적군으로 재편되는 인물들은 극을 흥미롭게 만드는 주요인이었다. 그러나 70년대에서 80년대로 시대가 바뀌는 동안 그 변화된 시대의식과 대중의 욕망을 담아내지 못한 드라마는 기태를 중심으로 한 배신과 복수의 돌림노래만을 반복하면서 시대를 배경으로 전락시키고 스스로 초반의 가능성을 소진하고 말았다. 쇼에 대한 욕망의 한 축을 담당하던 정혜와 채영(손담비) 역시 기태의 수난이 반복되면서 그를 위한 순애보의 이름으로 성을 거래하는 구시대적 여성상에 갇히며 이 작품의 남성중심적 서사의 약점을 뚜렷하게 했다. 결국 70년대 빛나라 쇼단이 80년대 빛나라 기획으로 거듭나게 된 문맥을 놓치면서 는 끝내 강기태의 원맨쇼를 벗어나지 못했다.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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