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책은 영웅과 사건을 기록한다. 그러나 그 역사를 살아간 사람들의 흔적은 그들의 소소한 생활의 흔적에서 발견된다. 상반기 결산마다 돌아오는 ‘오니피언 리더들을 위한 정론지’ <십아세아>는 그런 흔적의 모음이다. 우리가 TV를 함께 보면서 수다를 떨법한 그 모든 것들 중 가장 사소하지만 가장 즐거웠던 순간을 모아 <십아세아>에 담았다. 하나씩 놓고 보면 TV가 떨어드리고 간 조각들일 뿐일지도 모르지만, 모아놓고 보면 이것이야말로 TV가 보여준 2012년 상반기의 흐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정론’이자 ‘오피니언’아니겠는가!


지난 달 탤런트 우용술(27?)의 학력위조 설을 제기한 인터넷 카페 ‘우용술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이하 ‘우진요’) 회원들이 지난 5일 우용술의 나이 세탁 및 병역비리 등 ‘3대 의혹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6월 5일 ‘우진요’ 게시판에는 “우용술의 인생은 통째로 거짓”이라는 제목과 함께 우용술의 연예계 데뷔 이후 미스테리한 행보를 조목조목 담은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글의 작성자인 ‘내귀에 꿍디’는 우용술이 일개 엑스트라에서 정두홍 무술감독의 파격 발탁으로 승승장구하며 SBC 월화 드라마 <두 짝패> 주인공을 맡게 된 것을 비롯해 우용술의 실제 나이와 학력 등을 검증할 성적표 및 졸업앨범 등이 존재하지 않으며, 해병대원 뺨치는 건장한 체격에도 불구하고 병역과 관련해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은 것 등을 지적했다. 또 다른 회원 ‘박하사랑’은 “만약 면제라면 면제 사유를 밝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장검을 부채처럼 가볍게 휘두르는 우 씨가 면제를 받았을 경우 신체검사 기록을 바꿔치기 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 다른 회원들은 “고작 3류 배우의 실체를 밝히는 게 이렇게 힘들어서 되겠냐”, “정부-기업-언론이 손잡고 우용술을 감싸고 있다”, “우용술의 배후에 대기업과 미국 정부까지 연루되어 있다고 들었다”, 기자와 경찰은 정신 차려라” 등 격렬한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나 우용술의 팬카페 ‘술중의 술 우용술’ 관리자 황 모 씨(23세)는 “다이어트와 교정으로 용술 오빠의 외모가 많이 바뀌어 과거 지인들이 알아보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최다니엘도 성형수술 하니 소지섭이 되지 않았나”라며 반문했다. 한편 당사자인 우 씨는 지난 달 23일 주위와의 모든 연락을 끊고 잠적한 상태이며, ‘국악 천재’로 알려진 지인 도치산 씨와 소설가 송만보 씨 또한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십아세아>에서는 탐문 끝에 우 씨를 마지막으로 목격한 관계자의 증언을 확보했다. 이 관계자는 “우 씨가 상당량의 맥주를 사 가지고 가는 것을 보았다. 자신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자 맥주를 치사량까지 섭취한 것은 아닐까” 라는 조심스런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용태각 기자 ydragon@thispatch.co.kr




[리더스 & 체인지 ⑤탄] 그의 사무실에는 두 개의 거대한 액자가 걸려 있었다. “가치를 지향하는 삶” 그리고 “무한경쟁 무한도전”. 공직자 출신으로 지금은 국내 굴지의 로펌에서 고문으로 일하며 노익장(老益壯)을 과시하고 있는 그의 부친이 직접 붓을 들어 쓴 글씨라고 했다. 알고 보니 그의 매제 또한 거대 로펌의 후계자로, 과연 율사 가문의 일원답게 한상진 본부장의 안경 너머 날카로운 눈빛이 돋보였다. 그가 근무하는 서울 강남구의 갑을학당은 최근 입시의 메카 대치동에서도 ‘뜨는 학원’으로 유명하다. JTBC <생생 경제학>을 진행하는 등 유망한 경제기자였던 그는 어떻게 이러한 인생 이모작을 이루게 되었을까?

TV 보다 실물이 더 미남인 것 같다.
한상진 본부장
: 과찬의 말씀이다. 사실 학부모들도 그런 말을 많이 한다. 아무래도 배 나오고 머리 벗겨진 아저씨보다는 샤프한 모습이 더 프로페셔널해 보이지 않겠나.

언론계에 종사하다가 사교육 시장에 뛰어든 계기가 궁금한데.
한상진 본부장
: 교육계에 관심이 많았다. 기자가 된 것 또한 현장에서 실물경제를 체험하고 훗날 후진을 양성하기 위해 강단으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였을 뿐이다. 어쩌다 보니 워낙 찾는 프로그램이 많아져서 뿌리를 내릴 뻔 했지만 결국 내 자리를 찾아 돌아왔다. 교육에 대한 진정성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다.

아들이 하나 있다고 들었다. 교육 소비자로서 학부모들의 심정을 잘 알겠다.
한상진 본부장
: 전교조 이후 대한민국의 공교육은 무너졌다. 글로벌 시대 인재가 되기 위해선 사교육이 필수다. 다양성의 시대라지만 인간은 갑과 을, 딱 두 가지다. 어차피 인간은 나서부터 경쟁 아닌가. 나 자신은 을이어도 자녀를 갑으로 키우는 것은 부모의 의무다. 자녀를 을로 방치하면 하류 인생을 살게 된다.

하지만 기자 시절 사교육 심층보도 리포트에서 “어른들 줄 세우기에 놀아나는 아이들이 불쌍하다”고 했다. 심경이 변화한 이유가 있나.
한상진 본부장
: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처음 대치동으로 이사 왔을 때 우리 아이가 358명 중 358등을 했다. 우리 집안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라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부모로서 아이에게 상처를 줄 수는 없었다. 매일 아침 여섯 시에 일어나 영어로 대화를 하고 수행평가가 있으면 농구도 같이 하며 점수를 향상시켰다. 그러나 일단 갑이 되면 과거의 꼴찌 경험도 즐거운 추억이 될 수 있다.



바빴을 텐데, 보통은 어머니가 교육을 맡지 않나.
한상진 본부장
: 이것 또한 내 불찰이겠지만 아이 엄마에게 문제가 있었다. 굳이 어디서 할 얘긴 아닌데, 남자 문제였다고만 말하겠다. 지난 일 길게 언급하고 싶지 않다. 상대도 유부남이고 자식도 있었다. 그 일로 아이 뿐 아니라 부모님도 충격을 많이 받으셨다. 지금은 식도 안올리고 살림부터 차렸다. 배웠다는 년놈들이 추잡하게시리, 그 상대 남자 놈이 치과 의사인데 리베이트 의혹이…

저, 자세히 말씀하지 않으셔도 된다. 공부에 예민한 아이에겐 어떤 아빠인가.
한상진 본부장
: 친구 같은, 그리고 멘토 같은 아빠다. 애를 대하는 태도로 그 사람을 안다고 하지 않나. 하루 일과 끝났다고 발 씻고 모여 애들이랑 369에 쥐잡기나 하며 노는 집은 딱 보면 없이 사는 집이다. 부모는 자식에게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기자 시절 성희롱 사건으로 사표를 썼다는 얘기는 뭔가.
한상진 본부장
: 오해다. 막냇동생 같은 후배에게 선배로서 뭐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려고 친밀감을 표한 것 뿐인데, 당시 내가 여당 유력 의원의 대선 캠프에 스카우트된 것 때문에 질투와 선망의 대상이 되다 보니 모함하는 세력들이 마구 준동하더라. 한창 나이 여자애가 딱 달라붙는 옷 입고 생글생글 웃고 다니니까 농담 몇 마디 한 걸 가지고 뒤통수를 쳐서 마녀사냥을 한 거다. 당시 정말 이 사회에 환멸을 느꼈다.

아무런 혐의가 없는데 사직까지 할 이유가 있나.
한상진 본부장
: 조직이란 게 그렇지 않나. 또, 내가 대학 시절 깨어 있는 지성의 일원으로 좌파 이데올로그에 잠시 몸담은 적이 있다. 그러니 나에 대한 도덕적 기대치가 비인간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본질에서 벗어나 지나치게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며 공격하는 무리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다 용서했다. 나는 한국 사회에 책임을 느끼는 사람이다. 노블리스 오블리제, 그만큼 영향력이 있기 때문이다.

김상수 의원 대선 캠프 쪽에서 팩트를 확인하는 바람에 밀려났다던데, 혹시 학부모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나?
한상진 본부장
: 뭐 임마? 야, 너 지금 나 꼬냐? 기자 후배라고 봐줬더니 감히 나를 협박해? 그럴 자격 있어? 나 너 같은 거 하나쯤 죽이는 거, 일도 아니야! 너 우리 아버지, 아니 매제가 조앤장 후계잔 거 알어 몰라?

A/S : 이어진 난동으로 한상진 본부장은 본 기자에게 전치 8주의 상해를 입혔으며, 기자는 한 씨를 폭력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 `리더스 & 체인지` ⑥탄, 앵커에서 배우로 변신한 권재옹 씨 편으로 이어집니다.

길애기 기자 gilbaby@fortunes.co.kr




이제 막 동이 터오기 시작하는 새벽. 이슬이 채 마르기도 전에 태릉의 하루는 시작된다. 2012 런던 올림픽 신설 종목인 원펀치 복싱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용태무(28)와 이장일(19)역시 아침식사도 하기 전부터 훈련을 시작한다. 복싱선수 출신인 용태무는 “해가 뜨기 전이 차라리 덥지 않아서 야외 운동에 더 좋아요”라고 말하지만, 운동장을 몇 바퀴씩 돌고나면 닦아낼 새도 없이 땀방울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린다.

두 사람이 출전하는 원펀치는 복싱과 이종격투기의 근원을 탐구하던 격투 근본주의 학자들에 의해 주창된 종목이다. 한동안 선수권대회로 경기 방식을 알렸으며, 이번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 되었으나 아직 낯설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가드를 올리거나 상대방의 공격을 피하는 것은 이 경기에서는 반칙. 오직 주먹으로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그 공격을 감당해 내는 것만이 원펀치의 규칙이다. 그런 까닭에 원펀치에서 가장 확실한 방어는 먼저 한번의 펀치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것, ‘선방일타’의 작전일 수밖에 없다.

야구선수 출신으로 태릉의 ‘핵주먹’으로 불리는 용태무는 홈런타자처럼 큰 호를 그리는 스윙으로 주먹에 힘을 싣는 것으로 유명하다. 단 한 번의 주먹으로 상대방을 쓰러트리는 필살기를 훈련하기 위해서 스파링 파트너가 바닥에 넘어질 때의 충격을 최소화 하는 방법을 고안해내기도 했다. “매주 바다에 나가서 요트 위에서 펀치 연습을 합니다. 그러면 주먹에 맞은 사람이 넘어지는 대신 물에 빠지기 때문에 부상당할 위험이 적어지거든요. 바닷바람에 맞서서 주먹을 휘두르는 것 역시 훈련의 일부분입니다.”



어려서는 춤을 추며 댄스가수를 꿈꿨다는 이장일은 아직 영글지 않은 어깨의 힘을 보완하기 위해 몽둥이로 가격하는 연습에 한창이다. 일단 원펀치는 단번에 승부가 나기 십상이므로 장기적인 작전을 짜기 보다는 처음 한방에 집중력과 자신감을 실어야 한다. “일단 상대가 넘어지는 모습을 보면 제 주먹에 대한 확신이 생기니까요.” 순간적으로 힘을 극단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심리적인 훈련이 동반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장일 역시 틈틈이 바닷가에서 훈련을 한다. 하지만 실전에 대비하는 용태무와 달리 이장일은 해변의 거친 돌틈에서 마음을 가다듬는 수련에 매진한다. “넘어지면 상대방만 다치는 것이 아니라 저도 큰일나는 거니까요. 모쪼록 저는 중심을 잘 잡고 다치지 않으려는 거죠.” 예쁘장한 얼굴과 달리 비장한 승부근성은 투견을 연상시켜 태릉에서 이장일의 별명은 ‘꽃개’로 통한다. ‘꽃 같은 개’라는 뜻이란다.

해가 높이 떠오르자 두 사람은 실내로 자리를 옮겨 어깨와 팔, 주먹의 근육을 세밀하게 단련했다. 벌써 메달의 꿈이 영글고 있는 기대주 용태무와 근성으로 기적을 만들 유망주 이장일의 하루는 땀으로 가득하다. 이들의 주먹이 런던에서 금빛 한방을 만들어 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시영 기자 sonmok@10asia.co.kr




하석진 TV11 아나운서가 파업 128일 째를 맞은 5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1인 시위에 나섰다. 하석진 아나운서는 릴레이 1인 시위의 첫 시위자로 나서 사장 퇴진, 해고자 복직, 편집권 독립, 공정방송 수호 등을 촉구했다.

이날 광화문 광장의 땡볕 아래 홀로 선 하석진 아나운서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평소 ‘젊은 방송, 건전한 방송, 약자의 편에 서는 방송’이라는 원칙을 지키고자 했던 저는 TV11 간판 아나운서로서 방송의 원칙을 지키고자 1인 시위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민 분들이 가까이 다가오셔서 많이 응원해주셔서 큰 힘이 됐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시사의 여왕>, <우리 결혼했었어요>, <무한재도전>, <해를 품든 달이 빛나는 밤에> 등 시사와 예능을 막론하고 TV11의 주요 프로그램을 종횡무진하며 활약해 온 하석진 아나운서는 ‘대학생이 뽑은 닮고 싶은 언론인 1위, 향기 나는 아나운서 1위’ 등에 선정된 바 있는 TV11의 대표 아나운서다. 그는 평소 “내가 앵무새, 메아리도 아니고 어떻게 무조건 따라하나. 이건 웃기겠다고 작정한 거다. 프로그램 품격이 없다”와 같은 소신 발언으로도 주목을 받아왔다.

128일 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TV11 노조는 이날 하석진 아나운서를 선발주자로 1인 시위를 시작한 뒤 앞으로도 매일 1명씩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TV11을 구하라!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간다. 다음 주자는 류진행 아나운서다.

김재철 기자 saveourtv11@tv11.co.kr




컬러링(전화 연결음)을 듣기 위해 전화를 받지 말라고 부탁하는 컬러링남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4일 방송된 KBS <안녕하세요>에는 선배가 자꾸 전화를 받아서 고민이라는 남성이 등장했다. 선배의 전화 컬러링이 “너무 스윗해” 자꾸만 듣고 싶어진다고 밝힌 이 남성은 음악을 계속 듣고 싶은데 자꾸 선배가 전화를 받아서 음악 감상을 방해한다고 주장해 MC들을 당황케 했다. 음원을 구하거나 음반을 구입하라는 권유에도 불구하고 “전화기로 듣는 사운드가 가장 만족스럽다”는 특이한 취향을 고집한 것. 뿐만 아니라 선배에게 “매일 밤 전화해도 돼요?”라고 허락을 구했으므로 자신이 전화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MC들은 각자 자신이 알고 있는 가장 특이한 컬러링을 소개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이 남성은 평소 전화를 하는 선배에게 “선배 오늘 예쁘다”, “커피 할래요, 과일 할래요?”, “선배 오늘 좀 상큼한 것 같아요” 등의 멘트를 남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배에게 개인적인 감정은 없다고 주장해 방청객들의 야유를 받았다. 방송을 본 네티즌들은 “선배가 컬러링을 바꾸면 어쩔거임”, “컬러링 품은 전화기”, “감히 내 전화를 받지 마라, 어명이다!”, “맛있는데 너무 비싸다”, “이 전화는 300년 전 영국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등의 의견을 남겼다.

부티젤 기자 CJagain@10asia.co.kr




한 연예기획사 전 직원이 기생충에 집단 감염된 사실이 알려졌다.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H 엔터테인먼트 직원들은 지난 몇 달 간 가벼운 복통과 발열, 근육통 등에 시달려 왔으나 업무 특성상 야근과 과로가 많아 나타난 증상으로 치부해왔다. 그러나 지난 5일 저녁 8시께 사무실 인근 공터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던 중 극심한 구토와 설사 증세를 일으켜 응급실로 후송된 이들을 검사한 결과 모두 기생충에 감염되어 있었던 사실이 밝혀졌다. 대표 구 모 씨(여, 33세)는 “갑자기 위장에 기름칠을 해서 속이 놀란 줄 알았다”고 말했으며 소속배우 전 모 씨(나이 미상)는 “미국산 삼겹살로 인한 인간광우병이 의심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80년대 미스코리아 출신의 중견 연기자 김 모 씨(4X세), 쇼핑몰 모델로 알려진 백 모씨(27세), 연습생 박 모 씨(20대), 직원 나 모 씨(26세), 구 씨의 지인 윤 모 씨(31세), 독립영화 감독 박 모 씨(33세)를 비롯해 백 씨의 전처와 딸, 사무실 관리자인 신원미상의 중년 여성이 이들과 함께 기생충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H 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 자주 드나드는 한류스타 윤 모 씨와 매니저 오 모 씨 역시 해외 스케줄에서 돌아오는 대로 구충제를 복용할 예정이다. 한편 기생충의 감염 경로는 직원 나 모 씨가 사무실에 비치된 생수통에 인근 야산에서 떠온 물을 받아놓았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나 씨는 “대표님께서 경비 절감을 지시하셨기 때문”이라 주장했으나 구 모 씨는 “생수만큼은 남부럽지 않은 브랜드에서 매주 배달시키라고 지시했다”며 이를 부인했다.

구하라 인턴기자 pretty9@10asia.co.kr




요즘 이 밴드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그 주인공은 바로 <톱밴드> 2차 예선에서 탈락한 안구정화밴드. 리더 겸 보컬인 권지혁과 드러머 장도일, 기타리스트 이현수, 베이시스트 김하진, 키보디스트 서경종으로 구성된 이들은 모두 ‘아이돌 뺨치는’ 화려한 비주얼을 자랑한다. 인터넷에 개설된 안구정화밴드의 팬카페 회원수는 일주일 만에 2천여 명이 늘어났고, 음료와 스낵 등 각종 CF 요청도 빗발치고 있다. 기자가 “잘 생긴 외모 덕분에 주목을 받은 것 아니냐”라고 묻자, 이들은 “그게 우리의 전부는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예전부터 잘 생겼다는 말을 종종 듣긴 했지만 그걸로 모든 걸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오히려 ‘꽃미남’ 혹은 ‘비주얼 밴드’라는 타이틀 때문에 음악성까지 평가 절하 당할까봐 더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지혁)

▶ 가난 속에서도 음악에 대한 열정 놓지 않아
곱게 자란 귀공자 같은 외모와 달리, 어릴 적부터 같은 동네에서 자란 이들은 생각 외로 어려운 환경에서 뮤지션의 꿈을 키워왔다. 제대로 된 연습실 하나 없이 빈 건물에서 합주를 하는 일은 부지기수요, 좋은 악기라곤 상가에 가서나 만져볼 수 있을 뿐이었다. 답답한 현실이었지만 그래도 음악은 늘 변함없이 이들의 비상구였다. “동네 재개발 때문에 학교가 폐교돼서 전학을 가야했을 땐 다들 방황을 많이 했죠. 그래서 만날 다른 애들이랑 싸우기만 했어요. 내세울 건 하나도 없고, 오기가 생기니까 음악에 더 매달리게 된 것 같긴 해요.”(하진)

특히 김예림과 듀엣으로 활동하기도 했던 이현수, 그의 부모님은 소위 ‘밤무대 가수’ 출신이다. 그는 한땐 그런 부모님이 부끄러웠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현재의 자신이 있기까지는 부모님의 영향이 컸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어릴 때부터 음악을 계속 접했으니까 제 마음 속에서도 음악에 대한 열망이 자연스럽게 일어난 것 같아요. 기타도 꾸준히 배울 수 있었고요. 감사해야할 일이죠. 지금도 부모님은 저를 무조건 응원해주세요. (웃음)”

▶ “일본에 K-밴드의 저력 보여주고파”
힘든 시간 끝에 <톱밴드>로 스타의 반열에 오른 안구정화밴드의 꿈은 무엇일까. 이들은 더 많은 라이브 무대에 설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TV로만 저희의 무대를 보여드리기엔 한계가 많아요. 밴드는 라이브를 통해 팬들과 소통해야 하거든요. 하루빨리 공연에서 더 많은 팬들을 만나고 싶어요.”(경종)

“사실 예전에 저희가 데뷔했을 때 일본 진출을 하려다 발전적 해체를 했거든요. 다시 뭉친 만큼 이번에는 꼭 일본에서 활동해 볼 계획입니다. 아이돌 그룹들처럼 아레나 투어나 도쿄돔 공연까지 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아직은 큰 욕심 내지 말고 차근차근 성장해나가야죠.”(도일) K-팝의 뒤를 이을 K-록과 K-밴드의 밝은 미래를 이들의 당찬 포부에서 읽을 수 있었다. 안구정화밴드의 `미친 비주얼`과 음악이 머지않아 세계무대에서도 인정받기를 기대해본다.

김도균 기자 monalisa@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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