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만의 정글의 법칙 in 바누아투’ SBS 일 오후 4시 55분
성공한 프로그램의 속편이 취하는 가장 흔한 처세법은 ‘더 크고 화려한 이야기’다.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 in 바누아투’(이하 ‘정글의 법칙2’) 역시 시즌 2의 테마를 “진화”로 정하며 더 강하고 독한 이야기로 돌아왔다. 시즌 1의 열대우림에서 남태평양의 섬으로 무대를 옮긴 시즌 2는 용암이 들끓는 활화산, 몰아치는 사이클론, 배가 뒤집힐 정도로 세찬 풍랑 등 업그레이드된 스케일과 난코스를 전면에 내세운다. 시즌 1의 밀림 적응기가 가족 어드벤처물에 가까웠다면, 시즌 2는 그에 비해 블록버스터 재난영화급의 스케일과 이야기에 가까워 보일 정도다. 여기에 강철 체력과 야성미를 갖춘 강력한 새 멤버 추성훈의 영입은 김병만 원맨쇼를 넘어선 시즌2를 기대하게 만드는 또 다른 요소다.
하지만 야심차게 출발한 첫 회는 지나치게 힘이 들어간 듯 보였다. 시즌 2의 생존기가 얼마나 독하고 치열해졌는지를 시종일관 강조한 프롤로그 영상은 방영시간 절반을 차지하며 대장정의 서막을 예고편에 머물게 했다. 김병만과 추성훈의 경쟁 구도 역시 에피소드 안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첫 만남부터 라이벌 분위기를 조성하며 인위적인 설정이라는 인상을 남겼다. 여정의 첫 단계로 선택한 야수르 활화산 등정 미션은 웅장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으나, 정작 멤버들의 이야기는 그 압도적인 풍광에 가려 잘 드러나지 않았다. 반짝이던 신인 배우에서 “조금씩 잊혀져가는” 30대 배우로서 인생 재도전이라는 뭉클한 출사표를 던진 홍일점 박시은도 시작부터 험난한 코스에 남성 멤버들로부터 보호 받는 수동적 캐릭터에 그치고 말았다. 물론 본격적인 에피소드가 채 펼쳐지지 않았기에 아직 실망하기엔 이르다. ‘정글의 법칙2’가 업그레이드된 스펙터클만 강조하다 정작 이야기의 힘은 놓치는 블록버스터 속편들의 흔한 한계까지 따르는 우를 범하지는 않기를 바란다.
글. 김선영(TV평론가)
성공한 프로그램의 속편이 취하는 가장 흔한 처세법은 ‘더 크고 화려한 이야기’다.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 in 바누아투’(이하 ‘정글의 법칙2’) 역시 시즌 2의 테마를 “진화”로 정하며 더 강하고 독한 이야기로 돌아왔다. 시즌 1의 열대우림에서 남태평양의 섬으로 무대를 옮긴 시즌 2는 용암이 들끓는 활화산, 몰아치는 사이클론, 배가 뒤집힐 정도로 세찬 풍랑 등 업그레이드된 스케일과 난코스를 전면에 내세운다. 시즌 1의 밀림 적응기가 가족 어드벤처물에 가까웠다면, 시즌 2는 그에 비해 블록버스터 재난영화급의 스케일과 이야기에 가까워 보일 정도다. 여기에 강철 체력과 야성미를 갖춘 강력한 새 멤버 추성훈의 영입은 김병만 원맨쇼를 넘어선 시즌2를 기대하게 만드는 또 다른 요소다.
하지만 야심차게 출발한 첫 회는 지나치게 힘이 들어간 듯 보였다. 시즌 2의 생존기가 얼마나 독하고 치열해졌는지를 시종일관 강조한 프롤로그 영상은 방영시간 절반을 차지하며 대장정의 서막을 예고편에 머물게 했다. 김병만과 추성훈의 경쟁 구도 역시 에피소드 안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첫 만남부터 라이벌 분위기를 조성하며 인위적인 설정이라는 인상을 남겼다. 여정의 첫 단계로 선택한 야수르 활화산 등정 미션은 웅장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으나, 정작 멤버들의 이야기는 그 압도적인 풍광에 가려 잘 드러나지 않았다. 반짝이던 신인 배우에서 “조금씩 잊혀져가는” 30대 배우로서 인생 재도전이라는 뭉클한 출사표를 던진 홍일점 박시은도 시작부터 험난한 코스에 남성 멤버들로부터 보호 받는 수동적 캐릭터에 그치고 말았다. 물론 본격적인 에피소드가 채 펼쳐지지 않았기에 아직 실망하기엔 이르다. ‘정글의 법칙2’가 업그레이드된 스펙터클만 강조하다 정작 이야기의 힘은 놓치는 블록버스터 속편들의 흔한 한계까지 따르는 우를 범하지는 않기를 바란다.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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