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틱 코미디는 다 그래" /> 1회 MBC 수-목 밤 9시 55분
로맨틱 코미디는 ‘사랑은 교통사고’라는 명제를 충실히 따르는 장르다. 는 예상치 않은 순간의 부딪힘이라는 내적 의미가 아니라, 보이는 그대로의 의미를 따라 두 주인공을 경미한 교통사고로 마주치게 했다. 우연한 사고는 아무런 연결 고리도 없는 두 사람을 만나게 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인 동시에 가장 식상한 방법이다. 는 이런 상황에서의 일반적인 남녀 관계를 역전시키는 방식으로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를 변주하고자 한다. 술에 취해 실수로 하룻밤을 보내고 난 뒤에도 지안(김선아)은 태강(이장우)보다 먼저 상황을 정리한 뒤에 침착하게 하루를 시작하고, 그 하룻밤을 기억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지안이 아닌 태강이다. 사고 후 먼저 거래를 요청하고 돈으로 권력에서의 우위를 점하는 것 역시 지안(김선아)이다.
하지만 이런 관계의 역전이 의 로맨스를 특별하게 만드는 데까지 이르기에 1회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두 주인공은 바뀐 위치에서 각자의 캐릭터를 만들지 못한 채로 로맨틱 코미디에서 일반적인 남성의 역할을 여성이 물려받은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워커홀릭이자 카리스마 넘치는 상사인 지안에게서는 그 캐릭터를 김선아가 연기하는 것 이상의 매력은 느껴지지 않는다. 일에만 집중하다 여성성을 잃어가는 것을 고민하는 지점 역시 새롭지 않다. 곧 폐경이 올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은 지안의 심정이나, 주인공들의 캐릭터를 받아들이기도 전에 그들의 빠른 진도를 확인해야하는 시청자나 당황스럽기는 매한가지다. 마지막 장면에서 둘은 또 우연히 길에서 부딪히게 된다. 이 충돌이 그저 사고가 될지, 부싯돌의 마주침처럼 둘 사이에서 불꽃같은 에너지를 끌어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하지만 후자가 되지 못한다면 “남자는 다 뻔하다”는 지안의 말처럼 “로맨틱 코미디가 다 뻔하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게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글. 윤이나(TV평론가)
로맨틱 코미디는 ‘사랑은 교통사고’라는 명제를 충실히 따르는 장르다. 는 예상치 않은 순간의 부딪힘이라는 내적 의미가 아니라, 보이는 그대로의 의미를 따라 두 주인공을 경미한 교통사고로 마주치게 했다. 우연한 사고는 아무런 연결 고리도 없는 두 사람을 만나게 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인 동시에 가장 식상한 방법이다. 는 이런 상황에서의 일반적인 남녀 관계를 역전시키는 방식으로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를 변주하고자 한다. 술에 취해 실수로 하룻밤을 보내고 난 뒤에도 지안(김선아)은 태강(이장우)보다 먼저 상황을 정리한 뒤에 침착하게 하루를 시작하고, 그 하룻밤을 기억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지안이 아닌 태강이다. 사고 후 먼저 거래를 요청하고 돈으로 권력에서의 우위를 점하는 것 역시 지안(김선아)이다.
하지만 이런 관계의 역전이 의 로맨스를 특별하게 만드는 데까지 이르기에 1회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두 주인공은 바뀐 위치에서 각자의 캐릭터를 만들지 못한 채로 로맨틱 코미디에서 일반적인 남성의 역할을 여성이 물려받은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워커홀릭이자 카리스마 넘치는 상사인 지안에게서는 그 캐릭터를 김선아가 연기하는 것 이상의 매력은 느껴지지 않는다. 일에만 집중하다 여성성을 잃어가는 것을 고민하는 지점 역시 새롭지 않다. 곧 폐경이 올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은 지안의 심정이나, 주인공들의 캐릭터를 받아들이기도 전에 그들의 빠른 진도를 확인해야하는 시청자나 당황스럽기는 매한가지다. 마지막 장면에서 둘은 또 우연히 길에서 부딪히게 된다. 이 충돌이 그저 사고가 될지, 부싯돌의 마주침처럼 둘 사이에서 불꽃같은 에너지를 끌어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하지만 후자가 되지 못한다면 “남자는 다 뻔하다”는 지안의 말처럼 “로맨틱 코미디가 다 뻔하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게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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