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어게인>, 불륜에 감춰둔 기성세대의 우울증
, 불륜에 감춰둔 기성세대의 우울증" /> 2회 JTBC 수-목 밤 8시 45분
“언젠가 우리도 저 하늘의 별들처럼 사이가 좋았지요. 제 인생에 단 한번 우정이 전부였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우리 만납시다. 우리 안에 잠들어있는 소년과 소녀를 깨워 다시 한 번 봄꿈을 꾸어봅시다.” 첫 회에서 태진(최철호)이 보낸 동창회 초대장의 문구는 이 작품의 성격을 요약해준다. 중학교 천체관측동아리 ‘별 바라기’ 동창들이 40대 중년이 되어 재회하는 내용의 이 드라마는 현재진행형의 이야기라기보다 잠시 일상의 시간을 멈추고 빠져드는 추억어린 회고담에 가깝다. 특히 지현(김지수)과 영욱(류정한)의 로맨스는 순수한 시절 나누었던 미완의 첫사랑, 그 세월에도 빛바래지 않은 감정의 연장선상에 있다. “아름답던 사랑 돌아오리라. 언제 보아도 변함없는 나의 고운 사랑 그대로를.” 그들이 추억의 분식집에서 듣던 옛 노래 가사처럼.

하지만 여기서 그쳤다면 평범한 불륜드라마에 머물렀을 을 좀 더 흥미롭게 하는 것은 인물들에게 투영된 우리 사회 기성세대의 씁쓸한 자화상이다. 겉으로는 안정과 성공을 이룬 듯 보이는 그들의 모습 이면에는 명예퇴직, 가족 해체, 사교육 문제 등 성과주의 사회의 그림자가 스며들어 있다. 동창회 모임과 동시에 일어난 우철(김진근)과 선주(윤예희)의 실종은 그 균열과 위기의 징후와도 같다. “난 지금 선주나 우철이가 답답하다고 아프다고 죽을 것 같다고 말하는 것 같애”라던 지현의 대사는 동창들 모두의 심정을 반영한다. 태진의 낭만적인 동창회 초대장 이면에 “지역개발과 교육환경개선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으로 폐교될 예정인 모교의 현실이 숨어있던 것처럼. 요컨대 은 로맨틱한 불륜의 속살 안에 우리 사회의 쓰디쓴 현실과 그 시스템에 애써 적응하고 살아왔던 기성세대의 피로와 우울을 감춘 드라마다.

글. 김선영(TV평론가)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